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자란 딸을 바라볼 때,
고사리 같은 손으로 피아노를 뚱땅거리는 모습을 볼 때 느끼는 마음이기도 했지만
저를 향한 마음이기도 했어요.
몸이 아파도 일어나서 아이를 위해 밥을 하고,
사는 게 지리멸렬해도 책을 놓지 않고,
치킨을 먹고 난 뒤에는 피곤해도 운동을 하려고 하는
제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대견하다'라는 단어 하나를 들여다보면서
아이를 향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칭찬을 하면서
내 스스로에게는 야박했다는 걸 깨닫기도 했지요.
4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왔지만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하루종일 나를 붙잡는 무기력증이 생리전 증후군일 때도 있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이
친구가 툭 던진 무심한 말 한 마디 때문일 때도 있지요.
그럴 때면 이 책을 펼쳐보고
내 마음이 왜 이런지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