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원칙을 말하는 내용이다. 책을 펴서 읽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았다. ‘너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니? 몇 가지 원칙이 있니?’ 몇 초안에 대답이 나와야하는데 한참을 머뭇거리며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다. 나름대로 무언가 원칙을 정해 놓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질문을 하니 머뭇거리는 걸 보니 원칙에 대하여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는가 보다. 내 핸드폰 초기 화면에 ‘나누며 살자’라는 문구가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아들이 우리 집 가훈이 뭐냐고 묻기에 ‘나누며 살자. 포기하지 말자. 배워서 남 주자.’라고 말해 줬는데 그것이 나에게는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가 보다. 보통 사람들의 원칙은 가훈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가훈이 없는 집도 있지만 나름대로 정리는 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작년에 ‘경청’과 ‘청소부 밥’을 읽고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하고 있는 사역과도 관련된 부분들이라 더 정독을 하게 되었고, 깊은 바다 속에 있는 커다란 진주조개를 캐낸 것 같은 희열을 느꼈던 적이 있다. 그 책을 출판한 곳이 ‘위즈덤하우스’인데 이번에도 참으로 귀한 책을 출판했다.

나의 원칙을 생각하며 책을 펼치고 읽었다. 엄청난 해일이 동남아에 들이닥쳐서 수많은 피해를 일으키는 현장부터 시작하기에 쓰나미를 연상하며 책을 읽어갔는데 나의 상상을 완전하게 무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무튼…….


- 책 속으로

 

이 책의 근간을 이루는 ‘원칙’이라는 주테마는 기본적으로 개인적 삶의 문제를 중심으로 하되, 기업과 조직경영 나아가 사회와 생태환경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어울려 새롭고 깊이 있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또한 이야기의 소재에서도 기존의 전형적인 틀을 탈피해 새로운 발상을 보여주며, 사건의 무대 역시 국내를 벗어나 동남아 일대에서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어 한층 진화된 장르적 재미를 느끼게 한다.

개인에게는 각자 삶의 원칙이 있고, 기업에게는 경영원칙, 국가에는 정치적 원칙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일관되게 지켜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원칙이 빈약한 인생, 기업 혹은 국가는 중심을 잃고 부유하는 조각배가 되어 작은 풍랑에도 휘말리기 쉽다. 올바른 원칙은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과 같으며 삶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원칙’은 일종의 자기헌법과도 같은데, 우리 각자의 원칙은 살아 있는 한 매순간 우리의 반응을 지배하고 관장한다고도 할 수 있다.

나의 원칙은 어떤 것인지, 자기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응할 것인지, 그리고 옳은 원칙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끄는 이 책은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준다. 삶 혹은 일에서 중요한 것은 빨리 달려가서 1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멀리 돌아가더라도 옳은 길로 제대로 가는 것이라고. 작게 이기지 않고 크게 얻는 인생의 진리를 힘 있게 담아낸 『원칙 있는 삶』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해 준다. 또한 책 곳곳에 녹여낸 의미 있는 메시지들이 독자의 삶 속으로 파고들며 심오한 성찰의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다.

- 나가는 말

 

참으로 놀랍다. 책을 펴서 읽으며 한 번도 덮지 않았다. 앉아서 읽다가 누워서 읽기를 반복했다. 자세는 변했지만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최근에는 그렇게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었던 책은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추리소설가 김성종의 작품을 만나기도하고 크리스천 작가 김성일 장로님의 대서사시를 만나는 것 같았다. 모두 읽고 나서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젠 너의 원칙을 제대로 세우고 그 원칙대로 살아갈 수 있겠지?’ 나는 씽긋 웃으며 이렇게 대답하고 있었다. ‘하모~!’

원칙이라는 것을 깊게 들어 가보면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깊은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칙이란 쉽게 표현한다면 상식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원칙이 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 그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나눔의 사역을 13년째 하면서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하고 있는 사역과 비교를 해 본다. 나의 사역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해온 것임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었다. 원칙이 없는 삶은 꿈이 없는 삶과도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칙을 가지고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바보다. 사람에게는 인정받지 못하는 바보가 될 수도 있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엔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리라. 원칙을 가지고 그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참으로 멋진 책을 읽었다.

2008. 8. 20.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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