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 지혜로운 부모는 게임에서 아이의 미래를 본다
이장주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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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게임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책은 게임세대인 우리 아이들을 게임과 함께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아이에 대해, 게임에 대해, 그리고 부모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언급한 책이다.

저자는 아래 사진과 같이 KBS 월요기획 다큐멘터리 “엄마는 전쟁 중, 게임의 해법을 찾아라” 편에 소개된 부모님이자 심리학을 연구하는 교수님이다. 덕분에 이 책은 게임이라는 주제를 넘어 아이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육아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팁들이 소개되어 있다.저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인데 우리는 아이도 잘 모르고, 게임은 더더욱 모른다. 게임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 그리고 우리 부모 세대들이 겪었던 게임 중독과 게임하면 무조건 인생 망친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게임하는 아이를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암담한 것도 사실이다.

저자도 역시 게임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인지라 이런 우리의 두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이러한 수요에 맞게 아이, 게임, 부모라는 크게 3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게임하는 이유와 심리를 알아본다. 우리 부모 세대도 이미 조금은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본인이 왜 게임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자유도라는 요소가 한 몫했었던 것 같다.

게임의 세계에서는 남들보다 잠 조금 줄이고 부단히 매진하면 위대한 인물이 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뿐더러 원하는 것을 비교적 통제 없이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었기에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욕구나 심리를 대신 이루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만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아닐 터 우리 자녀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심리적으로 어떤 불만 상태인지에 따라 다양한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책에서는 아이들이 게임하는 이유를 다양한 원인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

책에서는 말하는 또 다른 이유 몇가지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 또래로 부터 소외 당하지 않기 위해, 또래와 함께 일체감과 자기초월감 및 집단적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어서
    • 게임에서 소외되면 신체적 고통을 느끼는 배축 전대상피질의 활동이 활발히 증가한다. 소외당했을 뿐인데 신체가 손상되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 통제감을 얻고 싶어서
    • 통제감을 상실하면 우울증을 겪는다. 스트레스 반추에서 벗어나려면 다른 몰입거리가 필요하다.
  • 자기가치, 유능함을 뽐내기에 좋은 영역이다.
  • 중간현상 - 불안한 자신의 내면과 피할 수 없는 외부를 연결하는 중간대상을 발견하고 애정을 느끼는 현상
    • 애착 인형, 공갈 젖꼭지 그리고 게임
  • 억눌린 자아가 현실 위협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
  • 프랑스의 부르주아가 그랬듯 이어 미국의 신흥 부자들이 그러했듯 명품으로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누구에게나 있다.
    • 게임아이템은 현실과 비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욕구를 채우게 해준다.

2부에는 또 하나의 주제 게임에 대해서 깊이 알아본다. 세상이 너무도 변했다. 우리 부모 세대는 게임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우리가 오락실에서 동전 넣고 게임하며 그 곳에서 인성이 좋지않은(?) 동료들을 만난 것은 정말 옛날 일이다. 이에 저자는 잘 모르면서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지식착각에서 벗어날 것을 종용한다.

이제는 게임을 잘하면 취업하는 세상이다. 아래 광고에서 볼 수 있듯 SK하이닉스는 게임 덕후를 공개적으로 구인하기도 한다.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학습과 훈련의 과정, 협업 능력, 끈기와 집념 등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신 트렌드나 장비 감각이 좋은 것은 덤이다.SK하이닉스

일론머스크로 유명한 자율주행의 꽃이라 할 만한 테슬라도 게임 덕후를 뽑는다. 전기자동차에는 긴 충전 시간이 필요하기에 그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탑재되는 것이 중요하며, 완전 자율주행의 시대가 왔을 때 운전 중 즐길 게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의 고무손 실험 장면을 보면 가상현실(VR)의 세계가 꽤나 일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사형태인 몰입형 혼합현실(IMR) 등의 기술로 실감나는 폭풍 등의 일기예보를 접할 수도 있다.고무손 실험

