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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 요리사 박찬일의 순수 본류의 맛 기행
박찬일 지음 / 불광출판사 / 2017년 4월
평점 :
야채와 음식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이 가득한 책.
요리사인 저자 박찬일님의 마음이 고스라니 담겨있었습니다.
야채들을 생명으로 대하는 글속에서 겸손함이 느껴졌고,
그것을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요리하는 스님들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느껴져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모든 것의 기본인 정직한 음식과, 그리고 그 자연스런 맛에 대한 신념,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이 다시 돌아가야할 그 맛에 대해 저자는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 조작심품과 수입농산물, 농약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항생제와 살충제로 학대 당하는 동물도 큰 문제이지만,
우리의 근본인 땅, 지구 어미니를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살충제, 살균제등으로 무참히 파괴하고 있는 이름만 농부인 장사꾼들에게 분개하고있는 요즘,(농부는 땅을 사랑하는 자들에게만 부여되어야할 이름입니다)
저자의 그 마음이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요즘 그런말 하는 사람들 정말 드물어요.
그런 그가 묘사하는 책속의 단어 하나 하나마다 따뜻함과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대지를 존중하며 길러낸 생명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방법으로 요리해내는 스님들.
자연적인 맛을 망각하고 화학적인 맛에 혀가 마비된 현대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메세지들이었습니다.
이 책은 소소한 방식으로 글을 써내려가며 작은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책이었습니다.
귀촌을 하면서 김치를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와 멀리 떨어져 살게 되어 더이상 엄마표 김치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 탓이지요.
사실 매운 것을 못먹는 탓도 있어, 매운 음식을 잘 만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피클을 만들어서 먹곤 합니다.
그런데 김치를 안먹은지 3개월이 넘어가고 있는 요즘 점점 김치가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책속에 김치에 대한 레시피가 있었습니다.
마치 동시성 같았어요.
마지막을 장식하는 레시피였는데,
저자도 마지막으로 어떤 레세피로 할까 고민고민 끝에 한민족의 가장 기본적인 음식인 김치로 정했다고 했습니다.
채식 김치였는데, 나는 채식김치는 그냥 젖갈만 들어가지 않으면 되는 줄알았어요.
그런데 그 젖갈을 야채로 대용해서 만드는 줄은 처음 알았어요.
레시피에는 토마토와 콩, 연잎달인 물이 들어가는데 생각만해도 먹고싶은 김치 레시피였어요.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올 겨울에는 나만의 김장을 최초로 시도해보기로 굳게 다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리>편에 나오시는 선재 스님의 말씀으로 서평을 마치려합니다.
"최소한 장이라도 만들어야지요. 장도 모르면서 무슨 음식을 해요.
무엇을 먹어요.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너 아니? 음식이 생면인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