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엔드 프로그래밍을 위한 PHP & MySQL - 데이터베이스 기반 웹 개발 교과서
존 두켓 지음, 황반석 옮김 / 제이펍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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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의 복잡한 개념을 입체적으로 편하게 읽으며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구성된 책으로 기술서는 예쁠 수 없다는 편견을 박살나게 해주었다.

기술서가 예뻐서 단숨에 읽어보기는 또 처음인 것 같다. 책 겉면 띠지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라는 쓰여진 글귀가 신기했다. “기술 서적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가 있지?”. 이상하다 느껴졌는데 책을 읽고나니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간다.

이 책은 참 이쁘다. 그래서 공부할 맛이 나는 것 같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즐거워지는 것은 인생에서 느끼는 행복 중 하나일텐데 공부를 하면서 이쁜 것을 보고 행복한 마음을 담는다는 것 그것도 기술서나 전문서에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구성이 독특했다.

감정은 이성의 원동력이라고 확실히 감정이 충만하니 공부가 잘되었다. 다른 기술서적도 그동안의 편견에서 벗어나 이런 예쁜 책을 추구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예쁘다고 표현한 이유는 책에 포함된 디자인이나 그래픽적인 요소가 정말 예쁜 것도 있지만 책을 읽으며 얻는 개념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시각화

같은 글이라도 별다른 설명없이 색상이나 디자인을 통해 저절로 구조화되고 입체화되니 학습 능률이 오르고 읽기 편해지고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되는 연속적인 선순환이 인상적이다. 글만 빽빽한 책보다는 잡지류가 더 잘 읽히고 더 잘 손이 가는 것 처럼 말이다.구성

제목으로 유추할 수 있듯 이 책에서는 PHP 언어와 MySQL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익힐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있다.

파트1은 PHP라기 보다는 프로그래밍 언어론에 가깝다. PHP뿐만 아니라 Python, C, Java 등 타 언어에서 공통적으로 내포하는 개념들이 입체적인 시각화로 적절히 설명되어있는데 PHP를 넘어서 프로그래밍을 처음으로 접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구성이다.

실제로 나의 경우 2000년 초반에 PHP를 처음 접했다. 역자의 서문을 보니 역자의 나이와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HP3가 4 버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나 역시 PHP를 접했기 때문이다.

PHP의 강력함은 역자가 서문에서 잘 소개하고 있지만 그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것은 많은 부분을 가려줘 프로그래머가 핵심 기능 구현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이다.

같은 시기에 C언어로 웹 게시판을 구현한 경험이 있다. 책의 본문에도 등장하지만 인코딩 처리에 애를 먹었다. 인코딩 스킴이라고도 표현하는 규칙을 알지 못하면 다른 언어로는 웹 기능을 구현하기 힘들다.

여담으로 C언어로 무슨 웹을 개발하냐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90년대 말에는 CGI라는 C언어로 웹 개발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과 시도가 있었다. 물론 역사속으로 금방 사라졌지만…

어쨌든 웹 애플리케이션 계층에 집중하여 웹 프로토콜을 느끼고 간단한 CRUD를 기반으로 빠르게 웹의 숨결을 느끼는 데 있어 생각보다 방해요소가 많은데 PHP를 사용하면 그 밑단의 기술들을 알아서 라이브러리 및 함수들이 감춰주니 웹의 숨결을 느끼기 참 좋은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흘러 웹 프로그래밍은 Java기반의 JSP가 대세가 되었다. 특히 국내는 더욱 그런것 같다. 죽어가는 줄 알았던 PHP는 라라벨이라는 Java진영의 스프링 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주는 프레임워크가 등장했고 더욱이 Facebook에서 PHP를 주력 언어로 선택하면서 계속 발전해 왔다.

