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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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故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셨을 때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초월해서 슬퍼하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한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죽은 뒤라고 했는데 그 분이 선종하신 뒤에 종교를 초월해서 존경하고 따를만한 정신적 지도자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게다가 요즘 명동성당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어온 바라 더욱 그러한게 아닐까?

 

故깈수환 추기경에 대해 아는 바도 적었다. 군부독재 시대에도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았고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인권을 지키는데 많은 공헌을 하신 분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뉴스보도나 신년 메시지에서 젊은이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강한 분이라는 생각을 좀 했었는데  <친전>을 읽고 든 가장 첫 이미지가 "be humble' 그 다움이 'be humbled'였다. '

진리, 정의, 사랑 이 세가지를 이야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평생 몸소 실천함으로서 귀감이 된 분이구나..

 

박정희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지금 교회가 하고 있는 일은 대통령께서 해야 될 일입니다"

칠십이 넘은 이 나이에 대통령께 아부를 해서 무엇을 얻겠습니까? 감투를 받겠습니까,훈장을 받겠습니까?"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 경찰이 들어오면 맨 앞에 내가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신부들, 그 뒤에 수녀들이 있을 것이오, 그리고 그 뒤에 학생들이 있을 것이오" 라고 말하며 1987년 6.10항쟁 때 명동성당에 공권력이 투입을 막아냈다고 한다.

1970~80년 대 정치적 격변기 동안의 정치적 의도나 목적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로서의 그들의 인간적인 존엄성을 위해 애쓰셨고 사랑을 실천하는 데 차별이 없으셨다는 점에 감명받았다.

 

가장 마음에 울림이 있었던 부분이 몇 부분이 있는데 옮겨 보았다

 

우리 모두가 '너에 대한 정의 판단'보다는 '나에 대한 자성과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국가 권력으로 침범될 수 없으며 지체 부자유자나 식물 인간이라도 인간인 한에는 소중한 것입니다.

완전한 인간이란 기분이 무엇입니까?  사지와 오관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수족이 끊어진 불구자, 썩어들어가는 나환자는 불완전한 인간입니까? 인격의 주체일 때, 생물학 적으로 불완전해도 인간입니다.

*

"사실 ,나는 두 가지 말을 잘하는데 그게 뭐냐하면, 하나는 거짓말이고 하나는 참말이야"

 

베푸는 사랑을 실천하는 분이셨지만 정작 본인도 인간인 탓에 나라에 대한 근심과 사회에 대한 걱정으로 30년간이나 불면증에 시달리셨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참 높아만 보이는 추기경의 자리에서도  군림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실천하는 지도자였고 인간적인 위트를 잃지 않으셨고 항상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이미지로 낮은 곳으로 임하셨던 그 분의 일생에 감사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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