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용어 도감 : 중국.일본.영미 분석철학 편 - 그림과 함께 이해하는
다나카 마사토 지음, 김선숙 옮김, 사이토 테츠야 감수 / 성안당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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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용어 도감은 일본어 번역이라 한국 철학을 다루고 있지는 않는다. 중국, 일본의 철학과 대륙철학, 영미철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어를 중심으로 도감형태의 그림으로 풀어서 이해를 시도하는 방법은 일본서적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깊이 있게 한 명 한 명의 철학가와 사상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익숙하거나 중요한 용어를 뽑아내 한 두컷의 만화형식으로 압축해서 그려놓고 설명을 곁들이기에 부담없이 넘겨보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중국철학은 공자 장자 한비자와 주자 같은 옛 문헌들의 인물과 용어를 다루고 있다면, 유럽대륙과 일본의 철학은 19세기 이후의 철학을 다루고 있다. 철학이라는 번역어를 만든 메이지 시기의 사상가 니시 아마네. 특히 선의 연구가 새로왔다. 자신의 감정. 지성. 의지가 일치된 상태를 선, 인격의 실현으로 보고 있다. 그때 진정한 개성이 발휘된다.(115쪽)
우연이나 자연, 풍토라는 평범한 용어에서 철학의 개념을 도출한 일본 철학자들의 이야기는 처음 접해본 내용이라 새로웠다. 묘호인이라는 말도 새롭다. 품행이 훌륭한 신앙인 이라는 뜻인데 정토진종의 독실한 신자를 가리킨다고 한다. 남의 고통을 모른 채 하지 않는 묘호인은 자유로운 존재라고.(139쪽)

중국 철학 용어는 두 개의 도가 눈에 띈다. 노자의 도(타오)란 우주를 성립시키는 근본 원리로 모든 것은 도에서 태어나 도의 법칙을 따르다가 도로 돌아간다고. 보거나 만질 수 없고 이름 붙일 수 없는 도. 무(무명)(64쪽)
공자의 도는 예를 실천하면서 인의 완성을 목표로 한다. 그러한 도의 행보를 가르쳐 주는 것이 유교.(35쪽)

막상 중국인들은 공자와 유교가 과거의 유물정도로 대접받기도 하는것 같다. 최근에 들었던 철학 강좌에서 천안문 광장에 공자상을 설치하는 것이 반대여론에 부딪혀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뜻밖이었다.

유럽대륙의 철학도 비교적 최근의 용어로 이루어져있다. 20세기 이후의 현대사상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철학을 말한다. 독일에서 탄생한 후설의 현상학이 하나의 거점이 되어 니체, 하이데거를 거쳐 가다마의 해석학과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낳는다. (148쪽)

베르그송은 <물질과 기억>에서 내가 본(지각한) 대상과 그에 대한 나의 의식의 두 쌍을 이마주라고 명명한다. 의식과 물질의 연결. 그리고 시간은 마음(의식) 속에 흐른다.(151쪽)는 대목이 흥미롭다. 또 <시간과 자유>에서 순수 지성이라는 질적 변화를 도출해 냈다. (152~153쪽)
<창조적 진화>에서는 생의 약동과 도약을. (154쪽)
아직 책으로 접하지 못한 베르그송의 도감에서 한참 머물게 된다.

벤야민의 파사주론과 가다마 <진리와 방법>의 지평(-해석학) 그리고 바르트의 에크리튀르, 알튀세르의 중층적 결정 같은 용어도 새롭다.

그리고 책의 나머지 절반가까이가 영미철학(분석철학)에 할애하고 있다. 퍼스, 제임스, 듀이의 프래그머티즘, 퍼스의 오류가능주의, 제임스의 진리의 유용성, 듀이의 도구주의와 보증된 주장 가능성, 창조적 지성.
이어서 (언어) 분석 철학이 이어진다. 무어, 러셀, 비트겐슈타인, 카르나프, 라일.
프레게의 의미, 문장(명제), 의의, 러셀의 기술이론, 비트겐슈타인의 그림 이론, 언어 게임, 가족 유사성 등.
마지막으로 마음의 철학과 윤리학, 형이상학.
데카르트 이후 마음의 문제는 철학의 주요 주제.(276쪽)
윤리학은 메타 윤리, 규범 윤리, 응용 윤리로 나뉜다. 무어의 직관주의 등 20세기 이후 분석적인 형이상학을 분석적 형이상학(현대 형이상학)이라고.

철학의 최신 용어까지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친절하고 즐거운 도감으로 철학의 넓이와 깊이를 그림으로 만끽할 수 있게 구성되어 지친 현대인들에게 더없이 친절하게 철학의 말을 건내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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