잠시 사담이 길어졌지만 어쨌든 PHP는 그만큼 프로그래밍 언어론의 기초를 습득하기에 매우 좋은 언어이다. Python의 뱀 같은 유연함이 살짝 부족하고 Java의 객체지향에 담긴 철학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언어를 처음 익히는 데 있어 원톱 언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개인적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런 PHP의 간결함과 난이도가 이 책과 함께 시너지를 낸다면 프로그래밍을 처음 익히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보다 좋은 환경은 찾기 어려울 듯 하다.입문자

물론 스크래치 등 더 쉬운 언어로 더 빨리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해주는 책들도 있지만 그런 책들은 너무 쉬움을 강조한 나머지 프로그래밍에서 느낄 수 있는 묘한 맥락과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무리가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사전식 구성을 들 수 있겠다.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는 레퍼런스로 활용하기 좋다. 구체적으로 PHP의 함수나 라이브러리 혹은 패턴 같은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바로 해당하는 페이지를 찾아보면 된다.레퍼런스

단순히 라이브러리의 구체적인 레퍼런스 목적 외에도 늘상 자주 활용되는 패턴이나 디자인을 참고하기에도 좋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과 같이 CRUD를 객체지향을 활용하여 잘 구조화 해 놓으면 매우 적은 소스코드로도 다양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진다. 이 책의 예제는 가장 자주 활용되는 80%의 요약본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구조화

더불어 파트3에 등장하는 Mysql은 적은 페이지로 쉽고 빠르게 RDBMS의 기본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해준다. 파레토의 법칙이 세상 거의 모든 곳에 적용되듯 DB는 결국 CRUD가 자주 활용되는 80%이고 나머지가 20%라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CRUD 개념을 익히고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 제작에 활용해 본다면 DB라는 것의 정체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순간 머리속에서 내가 자주 활용하는 SNS는 내부적으로 이런 구성을 띄고 있었구나 내지는 당장 무엇을 만들어봐야겠다라는 영감이 떠오를 것이다.MySQL

책의 구성상의 특징도 마음에 든다. 보통 왼쪽 페이지에 개념이 등장하고, 우측에 구현된 소스코드가 등장한다. 왔다갔다 하지않고 한 눈에 엮어 볼 수 있어 편하고 가독성에 도움이 된다.왼쪽개념
오른쪽구현

JSP나 Python 같은 타 웹 언어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파트4부터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이미 하나의 언어에 정통한 프로그래머는 소스코드의 패턴과 그 안의 차이점만 살펴봐도 대충 그 언어의 특징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파트4는 PHP 개발 시 자주 활용하는 80%를 적은 양의 코드로 담고 있어 빠르게 이해할 수 있고 당장 PHP 기반의 웹사이트 구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파트3는 파트4 예제의 베이스 라인이라고 보면 된다. 가장 기본적인 CRUD를 응용한 예제이며 MySQL을 PHP와 연동하여 활용하는데 주 목적을 담고 있기에 온전한 형태의 웹 사이트가 구현된 것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

파트2는 기본적인 웹 페이지를 구현하는 기법이 담겨있다. PHP는 태생부터 함수 언어라 불렸을 만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함수가 많은 것이 특징인데 그런 함수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인상적이었다.

파트1은 앞서 언급했듯 프로그래밍의 기초 개념이다. 그렇기에 반대로 프로그래밍을 처음으로 익히는 독자들은 이 책을 순서대로 읽을 것을 권장한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 RDBMS를 처음 배우는 사람, 웹 기술을 처음 활용하는 사람 들이 이 책을 통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이며 타 언어에 정통하나 PHP를 처음으로 접하고 싶은 독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몇가지 있는데 앞서 언급한 사전식 구성 때문에 목차가 보다 세부적으로 보완되었으면 어떘을까 싶다. 필요 시 빠르게 바로 찾아볼 수 있으려면 주제별로 주로 1~2페이지 정도를 할당한 구성이기에 목차의 위력이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또한 입문자에게 훌륭한 책인만큼 PHP나 Mysql를 설치하는 방법이 상세히 소개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다. 둘다 워낙 설치하기가 쉽고 설치에 참조할 레퍼런스는 인터넷에 흔히 널려있기에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설치 과정이 담겼다면 입문자는 이 책만으로도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점이라기 보다는 이 책의 부제로 “백엔드 프로그래밍을 위한”라는 표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Ajax와 웹2.0의 돌풍은 꽤 오래전 역사속에 잠들어있지만 제법 신선한 충격이었다.