심지어 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이용해 바이든 섬을 개장하여 게임 선거 운동을 펼쳤으며, 또한 전투가 지루해진 유저들이 파티 로얄 모드에서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도록 BTS가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이미 성인들에게도 문화적으로 깊숙하게 게임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대표된다. 한 차원 더 높다는 뜻의 메타와 세계관이라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속에서 생일파티, 졸업식, 입학식이 이미 치뤄지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즉, 이제 게임은 더 이상 인간 및 사회와 뗄 수 없는 관계임은 물론 산업, 기술, 문화 전반에 걸쳐 더욱 밀접한 유대 관계를 갖게 될 것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3부 ~ 4부에서는 그렇다면 부모는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며 이를 통해 아이와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저자는 어릴적부터 가상세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놀이를 한 사람이 훨씬 창의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이미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등의 거장들의 일화로 입증되고 있기에 피할 수 없는 게임속에 숨은 장점을 잘 이끌어 낼 것을 주문한다. 더불어 교과서나 양육서 연구들이 대부분 스마트폰, 게임 확산 이전의 연구물들이기에 상황에 맞는 취사 선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15 ~ 16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천재들이 쏟아져 나왔듯 긍정적인 방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좋은 후원자로써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현재 게임 강국이기에 어쩌면 우리 나라의 아이들은 행운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칭찬을 돌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이용해 자녀가 잠재력을 인식하고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펠프스가 ADHD를 앓았을 때 비록 집중은 못해도 남다른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수영의 길로 인도했던 펠프스 어머니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게임의 룰과 비슷하게 목표 중심적 접근법으로 자녀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근본적인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자녀의 연령에 따라 행동억제 능력의 발달 수준에 따라 보호자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할 수 있으며, 폴가가 딸들을 세계적인 체스 선수로 키울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인 완결성의 원리로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게 만드는 원리를 소개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 책은 게임에 숨어 있는 긍정적인 면과 시대의 흐름에 맞춘 필요성에 비추어 우리 아이들이 왜 게임에서 벗어나기 힘든 환경인지 우리의 무지를 채워준다. 본질을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바라본 후 자식에게 게임에 관해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선입견에 사로잡혀 보지 못했던 것을 일깨워주는가 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육아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조언들도 종종 등장하기에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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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누워서 읽는 통계학 -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통계학 이야기
와쿠이 요시유키 외 지음, 권기태 옮김 / 한빛아카데미(교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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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및 추론 통계와 확률을 시작으로 상관, 회귀, 베이즈 분석까지 다루고 있는 통계학 입문서이다. 특히, 강제로 외우고 넘어가거나 대충 알고 넘어갔던 개념들을 빠짐 없이 설명해 나간다는 점이 가장 돋보이는 장점이다.

처음엔 한빛 출판의 “누워서 읽는” 시리즈에 좋은 인상이 있어 이 책의 제목에 막연히 끌렸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제목에 본 키워드를 포함할만한 자격이 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비록 통계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AI 분야를 공부하며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통계학도 열심히 공부중인데 그간 대충 그렇다하여 개념만 정리하고 넘어갔던 지식들이나 다들 그렇다고 하니 강제로 외웠던 지식들을 기초 수준에서 꼼꼼하게 재구성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예를 들면 본 도서에서 소개한 베이즈 추론의 이유 불충분의 원칙, 우도함수 등의 개념이 그러한데 이는 어느 도서에서도 쉽게 설명하는 책을 거의 본 적이 없다.

확률 문제 중 가장 쉬운 예제가 동전 던지기가 아닐까 싶다. 베이즈 추론같이 수학적으로 엄격하게 표현하기 까다로운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저자는 동전 던지기라는 쉬운 예제를 선택한다. 덕분에 베이즈 추론과 상관없는 개념들을 이해하느라 집중력을 흐뜨리지 않을 수 있고 자신감을 얻고 개념을 익힐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이유 불충분의 원칙을 설명하는 그림인데 동전을 던질때마다 앞, 앞, 뒷면이 나옴에 따라 앞면이 나올 확률인 쎄타의 확률분포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직관적인 그림이다.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몇년 전 다른책에서 복잡한 예제에 대입해보며 억지로 머리 속에 쑤셔넣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이유불충분원칙

본 도서처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왜 다른 책에서는 필요한 것들은 빙빙돌려 설명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입문자들을 힘들게 했는지 모르겠다.

