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깡통이다 밝은미래 그림책 47
흰운동화 지음 / 밝은미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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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미래 이야기 그림책 47권, <나는 깡통이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깡통을 통해 전하는 그림책이라 하여 읽어보았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등 말에 대한 속담이나 고사성어들은 많다.


그만큼 말은 중요하다. 잘 쓰면 나와 타인을 즐겁게도 만들어주지만, 반대로 공격하고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이미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의 별 생각없이 한 말에 의해 상처받기도 하고, 내가 별뜻없이 한 말로 상대방을 속상하게도 했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말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조심하도록 하고, 


아이에게도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말을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이 책을 선택해 읽어보았다. 


드라마에서 주로 보는 장면이긴 하지만, 화가 나서 길에 있는 깡통을 발로 뻥~차는 모습.

일상 속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는 깡통이다'는 누군가의 말로 상처를 받고 화가 나서 길에 있는 깡통을 뻥~차는 모습들이 이어져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계속해서 깡통을 차니 깡깡깡깡 소리는 계속되고, 강아지가 그 깡통을 쫓아 멍멍 짖는 소리까지 요란하다.

과연 어떤 사연들이 있어서 이렇게 깡통을 차는 걸까. 

첫 장면. 길에 버려진 빈 깡통이다. 

그 깡통을 가장 처음 발견한건 강아지이다. 

'뭐라고? 여우라고? 나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가 있어?'

처음에는 진짜 여우인가 했다. 이 이야기 동물을 의인화하는 이야기였나하며 다음 장을 넘겨보았다.

이전 장에서 여우의 모습이었던건 사실 이 아이였다.

누군가와 통화중이었는데, 상대방이 이 아이에게 교활하다고 여우라고 비난했나보다.

속상하고 배신감을 느끼고, 화가 난 아이는 마침 앞에 있던 빈 깡통을 뻥 차버렸다.

깡~ 하며 날아가는 깡통.

멍멍 하면서 따라가는 강아지.

이후에도 이런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깡통은 계속 발에 차여 날아간다.

투명인간이라서 못 논다고 놀리는 말에 화가 난 아이, 생선 가게를 한다고 비린내가 난다며 놀림받아 화가 난 아이,

눈이 작다고 놀림 받고, 돼지라고 놀림 받는 아이, 키가 작다고, 생긴 모습이 다르다고 놀림 받는 아이.

모두 화가 나서 깡통을 발로 찬다. 

이 이야기들이 계속 되면서 현실의 모습과 비슷해서 마음이 씁쓸했다.

어린 시절에 놀리고, 놀림 받는 경우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흔하게 놀릴 수 있는 농담이지만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된다면 이것도 폭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림 속 표정이 실감나서 공감이 많이 되고 마음이 아팠다. 

놀림의 대상이 된 아이들은 화가 나지만 어디 다른데 화를 풀지도 못하고 

결국 애꿎은 깡통만 발로 뻥~ 차며 화를 풀어보았다. 

이야기 속에서는 깡통이었지만, 실제로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한 친구, 나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 화풀이 대상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게 깡통은 발로채이면서 처음에는 멀쩡한 모습이었는데 점점 많이 찌그러진다.


이렇게 깡통은 계속 차이기만 하는걸까. 

단지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계속 발에 차이며 찌그러지고 있는 깡통도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마지막에 이런 깡통에 관심가지는 아이가 나타났다.

깡통이 아프다고 '깡깡'우는 것 같다는 아이.

깡통이 더 이상 안 아프면 좋겠다고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 쓰레기통 안에 자세히 보면 노트조각이 있는데, 잘 읽어보면 다른 친구에게 심한 말을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편지의 내용이 적혀있다.

아마도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글을 적다가 틀려서 버리고 다시 썼던지, 아니면 편지를 썼지만 부끄러워 끝내 전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우리 아이들은 친구에게 말로 상처를 주지 않고, 혹시나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 입은 아이가 있다면 사과하고 위로해주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그림이 좀 재미있기도 하고, 깡통을 차는 소리가 '깡깡' 나는 것이 좀 웃기기도 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상처받은 아이들의 이야기와 그 표정을 접하니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되어 마음이 아팠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해 줄 수 있는 마음도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것이다. 

그림책을 통해 나도 말을 더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그림책은 어른, 아이 모두에게 교훈을 주고, 마음의 성장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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