책의 후반부에 Twig 템플릿 엔진이 소개되는데 웹 프로그래밍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가 HTML, JavaScript, PHP 등의 언어가 복잡하게 섞여 있다는 점이다.

이를 효율적으로 분리하고 유지보수 및 설계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수단 중 하나가 이런 템플릿 엔진의 활용인데 Ajax도 그런 목적을 달성하게 해주는 훌륭한 기술이다. 물론 Ajax에는 그보다 더 중요한 동기, 비동기 개념이 숨어있지만 어쨌든 저자가 JavaScript 도서를 집필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 개념이 빠진 것은 다소 아쉽다.

다만 Ajax는 프런트엔드 기술이고 모두 담아내기엔 책의 지면도 부족하고 산만하니 책의 부제와 같이 저자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데 있어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아무튼 이 몇가지 아쉬운 점은 책이 워낙 마음에 들다보니 1% 내외의 옥의 티를 보완하여 완벽한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은 것 뿐 크리티컬한 부분이 아님을 밝혀둔다.

아무튼 간만에 참 정겹고 반갑고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 RDBMS를 처음 배우는 사람, 웹 기술을 처음 활용하는 사람, 타 언어에 정통하나 PHP를 처음으로 접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는 것을 강력히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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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쟁 - 게임 패권 다툼 그리고 위대한 콘솔의 탄생
스티븐 켄트 지음, 심백선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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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를 중심으로 비디오 게임을 재패하기 위해 노력했던 게임 업체 및 경영진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책.

음악을 듣고 있으면 오래된 앨범 속의 사진을 넘기듯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이 책은 한창 게임을 즐기던 학창시절의 내 추억으로 인도한다.

학교에서는 게임을 하기 어려웠으니 주로 하교 후 게임을 즐기곤 했는데 시간대가 저녁이다보니 기억나는 풍경 또한 저녁 노을이 많고 당시에는 시골에 살았기에 더욱 추억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게임큐브

90년대 당시에는 PC 한대 접하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386 컴퓨터 한 대를 어렵게 구한 친구 집에 슈퍼패밀리를 장착하고 팩을 꼽아 하루종일 정신없이 게임을 했던 기억이있다.

슈퍼마리오를 중심으로 아케이드를 즐기다보니 어느덧 오락실이 성행했다.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그외에도 각종 비행기 슈팅 게임은 농구만큼이나 방과 후 상당 시간을 잡아먹게 했다.

대학 들어가기 전 90년대 말이 다가오자 액티비전에서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는 혁명이었다. 오락실은 어느덧 현저하게 눈에서 사라져갔고 PC방이라는 새로운 천국이 열리는 듯 했다.

대학 초창기까지 스타크래프트는 선풍적인 열기를 끌었고 당구장이라는 유행을 접한지 얼마되지 않아 당구는 취미활동에서 사라져갔다.

프로그래밍을 전공으로 둔 나는 PC 게임에 관심이 많았는데 게임 잡지 부록으로 들어있던 평가판 혹은 번들 게임 CD를 처음 뜯을 때 꽤나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더욱이 MS가 전국 PC 시장을 석권하면서 지원한 다이렉트X를 처음 배웠을 때의 설렘도 생생하다. 앞으로는 이 다이렉트X가 PC 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거라는 친구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밤새며 동아리방에서 다이렉트X를 공부했던 기억도 난다. 리눅스 신봉자가 윈도우를 공부하니 왠지 변절자가 된 생각이 들어 양심은 또 왜이리 찔리던지..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나선 좀처럼 게임을 즐길 기회가 없었다. 다만 입사 후 어떤 컨퍼런스에서 경품추첨에 당첨되어 처음 즐길 수 있었던 닌텐도 wii는 충격 그자체였다. 손가락으로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임이 닌텐도 스포츠를 즐기면서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런데 닌텐도라는 천재같은 회사조차 2000년 후반이 되어서야 빛을 발했을 뿐 그 안의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굵직한 회사들끼리의 경쟁과 경영진들의 머릿속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접해보니 또 다른 신선함이 있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추억이 주마간산처럼 지나가며 또 한편으로는 엑스박스로 이어진 다이렉트X와 같은 기술이 어떻게 등장한것인지 어떤 시련을 거치며 시장을 재패하고 다시 빼았겼는지 우리 세상을 좌지우지했던 당시엔 신과 같이 보였던 거물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은 1990년 대 이후로 기자로 활동하며 비디오 게임 산업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봤던 산 증인인 켄트가 저술한 책이다. 그렇기에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게임 개발자와 업체를 중심으로 펼쳐진 비하인드 스토리와 당시 현장을 살아있는 것 처럼 생생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게임 매니아들 사이에 꽤 널리 알려졌던 게임의 시대라는 책을 저술했던 저자로도 유명한데 이번 책은 전작에 담았던 역사도 드문드문 등장하며 특히 200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강력했던 소니, 닌텐드, MS의 게임 시장 석권을 위한 경쟁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독자가 어떤 목적으로 이 책을 접하느냐에 따라 이 책은 카멜레온 같은 다양한 장르로 변할 수 있다는 묘미가 있다.

