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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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릴듯 강렬한 태양빛 때문에 저지른 살인이라...

처음부터 뫼르소는 냉소적이며 시니컬하고 T성향이 보이는 사람이었다. 어머니의 장례에서도 뜨거운 태양열로 인해 그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듯 보였다.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도 귀찮은듯 안보겠다며 남들이 차려놓은 의식에 그냥 떠밀려 장례식을 치룬다. 이때까지는 이런 행동이 자신의 모습이고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였고, 마치 일상같았다. 하지만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는 그것이 뫼르소 자신을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상황이 되고야 만다.

1부에서는 뫼르소의 생활을 보여준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듯 보였다. 그러다 급작스런 살인. 이유도 정확하지 않은 살인. 충동적 살인.

2부에서는 피고인으로서 법정 드라마로 바뀐다. 이 부분에서 죄는 뫼르소가 지었는데 주변 사람들을 불러다가 뫼르소라는 사람을 규정짓게 만들었다. 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뫼로소를 알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주변 사람들을 모아놓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뫼르소가 두눈 뜨고 앉아있는 앞에서 말을 하게 만든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앉아있었더라면 그동안 살면서의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거 같다. 좋게 말해주었다면 다행이지만 나쁘게 말했더라면 다시는 보기 어렵지 않지 않을까? 그들 사이에서 나는 어떤 사람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좀 잔인한 자리일거라 생각들었다.

그리고 뫼르소와 같은 생각으로 정작 당사자는 아무말 못하게 만들고 주변 참고인들만을 불러다가 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을까를 당사자 앞에서 애기하는 부분은 부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법정에서도 흔하게 보이는 모습으로 피고인은 아무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그의 옆에 있는 변호인이 말리면서 당부한다. 확실한 범행을 저질렀을때는 어쩔 수 없지만 누명을 뒤집어쓴 경우라면 너무나 억울해서 속병이 들것만 같았다. 이런 재판이나 수사 상황 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거 없는 모습이다. 심지어 사회의 주목을 끄는 언론들의 행태도 비슷하다. 별 특별 기사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뫼로소의 사건과 친족살인 사건을 크게 보도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만드는 모습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프랑스나 별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러면 나는 죽는 거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누구나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사실, 서른 살에 죽느냐 예순 살에 죽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둘 중 어느 경우라도 당연히 다른 남자들과 다른 여자들은 살아갈 것이다.

이런 법정은 그의 다소 까칠한 성격 때문인지 정상참작은 꿈도 못꾸고 사형이 내려지고 만다. 사형을 앞둔 뫼르소에게 사제가 찾아오는데 그 사제가 더욱 뫼르소를 괴롭게 만든다. 죽음을 앞두고 종교가 도움이 되겠지만 뫼르소가 싫다는데에도 종교를 강요하는 모습은 무교인 나로서는 이해가 되면서 더욱 종교에 대한 반감을 갖게 만들기도 하였다. 왜 다른 방법으로 사형자를 편하게 해줄 수는 없었을까 아쉽기도 한 모습이었다. 아마 젊은 사제가 아니였을까 추측해보았다. 새벽에 사형이 집행될까봐 잠을 못이루고, 사형을 피하기 위해서 항소를 할까 고민하는 모습에서 삶에 대한 그의 번민이 느껴졌다.

어머니 장례식때는 어머니에 대한 연민을 느끼지 못하다가 자신이 죽음을 마주 할때가 되자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는 뫼르소. 죽음 앞에서 해방감을 느끼며 다시 살아갈 수 있을 희망을 가졌다고 하지만 아마 혼자서 가야하는 죽음이라는 길에서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두려운지를 표현하고 있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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