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고호 지음 / 델피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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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과 평양 창전동 사이의 접속. 책을 읽고보니 영화 <동감>의 한 장면같은 서로 다른 시대의 대화를 낯선 글씨로 들려주었던 책이었다.

남북관계가 조금 진전이 있었기에 이렇게 현실적인 단어로 목소리로 알고 있던 북한의 말을 촘촘하게 전해들을 수 있어 조금은 색다른 구석이 있었다.

잇디 말라/되갔지?/아임네까? ..

걸려오는 쪽은 1996년. 받는 쪽은 2019년. 23년의 간극. 과거의 사실들을 검색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남쪽의 92년생 나와 북녁의 80년생 설화. 19년의 설화는 마흔이어야 하고, 전화 너머의 96년의 설화는 열 일곱.

86년생 고호의 첫 소설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는 현실과 과거가 교차하며 남과 북의 관계를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젊은 이들에게 소원은 뭘까. 취직하고 돈벌고 원하는 곳에 필요한 돈을 쓰기를 원하지만, 남과 북 같은 이미지들은 떠오르지 않는 세대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할어버지 할머니 세대는 아직 전쟁과 분단의 기억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는 전후세대란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남한의 이산가족 신청자 중 절반의 가족들이 돌아가시고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 또한 82세의 고령. 냉전도 이미 오래전에 끝나버렸고, 남북의 대화와 협력은 주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라도 무르익어 갔으면 좋겠다.

어제 막 읽었던 책에서는 '탈남'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여전히 우리사회의 평화나 화해에 또다른 걸림돌이다.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탈북자를 2등 국민 취급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는 제3국으로 옮겨간 탈북민의 이야기였다.

몇 해 전 보았던 <무산일기>라는 영화는 2010년의 탈북민을 다룬 영화였었다.

시대에 따라 또 우리의 이해와 어떤 관심..에 따라 남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이 작은 소설처럼 새롭고 다양한 관점의 교류와 변화를 통해 다가올 것 같다는 작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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