나같은 게임을 좋아했던 독자에게는 과거 추억으로의 여행에 일조하는 책이 될 것이고, 학창시절 마니아 친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으나 정확한 팩트를 수집할 수 없어 목소리 큰 놈이 이겼던 주장의 실체를 하나씩 확인하며 미소 짓는 계기도 있을 것이다.

한편 게임의 역사를 정리해보고 대중의 트렌드를 파악해본다거나 미래 게임 산업의 흥망성쇠와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얻길 희망하는 기획자 계층의 독자들에게는 굵직한 획을 그은 인물들의 대화를 생생히 접할 수 있는 보물상자 같은 느낌도 들 것이다.인터뷰

반면 게임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돈과 경제 그리고 시장을 중심으로 거대 회사들이 시장을 재패한 접근법이나 경영전략 혹은 독자 수요층을 수치적으로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직관을 형성하는데 도움되는 마치 위인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목적이든 게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줄 서적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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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 기반 금융 인공지능 - 파이썬과 케라스를 활용한 금융 시계열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트레이딩 전략
이브스 힐피쉬 지음, 김도형 옮김 / 한빛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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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데이터에 AI를 접목하려는 방법을 소개한 책으로 특히, 정규분포나 선형성 등 전통적 금융 모델의 한계를 검증해보는 부분과 시장의 비효율성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본문에 여러번 언급한 바와 같이 금융분야는 유독 AI의 수혜를 제대로 받지 못한 영역 중 하나라는 사실에 동감한다. 독립 시행적 요소가 많은데다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퀀트들의 전략은 절대 노출되지 않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항상 똑똑하지 않다.

전략이 쉽게 공유될 수 없는 현상 또한 수익률과 직결된 알파 전략을 공개하여 베타로 바꿈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책이나 강의 등의 교육 사업의 수익으로 대체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하기에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금융분야의 전공 출신도 아닌데다 해당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그저 AI는 조금 아는 수준의 나같은 독자라면 금융 분야는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하고 또 성과가 좋으면 평생의 시간적,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분야이기에 일말의 기대도 품어보게 하는 분야이지만 사실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알파고가 등장한 이후 가장 먼저 눈독들였던 분야이기도 한데 관련 레퍼런스가 너무 찾기 어려웠다.

그나마 위안을 준 2권의 책이 있었는데 하나는 마르코스 로페즈 데 프라도가 저술한 “Advances in Financial Machine Learning”이라는 도서였고, 다른 하나는 본 도서의 저자가 집필한 파이썬을 활용한 금융 분석이라는 책이었다.

전자의 책은 내 실력이 부족하여 완벽한 이해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20여년의 세월동안 실제로 적용해 본 저자의 기법들을 튼튼한 이론적 기반을 토대로 AI를 접목하여 설명해주었기에 전반적인 금융 데이터 분석에 큰 도움을 주었다.

반면 이브 힐피시의 도서는 상대적으로 훨씬 쉬워서 도움이 되었다. 사실 데이터만 금융 관련 데이터일 뿐 거의 Python을 활용하는 책이라 봐도 무방한 것 같다. 금융 관련 데이터들을 Python으로 어떻게 요리하는지 알아가며 금융데이터와 친숙해지고 보다 심도 있는 분석을 위한 좋은 발판을 마련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양서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은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너무 금융공학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금융 전공자들이 배우는 기본적인 이론이나 정작 AI 관련 기술들을 금융 분야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등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그러한 부분이었다.

