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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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기민한 감각은 사물에 대한 진정한 감수성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거기에는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온갖 것들에 대한 싫증이 있을 뿐이며, 새로운 것의 번쩍거리는 빛으로 시선의 깊이를 대신하려는 나태함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며 마음의 깊은 곳에 그 기억을 간직할 때에만 사물도 그 깊은 내면을 열어 보인다. 그래서 사물에 대한 감수성이란 자아의 내면에서 그 깊이를 끌어내는 능력이며, 그것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어 나와 세상을 함께 길들리라는 관대한 마음이다.

"내가 해안의 굴곡을 바라보고 있을 동안 한 집 두 집 불이 켜지기 시작했고, 다음에는 언덕 뒤에서 달이 떠올랐다. 달아오른 돌처럼 노란 둥근 보름달이었다. 나는 그 달이 어둠 속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눈 한 번 떼지 않고 밤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폴 토스터의 긴 소설 <달의 궁전>의 마지막 대목이다. 달을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서울에서 달을 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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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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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람이 호소하는 고통이 몸에서 시작됐는지, 아니면 마음(도대체 거기가 어딘지?) 에서 시작됐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왜 그렇게 의학적으로 판명하기 어려운 질환을 가진 사람은 유독 여성, 노인, 빈곤층 등에 더 많은 것인지 질문할 필요는 있다.

한국의 문화권 증후군으로 알려진 화병이 대표적인 신체형 장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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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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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은 여성의 건강을 설명할 때 거의 만능 열쇠처럼 이용된다. 호르몬의 영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만큼 강조할수록 그 밖의 다른 원인을 탐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너무 간편하고 안이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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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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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아프게 되면서 인간관계에 변화가 있었다. 병을 계기로 가까웠으나 멀어진 사람도 있었고 멀었으나 가까워진 사람도 있었다.
고통에 대해 좀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는 좀 더 조심스러웠다. 징징거린다고 생각할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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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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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에 대해 부쩍 높아진 관심이 부질없는 것일 수는 없다. 문제는 이 관심을 지속시키는 일이다. 한때 들끓던 여론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닫게 되면, 그때 모든 학교는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지옥이 된다.
이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을 폭력 일반에 대한 관심으로 넓혀야 할 것 같다.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폭력이 폭력인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학교 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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