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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복신의 환영
김이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0월
평점 :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이렇게 흥미진진해도 되나!??지하철에서 내려야되는데...이대로 쭉 타고 이 책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칠복신의 환영>을 읽는 동안 나는 한국의 킬러가 되었다가, 민들레 상가의 주민이 되었다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는 낭만 야쿠자가 되기도 했다. 영춘과 미코, 준페이, 루나와 함께한 말도 안되는 모험과 억소리나는 비트코인을 위해 몸을 불살라도 보고, 1000억엔 짜리 잉어 먹방도 구경했다. 이 대단한 몰입도는 책을 순식간에 읽게 만들었다.
한국의 알아주는 해결사이자 킬러 영춘, 부모도 집도 없는 그는 그저 살기 위해 누군가의 심부름을 한다. 일본의 이름가는 야쿠자 이사부로를 죽이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그는 3개월동안 조용히 그를 지켜보고 기회를 틈타 일에 성공하게 되는데,,,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그와 똑같이 생긴, 이사부로의 경호원 격인 겐지가 함께 죽어버린 것이다. 그런 와중에 외뢰자에게 버림받게 된 영춘.. 영춘은 살아남기 위해 죽은 겐지인척 그가 살던 아파트에 잠시 몸을 숨긴다.
그런 영춘에게 민들레 상가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미코가 말을 걸어온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영춘에게 미코는 지치지도 않는지 살갑게 다가온다. 영춘은 어느새 미코와의 미래를 그려보곤 한다. 미코의 동생 준페이, 민들레 상가에서 바를 운영하던 루나. 그 넷은 그렇게 조용하지 않지만 평화로운 행복을 누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야쿠자가 루나가 운영하던 바, 루팡에 찾아와 돈을 갚지 않으면 루팡은 자신들의 사무실로 사용하겠다 으름장을 놓는다. 루나가 빌린 500만엔이 1천 200만엔이 되었다는 벼락같은 소리와 함께. 그렇게 영춘, 미코, 준페이, 루나는 돈을 구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칠복신의 환영>은 책 한권에 정말 많은 사건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사건이 뒤죽박죽인 것도 아니다. 많은 장면 변화와 서사 속에서도 독자들을 그 시간속에 함께 데려가 흥미로운 장면들을 보여준다. 돈을 향한 사람들의 욕심이 만들어낸 이기심, 그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 자칫하면 하염없이 어두울 이야기들을 김이수 작가님은 유머와 감각으로 세련되게 서술했다. 그런 장면에서 나는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과, 안타까움에 흘러나오는 눈물을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온전한 마음으로 즐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