이 책은 그런 갈증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준 전작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금융 분야에 있어 문외한인 독자라면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전작 “파이썬을 활용한 금융 분석”을 먼저 읽기를 권장한다.

금융분야 전공자들이 익히는 이론적 근간들이 상당히 적은 양으로 압축되어 있어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지식이나 금융 업무 도메인 없이는 지금 소개하는 책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 부분은 파트 2,3 부분이 될 것이다. 보통 대부분의 유관 도서들이 소개하는 파트4의 알고리즘 트레이딩 부분도 꽤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공학 영역에 치중된 주제이기에 성공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만한 전략이 소개되는 것은 아니고 공학적으로 스스로의 가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백테스팅하는 방법이 소개되어있다.

사실 내 생각에 저자는 금융 이론보다는 공학 분야의 전문가라는 생각이 든다. 수익률 측면에서 대단한 고수이거나 금융 이론의 박학다식한 학자라기 보다는 Python 등 AI 기술의 전문가이기에 전통적인 금융 이론이 가지는 한계를 기술로 뚫어보고자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진행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렇기에 기술적인 가치는 파트4 부분이 가장 배울 것이 많고 유익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파트2, 3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신선한 시도와 누구나 궁금해할만한 질문이지만 누구도 쉽게 답을 내놓지 않는 영역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드러낸 부분이기 때문이다.

비록 수익률과 직결된 전략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근간으로 한 의미있는 가설을 가정하여 전통적인 이론과 다른 방법으로 AI를 금융에 접목해보고자 한 시도는 충분히 의미있는 성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수익률의 원천이 전략을 공개하는 것은 유관 도서들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쉽지 않을 듯 하기에 오히려 전략이 공개된 책은 경계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설사 도서에 소개된 전략을 그대로 따라하여 대단한 수익률을 얻는다 할지라도 거기에 숨은 알파는 곧 베타로 변할 것이고 수익률은 결국 형편없는 전략이 될테니 현 시점 멋진 전략을 공개한다 한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엉망의 전략으로 만드는 셈이니 저자로써는 얻을 것이 전혀없다.

마치 조엘 그린블라트가 공개했던 마법의 공식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전략을 공개한다는 책은 정말 이상한 책임에 틀림없다.

어쨌든 각설하고 책의 중요한 파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우선 파트2에서는 “평균-분산 포트폴리오”, “자본자산 가격결정 모형”, “차익거래 가격결정 이론” 등과 같은 전공자들이 배우는 전통적인 금융 모델에 대해 소개한다.

이런 이론들은 각 주제마다 한 권의 책을 펴내도 설명이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짧게나마 핵심을 정리하고 최단 기간에 이해할 수 있도록 Python 예제들로 구현해보며 이해를 도와주고 있어 괜찮은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극단적인 학습 효율성을 추구한 분야이기에 관련 지식이 전무하다면 거의 이해하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자본자산 가격결정 모형

이런 전통 모델들은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가 있고 구현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경험적 증거도 부족하고, 상호간에 모순되는 측면이 있으며, 실제 금융데이터와 괴리가 있다는 부분 때문에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특히, 어느 도메인 분야나 AI와 관련하여 비슷한 속성을 갖고 있는 정규분포나 선형성에 대한 가정이 가능할리가 없기에 실전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말도 안되는 가정이 필요한 기존 모델을 내려놓고 데이터에만 의존한 인공지능을 적용해보는 시도를 시작한다. 시장에 비효율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가정을 근간으로 하는데 이는 통계적 비효율성을 경제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파트3으로 계속 이어진다. DNN, RNN, Reinforcement Learning 등의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하여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학습, 검증해봄으로써 딥러닝과 금융 데이터의 연결고리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검증

지금껏 소개한 3개의 파트 외에도 딥러닝이나 머신러닝의 역사 및 발전 개요를 다루는 전반부, 금융 특이점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AI가 금융 분야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찰 등이 후반부에 소개되어있다.고찰

전반적으로 전통 모델의 한계가 무엇인지 직접 코딩도 하며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 그리고 시장의 비효율성을 활용하여 금융 데이터를 AI에 접목해보려는 시도 등이 소개되어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지는 차별화된 장점이라 생각한다.

