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의 변명 -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의 불편한 진실
베터니 휴즈 지음, 강경이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때 KBS개그 프로에서 한 개그맨이 한손을 들고 "너~자신을 알라~-소크라테스"하는 꽁트를 본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개그 프로에 쓰일 정도의 사람이면 정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말하는 바가 뭔지 알지 못하면...소크라테스가 누군지 모르면 웃을 수가 없다.

 

그런데 학교 다닐때도 동서고금의 가장 유명한 철학자로 배운 소크라테스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다면 더군다나 그의 생애에 대해 말해 본다면 나는 할 말이 거의 없다. 그의 악처이야기나 문답법 외에 몇 가지 유명 명언들 외에 내가 아는 바가 뭐가 있었나? 흔하디 흔한 위인전에서도 소크라테스를 접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그의 철학을 이해할 가장 중요한 문답법에 대한 이해도 전혀없이 그냥 우리는 '유명한 철학가'로만 알고 있었다.

 

처음에 읽기 시작할 때는 사실 책의 두께에 압도당해 이 책 읽을 수 있을까...인문서라서 내용이 딱딱하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장르를 막론하고 대분분의 책이 그렇듯 시대상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나와서 읽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린 것 같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우리가 그리스로마 신화에 많이 노출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리스식이름이나 지명, 용어가 그다지 부담스럽지도 않았고 다큐작가의 글이라 그런지 묘사가 좋아서 2막부터는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제법 빨라졌다.

 

사실 번역본이라는게 내용도 내용이지만 번역가의 역량이 무척 중요한다.번역본을 읽다보면 부분부분 껄끄러울 때가 있는데 이 때 번역가의 역량이 드러난다. 외국어 뿐만 아니라 우리말에 대한 감각도 좋은 번역가가 참 드물다고 하는데 특히나 이 책처럼 묘사가 많은 책은 번역책은 더욱 힘들다고 알고 있다. 전반적으로 책장이 잘 넘어가고 내용에 비해 이해가 잘되는 면에서 볼 때 좋은 번역가가 번역을 읽기 좋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힘들었던 점은 주석에 관한 문제다.  너무 많은 양의 주석이 미주로 나와있어서 찾기가 다소 번거로웠다. 개인적으로 미주보다는 각주를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궁금해서 하나 찾아보려고 하면 정신이 좀 없었다.

 

방대한 양의 독서 끝에 남는 한가지 생각이 있다면 '민주주의는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민주주의 인가.'라는 의문이다. 삶의 방식이나 종교나 많은 것이 변하고 달라졌지만 권력을 잡은 인간들의 행태와 힘든시기의 군중의 심리라는 것이 몇 천년이 지나도 별 다를 것이 없는지...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을 희생양으로 내부의 불만을 덮은 그리스의 정치행태가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도 그다지 낯설지가 않다.

정치에 별 관심도 없고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관심이지만 대선을 치르는 오늘의 분위기와 더불어 한 번 생각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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