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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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읽었던 책,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 올라>

일본의 젊은 사회학자가 쓴 두 번째 소설, 두 권의 책이 모두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소설을 써내는 이 신예 작가의 기량이 궁금해졌었다.

책의 제목이나 내용들이 무엇보다 사회학자 다운 시각의 시대적인 장면들을 조목조목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소설적인 작품 전개도 놓치지 않아 분명히 매력적인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61쪽. 마루에츠. 국산 뱅어와 명태 밥 301엔, 굵은 면 소스 야키소바 321엔, 8품목 쌀국수 300엔, 죽순밥 도시락 429엔, 참치회 김밥 398엔. .. 후쿠오카현산 아마오우 1280엔, 사가현산 이치고상 598엔, 도치기현산 도치오토메 498엔, 사가현산 사가호노카 598엔.

젊은이 혹은 중년 사이의 간극은 딸기의 가격차이 만큼이나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그 삶의 밀도와 시간의 함유량 면에서 꽤나 깊은 차등을 이루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세대의 연결과 교류의 측면에서 이 책의 말하려는 의도가 알듯말듯 재밌게 다가왔었던 것 같다. 일본문학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깊게 들어가 보면 결국은 어디에나 사람이 사는 이야기에서 오는 이해나 공감의 분야는 늘 존재하는 것 같다.

상자를 쉽게 풀어놓지 못하는 머지 않은 우리의 미래는 혹시 어떤 방식으로 달리 전개될 수 있을까. 창밖의 낯선 젊은이로 부터 전해들어야만 하는 지상의 양식은?

7쪽. 나는 여권 같은 거 없는데 쇼타, 너는 갖고 있구나. 도쿄에서 여권을 만들려면 유라쿠초에 가야 하나? 이 나라는 죽음이 넘치고 있잖아. 도쿄에서만 매일 몇 백명이 죽어나가고 있어.
..

3월 1일 부터 4월 19일 보름달까지.

11개의 기록은 주인공 쇼타, 파란 글씨의 누군가와 노부인 몇 안되는 등장인물들이 목격하는 도시의 밤과 그 빈틈을 메우는 이야기들로 밀도있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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