스스로의 가설이 있다면 파트 2,3에 소개된 방식으로 검증도 해보고, 파트4에 소개된 방식으로 구현도 해 본다면 분명 단기간 내 상당히 성장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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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암기다 - 대치동 입시 수학 30년 내공의 비밀
김현정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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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수학의 내공을 탄탄히하여 수학 과목에서 고득점을 확보할 수 있는 학원가의 노하우를 정리한 책.

대치동 입시 수학 학원을 30년 간 운영하며 얻은 저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학 점수 올리는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수학의 진리에 접근하는 방법에는 여러 길이 존재할 것이고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이 수학의 절대적인 왕도가 될 수는 없겠지만 수학이라는 과목이 교육과정으로 편성되어있는 이상 수학이 좋든 싫든간에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에서는 점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수학을 너무도 좋아했고 현재도 AI와 더불어 진리 탐구의 재미로 수학을 놓치않고 있지만 동시에 학부모가 된 입장에서 아들의 수학 학습을 어떻게 가이드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상당부분 유용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대학 시절까지 수학 과목의 성적이 좋은 편이었지만 이는 수학을 좋아하는 내 성향 때문일 뿐 가르치는 방법을 전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보통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냐라든지 어떻게 하면 좋아할 수 있냐는 물음을 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내가 왜 수학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스스로에게도 답을 꽤 얻을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어린 시절에는 내 점수가 남들보다 잘 나왔고 그것에서 일종의 우월함을 얻을 수 있었으며 선생님과 더불어 주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단순하고 일차원 적인 욕구가 수학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결국 수학을 좋아하게 된 이유에 점수가 한 몫 한 셈이니 결국 점수가 잘 나와야 수학을 좋아하고 잘 하고 즐기며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픈일이지만 분명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학 점수가 잘 나왔는지 의문을 가지고 계속 읽어나갔는데 나도 몰랐던 답을 이 책이 상당 부분 알려줬다. 나의 경우에는 이 책에서 여러번 강조하는 이른바 “백지테스트” 및 “선행학습“이 열쇠였던 듯 하다.백지테스트

개인적으로 잘 안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암기했던 공식을 떠올리며 한 번 적어보곤 했다. 책의 정보를 기억력에 한 번 올려놓으면 마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서 메모리로 정보를 올려놓듯 대상에 대한 인식이 뚜렷해지고 접근 속도 또한 빨리진다.

그렇게 기억의 폭이 확대되면 복잡한 사고에 큰 도움이 되고 모호했던 개념은 선명해지며 사고를 통한 연산과정은 그 기억을 또렸하게 만든다. 선순환의 과정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백지테스트의 중요성 그리고 결국 저자가 주장하는 수학은 암기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과거의 경험과 대조해가며 더 확실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통했던 방법이기에 저자가 말하는 방법을 적어도 수학의 점수를 올리는데 정말 유익한 방법이라 확신한다.

스스로 수학을 잘한다는 생각에서 이를 유지하며 때로는 점수가 높게 나오고 주변 친구들이 수학 문제 풀이를 물어보러 오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정 욕구는 자신감으로 변하였고 그 자신감은 점수를 더욱 상승시켰다.

이는 수학의 재미를 불러왔고 결국 선행학습으로 이어졌는데 때로는 점수가 떨어지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스스로 미리 알고 싶은 욕구까지 다다랐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여러 이유로 인해 나의 선행학습은 끊이지 않았는데 이 또한 이 책을 통해 돌이켜보니 내가 수학을 좋아하고 점수를 높일 수 있었던 주요 원천이었던 듯 싶다.선행학습

이 책에 소개된 아래 그림의 문제와 같이 수학 문제는 복합적인 개념을 요구할 때가 많다. 세 변의 길이를 통해 cos값을 찾는다든가, 끼인각을 통해 변의 길이를 구하는 각각의 공식이 겹쳐 활용되는 경우가 흔하다.복합개념

공식 하나 외우기도 어렵지만 어쨌든 외웠고 그 공식이 적용된 예제까지 열심이 쫓아왔는데 기억이 가물거리는 건너편 공식을 또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라니.. 지금껏 노력했는데 자꾸 새로운 장애물이 등장하면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는 학생의 심정도 너무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하나의 공식이 앞서 언급했던 선순환을 통해 스스로에게 내재화되어있어 이런 복병을 만나도 탐정이 범인 찾듯 어려운 퀴즈의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찾듯 한단계씩 해결해나간다면 그 재미또한 쏠쏠하다.

