다산의 마지막 습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읽어보고 싶기는 했지만 내용이 어려울까봐 걱정되서 선뜻 시도를 못하고 있던 책, 


<다산의 마지막 습관>


작년말에 지인이 어렵지 않고 잘 읽혀진다며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셔서 계속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다가, 이번에 읽어보았다.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모두 어렸을 때 배웠다.

매일 나를 찾기 위해 매일 나를 비워야 했다."

책표지의 문구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와 머릿속에 박혔다.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사소한 일상을 위대하게 바꾸는 마지막 습관.

어느덧 중년의 나이, 결혼한지도 10년은 흘렀고 아이도 있고, 

매일 비슷한 삶을 그럭저럭 살아가는 중인 나를 위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의 저자인 조윤제님은 고전연구가이다. 탐서가로 수많은 책을 열정적으로 읽어왔으며 그 가운데서도 '논어','맹자','사기' 등 동양 고전 100여 종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지은 책들도 고전에 관련된 책들이 많고 이 이전의 책은 '다산의 마지막 공부'가 있었다. 

현대를 살면서 고전은 어렵게만 느끼고 접할 생각을 못했는데, 

이렇게 읽고 풀어주는 분이 있으니 나같은 사람도 고전을 조금이라도 접할 기회가 생기나보다. 

지금 이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 고전은 너무 시대와 안 맞는거 아니야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통해 전해져 내려온 고전이 그 시간동안 남아있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처음부터 감성을 자극하고, 생각하게 하는 사진과 문구에 눈길이 갔다.

 
"내가 겪어온 세월만큼 단단해진 줄 알았다.

하지만 익숙해진 길에 길들여졌을 뿐이었다."


이 문구가 눈에 띄었는데, 지금의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다산이 선택한 생의 마지막 습관,

매일,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미 책의 주제가 앞에 나온것인가. 

과연 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 다음에 풀어나가는 것인가. 


'시작하는 글'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다산 정약용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없지만 책을 통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썼는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한 <소학>. '소학'은 어른의 공부인 '대학'을 배우기 전에 반드시 배워야하는 것이다. 

'대학'이 나라와 천하를 평안히 다스리는 큰 뜻을 이뤄가는 공부이면, '소학'은 그 근본이 되는 가르침이다. 

근본이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사람의 올바른 도리를 바로 세우는 것. 

앞에서도 말했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다산이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소학'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깨닫고 자기 삶에 적용했는지를 알리고자 했다. 다산이 자신의 삶으로 보여준 치열한 노력과 실천의 과정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하며, 힘이 닿는 대로 책에 다산의 마음을 담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 책이 평온하고 안일한 삶에서 각정을, 고난의 시기에 성찰을, 고난을 뚫고 자기 정체성을 이루어가는 큰 힘을 얻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책의 목차이다.

6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입교(배움), 명륜(예의), 경신(단단한 몸가짐), 계고, 가언(말), 선행 으로 구분되어져있다. 

각각의 큰 주제에 맞추어서 그 안에 여러 개의 가르침들이 있는 형식이다. 

소제목으로 주제를 전하고, 고전에서 발췌한 말이 적혀있다. 

그리고 고전의 내용과 다산의 삶을 접목하여 하나하나 가르침을 전달하고 있다. 

마침 매일 책을 읽고 좋은 문구를 필사하는 중이라 적어보았는데, 

하나하나 좋은 내용들이라서 적고 싶은 내용들이 너무 많아 그 중 하나를 고르느라 힘들었다. 

그 중에 인상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할까한다. 

"나 또한 누군가의 스승이 된다." 

어린 자식들에게는 항상 속이지 않는 것을 보이며, 바른 방향을 향해 서며, 비스듬한 자세로 듣지 않도록 가르친다.

<예기> <곡례>에 실려 있는 자녀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실례다. 

이 구절에서는 가르침의 방법을 이야기하는데, 바로 보이는 것, 행동하는 것, 듣는 것이다. 

