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뉴요커의 중국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 순도 99% 공산주의 중국으로의 시간 여행
수잔 제인 길먼 지음, 신선해 옮김 / 시공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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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백인들 특히 미국인들의 '우월의식' 이런게  참 별로인터라 백인들의 여행기는 살짝 기피했던터였다. 우리나라에 와서 "왜 한국인들은 영어를 못하지?"라고 내뱉는 상체는 엄청 가늘고 하체는 엄청 뚱뚱한 갈색머리 선글라스 낀 여자 여행객의 말을 기억하는 터라 더욱 그렇다. 반미주의자는 아니지만 내가 만난 뉴욕 출신 여자 역시도 무척이나 많이 뻐기고 자랑하고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던터라..첨에는 이 책을 패쓰할까..하다가 ...고생담이라기에 관심이 좀 생겼었다.

 

브라운대학을 졸업한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 두 미국여성의 갓 개방된 중국 여행기...그것도 아주아주 고생을 하고 온 티가 훤히나는 소개문을 읽으며 설마 여기서도 그러려고....설마..여기까지...생각했다.그래도 아직은 젊은 20대 여성이니까....좀 그러려나...했는데...정말 나타나 버렸다. 여행지에서 낯선 남자와의 짧은 로맨스....꼭 할리퀸 시리즈를 읽는 듯한 전개.....

여행기라기 보다는 좀 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 같은 작가의 이야기...(하지만 실화라고 한다. )

여행기에 사진이 없다며 불평하면서 책장을 넘기는데 ...읽다보면 사진이 없는 이유도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는 1986년 ...내가 한글도 제대로 못 읽던 어린 시절의 중국의 이야기다.

 

지금은 개방이 되고 속은 몰라도 겉은 많이 세련되진 중국에 세상 물정 모르는 곱게 큰 아가씨 하나랑 좀 고생하고 커본 뉴욕토박이 ..이렇게 두 젊은 여성이 갓 개방된 중국에 들어갔다. 나는 사실 해피엔딩일 줄 알았다. 친구라서 싸우기도 하면서 마무리는 다시 뉴욕에서 조우(?) 이럴 줄 알았는데..

책을 읽다 중반에 다다를 수록 내용이 산으로 가는 가 싶더니....헐~ 뜻밖의 전개....

 

우리 엄마 말이 생각난다. "자식 너무 귀하게 키워봤자 나중에 돌아오는 건 원망뿐이라고..귀하게 키운다는 게 꼭 공주처럼 손에 물을 안묻히고 키우는 건 아니라고....."어릴 때부터 뭐든 스스로 하게 하고, 집안 일도 어릴 때부터 시키셨고, 은행업무도 보고 관공서 업무 보는 걸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가르치셨으니...지금은 엄마 표현대로 하면 나는 "눈밭에 굴려놔도 지가 알아서 살 딸래미"가 되어있다고 한다. 이런 울 엄마가 클레어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셨을꺼다. "배가 불러 저렇다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말라리아 약 성분에 환각성분이 들어있어서 그랬다는데...읽는 내내 나는 울 엄마가 생각나서 웃음이 났다.  분명히 옆 동네만 가도 조심하고 알아보고 가야한다고 했을 양반인데...남의 나라 가는 여자 둘이 저렇게 준비성 없고 즉흥적으로 간데 대해 얼마나 잔소리를 하고 또 할까 생각하니 내가 머리가 어질하다^^ 내 딸이 저랬어도 나 역기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잔소리를 했을텐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역시도 어찌보면 저럴 수밖에 싶다가도 배은망덕하고 자문화중심주의에 빠져서 저러지...욕도 하다가...낯선 문화에 대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부터 닥친 일말의 사건에 정신이 온전하겠나 싶다가...참...  그래도 여행 막판에 수잔 길먼이 도움밭았던 사람들을 다시 찾아가 조우하고 연락하고 글에 대한 동의와 도움을 구한는 내용에서는 책 읽는 내내 느낄 수 없었던 따스함과 약간의 여유로움이 있었다.

 

힐링을 위한 여행서라고 읽으면 절대 안된다. 읽고나면 이 철딱서니 없는 아가씨들 고생한만큼 내 머릿 속도 고생스럽다^^;; 고생의 급으로 치면 상위 클래스 랭크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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