이 책은 결국 그 퍼즐을 즐겁게 찾는 좋은 훈련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생각한다. 그 과정에 가장 중요한 열쇠는 아마 암기가 아닐까 싶다.

이를 저자는 정의, 성질, 용어, 공식에 이르는 각 개념의 과정을 저자식으로 표현하고 있고 이를 기본 단위로 평소에 연습해야 할 부분과 그간의 경험을 잘 정리하고 있는데 결국 핵심은 암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개념의 이해 및 응용력을 확보하는 방법에 대한 팁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 공부에 어려움이 있거나 꼭 한 번 고득점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렇지만 덧붙여 이를 뛰어넘어 진정한 진리탐구의 즐거움을 느끼는 경지에 다다르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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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실험실 -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찾은 최고 기업들의 혁신 비결
스테판 H. 톰키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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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분야의 실험 체계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 및 그 중요성을 연구한 결과를 담은 책으로, AI 시대에 각 기업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이 시대 기업가들의 필독서라 생각한다.

과학과 연구분야에서 활용되던 실험이 비즈니스 분야에 얼마나 이식되었는지, 어느정도로 이식되었는지, 그 효과는 어떠한지를 연구한 결과를 담은 책이다.

즉, 저자는 전통적인 방식의 의사결정에 있어 직관과 감이 중요했다면 달라진 현재의 비즈니스 의사결정에서는 철저한 실험 및 검증을 통해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주장한다.

실험을 바탕으로 한 결과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이 S&P500 기업의 주가 대비 실험 조직들의 주가를 예시로 들고 있다.실험조직의주가

2008년도 기준지수 100을 기준으로 이후 실험문화를 정착시킨 조직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빠르게 급상승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이다.

책의 구성을 요약하여 설명하자면 실험하는 조직이 왜 중요한지가 궁금하다면 책의 초반부를 읽으면 되고, 도대체 실험하는 조직이 무엇인지 궁금하고 그 사례를 살펴보고 싶다면 중반부를 읽어보면 된다.

만약 이미 실험조직을 잘 알고 있어 이를 현재 근무중인 기업에 도입하고 싶다면 후반부를 읽으면 되며, 여전히 실험의 중요성에 의문이 든다면 가장 마지막 장을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저자는 저자의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들에 대해 가장 마지막 장인 7장에 요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나의 경우는 실험 조직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그 자체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기에 중반부를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만약 나와 처한 상황이 같은 독자라면 프롤로그 및 3장을 가장 먼저 읽을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 실험조직의 여러 사례가 등장하지만 - 심지어는 스포츠 팀의 예시까지 등장한다 -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기업은 MS와 부킹닷컴이다. 참고로 부킹닷컴은 처음들어보는 독자가 있을 수 있을텐데 세계적인 숙박 예약 업체라고 알고 있으면 된다.

비즈니스 분야의 용어나 책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통계 용어는 관련 사전 지식이 없다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기에 이 책에 등장한 가장 쉬운 예제를 소개해보며 어떻게 비즈니스에 실험을 적용하는지 소개해 보겠다.