속이지 않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부모가 보여주는 말과 행동의 일관성에서 시작된다. 

특히 아이들에게 부모의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치명적이다. 

그다음 항상 바른 길을 걷는 모습을 보여주어야한다. 삶에서 바른 방향을 바라본다는 것은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받아들일 때의 태도를 알려준다. 바른 자세로 듣는 것은 폭넓게 배워야 하지만 반드시 올바른 뜻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고전 속 가르침이지만 현재의 육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와도 연결이 되어 공감이 되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을 지나오면서도 변하지 않는 가르침이 고전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힘들다 싶을 때 봐서 더 눈에 들어오고 책 전체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보다 무겁고 무섭다"

오늘은 살아가는 사람이 목숨을 걸만한 일은 흔한 일은 아니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점은 바로 죽음과 삶의 의미다.

그 어떤 삶에도 지켜나갈 소중한 가치가 있다. 그 어떤 죽음보다 삶은 더 소중하다.

죽음 이후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이룰 수 없지만 삶은 그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모든 삶은 찬란하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보다 무겁고 무섭지만, 모든 삶은 찬란하다. 

많이 힘들어질 때 기억해야할 이야기였다. 

내가 잘 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과거를 곱씹어보기' 그리고 '후회'이다. 

"과거에 얽매인 비난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비판을 하라"

대인관계에서의 예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했다. 

나 자신에 대해 과거에 얽매여서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조용한 시간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나중을 위한 비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비록 잘못을 아예 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은 될 수 없을지라도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자주 가는 카페에서 후회감에 관한 글을 읽고 공감이 되었다.

그 글에서 많은 환자들이 '만약'이라는 말을 많이 하며 과거를 후회하는 말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후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신적인 소모를 가져올 뿐이다.

그래서 이 '만약'이라는 말을 '다음에'라는 말로 바꾸어 쓰자고 한다.

이번에 못했으니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겠지.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책에서 읽은 이 부분과 연결이 되어 더 공감이 되었던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배움에 대해서 가르침이 이어져 내가 요즘 공부하고 배우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주었다. 

배움은 끝이없고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인데,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 그 본질을 잊었던 건 아닌지 고민하게 해 주었다.

예의에 대해서는 타인에 대한 예의는 물론, 내 자신에 대한 예의도 배울 수 있었다.

강자는 머리를 숙여 자신의 정수리를 보여준다는 '이대사소'

남을 가르침에 대한 자세들이 있다보니 부모가 자식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도 나와있었다.

'아이의 눈 속에는 부모의 품격이 깃든다. 그래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무섭다.'

나의 행동과 가르침이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그래서 내가 더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외에도 말에 대해서, 공부에 대해서, 삶에 대한 가르침들이 하나하나 이어지는데 

정말 마음에 와닿는 건 포스트잇에 적어서 자주 보이게 붙여놓으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요즘 고민하는 것에 대해 도움을 주는 말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리고 꾸준함이다. 옳은 방향으로 쉬지 않고 갈 수 있다면 결국 일은 이루어진다. 속도는 상대적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호흡이다'

많은 가르침들이 있지만 책을 읽는 사람마다 눈에 들어오고 기억에 더 남는 가르침들이 있을 것 같다.

그 사람의 성격이나 상황에 맞추어서 조금씩 다르게 읽힐 것 같다.

그런 만큼 누가 읽어도 어느 한 가르침이라도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책을 읽으며 공감도 많이 되었는데, 고전 이야기뿐인데도 현대를 사는 나에게 맞는 가르침들이 많다는 것이 좀 신기하기도 했다. 

이런 것이 시대를 아우르는 가르침인가. 

고전이라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한자로 이루어진 고전 원문이 좀 읽기가 어려웠고, 

그 외의 사례는 옛날 이야기같은 느낌에 공감되는 가르침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많은 가르침들이 있지만 결국 중요한건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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