MS에는 구글과 같이 Bing이라는 검색 서비스가 존재한다. 국내에는 주로 구글이나 네이버를 사용하지만 최근 미국 시장 내에서는 Bing의 사용 점유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여담이지만 최근 ChatGPT까지 등장하였고 개발 주체가 OpenAI이고 이는 테슬라의 자회사이기에 MS와 거리가 멀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 기관은 MS가 독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ChatGPT의 기능이 상용화되어 Bing에 탑재되고 MS의 혁신이 지금이상으로 이어진다면 검색엔진 시장의 지각변동이 찾아와 Bing이 구글의 위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런날이 온다면 이 책에서 소개되는 실험이 무수히 가동될 것임은 자명하다. 지금 소개할 실험의 한 예시는 MS의 Bing 검색엔진 서비스의 사소한 변화를 실험한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상단의 그림은 대조군으로 현재 상태를 의미하며, 하단의 그림은 실험군으로 광고 업체의 우측에 설명이 추가되어 제목이 길어진 형태로 실험한 예시화면이다.Bing

즉, 이는 널리 알려진 A/B테스트이다. 어떤 통찰에 기인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의 결과 사실인지 실험하고 검증하여 사실인 경우 실험군으로 의사결정하는 방식이다.A/B테스트

다만 이 예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장 쉬운 예시일 뿐 MS에서는 이미 1만 건도 넘는 이러한 실험이 진행되었고 이에 따라 최적화된 객관적인 결과가 의사결정으로 도입되었다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MS실험

참고로 위 Bing 실험의 아이디어는 수백가지 제안 중 하나였기에 엔지니어가 바로 반영하지 않았고, 다른 엔지니어가 6개월이 지나서야 반영하였는데 시스템의 경고가 울릴 정도로 급격한 매출의 상승을 유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였음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이처럼 실험은 매우 중요하다. 이 아이디어가 중요한지의 여부는 인간의 직관으로는 정확하게 판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 아이디어를 무시했던 엔지니어와 같은 판단을 하는 기업의 운명은 비즈니스 경쟁 사회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게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강조하는 실험의 중요성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는 AI를 필두로 변화하는 세상에 각 기업에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소양일지도 모르겠다.

AI역시 실험에서 비롯된 통계와 머신러닝 진영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이 책에는 실험과 관련하여 통계와 관련된 설명이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즉, 아래와 같은 용어들이다.통계용어

이 도표에 등장하는 P값은 귀무가설을 검증하는데 필수적인 개념인데 이 책에 역시 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해 의사결정에 실수를 저지르는 조직의 대표가 예시로 등장한다.

책을 번외로 ChatGPT의 등장으로 요즘 주변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이제 앞으로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관련 직무에 대한 지식이나 노하우보다 중요시되는 시대가 다가온다고 농담처럼 주고 받는다. 즉, 직무적합성의 판도가 뒤집히는 시대가 멀지 않은 듯 하다.

같은 맥락으로 AI의 근간은 상당부분 통계로 이루어져 있고 실험 조직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AI의 기본 소양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의 일상 시그널들도 그렇고 이 책의 저자도 그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기업은 부킹 닷컴으로 이들은 10여년에 걸쳐 실험 중심의 의사결정과 문화를 회사 전직원이 갖춰오게 되었다. 실험 중심의 문화와 구성원의 가치관 반영에 관심이 있다면 5장을 정독할 것을 권한다.

더불어 비즈니스 실험을 위해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 7가지는 2장에 담겨있다. 각 질문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나 일일이 언급하기엔 리뷰가 너무 길어지니 본 표를 참고하기 바란다.실험전질문

흔히 S/W 분야를 필두로 강조되어왔던 애자일 문화나 MVP 기법 등이 역시 이 책에서도 강조된다. 팀뉴질랜드의 요트 경기라는 재미있는 사례로 이들은 민첩한 대응으로 24시간마다 실험하고 이를 의사결정으로 피드백한다.팀뉴질랜드

이는 실험을 올바르게 적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이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후반부를 정독할 것을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몸담은 조직에 회의적이고 내게 이런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있는 권한도 없기에 후반부는 좀 설렁설렁 읽었지만 조직 혁신을 위한 구체적이고 엄격한 검증들로 채워져있으니 변화를 원하는 리더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변화

AI 도래에 따른 시대의 변화는 물론 이미 실험조직들이 달성한 비즈니스의 성과와 가치를 돌이켜보더라도 실험의 중요성은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어쩌면 앞으로의 조직의 미래는 실험을 도입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이 책에는 실험 체계의 도입에 있어 철저한 검증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연구결과와 인사이트가 담겨있기에 이 주제에 관심이 있거나 조직의 혁신에 활용하고 싶은 독자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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