더불어 이제는 알고 있는 개념이지만 입문 시절 은근히 어려웠던 개념들도 다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결정계수의 의미라든지, 귀무가설과 유의확률, 불편성과 자유도 등의 개념을 예로 들 수 있겠는데 이는 입문 시절에는 쉽게 와 닿지 않는 개념이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꽤 방대하여 모든 것을 짚어보긴 어려워 대표적으로 위에서 예시를 든 개념들을 본 도서에서는 어떻게 다루는지 하나씩 소개해보려 한다.

우선 검정 파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귀무가설과 유의확률에 대한 설명이다. 이 역시 동전던지기 예제로 귀무가설을 설명하고 있어 통계 검정의 핵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검정

검정이 처음 배우기에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귀무가설이나 대립가설을 어떤 것으로 정해야 할지 혼동되기 때문일 것이다. 위 그림은 귀무가설을 동전 앞뒷면 확률이 동일한 것으로 명확히 정하고 있어 다른 케이스에 적용하기 용이하다.

또 검정의 절차는 기계식으로 적용하면 된다고 설명하여 입문자에게 혼선을 주지 않으며 동전던지기 예제로 한 단계씩 예를 들며 검정을 수행하고 있어 추후 독자가 수행하고 싶은 검정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따라하면 쉽게 검정 단계를 거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검정 대상의 확률이 귀무가설이 주장하는 값보다 크거나 적음에 따라 우측, 좌측 검정을 시행하는데 이 또한 처음 접하면 헷갈리기 쉬운 개념인데 이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하나씩 설명해 나감은 물론 애매모호한 용어는 어떤 것이 동일어인지 비교해주는 면도 마음에 들었다. 예를 들면 1종 오류값이나 a값, 위험률, 유의수준이 같은 개념임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아래 그림을 보면 결정계수가 가지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전체 분산은 예측값의 분산과 잔차의 분산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예측값의 분산이 전체 비중의 높은 값을 차지할 수록 예측의 정확도가 높다는 개념을 아래 한 페이지의 설명으로도 대부분 이해할 수 있다.결정계수

자유도에 -1이 필요한 이유 또한 불편성의 개념 설명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 모집단 {1,2,3}에서 크기가 2인 표본을 추출하는 방법은 총 9가지 인데 각 경우에 따라 표본평균, 불편분산, 표본분산을 직접 계산해 보면 왜 불편 추정량을 써야 모집단을 예측하기에 정확한 것인지 또 그러한 불편성에 의해 자유도가 왜 고려되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불편성

그 외에도 통계보다 딥러닝을 먼저 다룬 이들이 처음에 항상 궁금해하는 정규화와 표준화의 차이나 확률 분포, 또는 확률변수의 관점에서 새롭게 유도한 공식을 통한 기대값 공식의 도출 원리 등을 살피다 보면 AI에 필수적인 기초 개념을 확실하게 잡아갈 수 있다.

책에 흥미를 돋구고 실용적인 일상에 도움될만한 예제 퀴즈가 자주 등장하는 점도 책의 장점이다.퀴즈

위 그림의 두 장의 복권 중 어떤 번호를 선택할지 고르는 흥미로운 문제는 단순해 보이지만 확률의 기본 개념부터 베이지안 진영에 이르기까지 통계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엿볼 수 있는 예제이다. 또 추정, 검정 파트에 등장하는 다양한 실용적인 예제들은 실제 분석에 도움을 줄만한 대표적인 케이스들이다.

통계학 전공 혹은 비전공자 중에도 데이터 분석 혹은 AI에 입문하고픈 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라 평하고 싶다. 특정 개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그 핵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가지들을 심플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이 그러한 기본을 매우 충실하게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리뷰를 마치며 통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 통계 전공에 입문하는 이들, 더불어 구체적인 예제와 숫자로 원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교과서보다 훌륭한 입문서라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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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들어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제이펍의 인공지능 시리즈 (I♥A.I.) 32
리샬 허반스 지음, 구정회 옮김 / 제이펍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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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현실에서 마주칠만한 일상의 문제 예시를 중심으로 머신러닝, 딥러닝, 강화학습, 군집지능, 진화 알고리즘 등 넓은 범위에 해당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소개하는 입문서이다.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다른건 몰라도 역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기에 아래 그림을 보면 이 책의 성격이 어떨지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꽤 깔끔하고 알기쉽게 도식화되어 있는데 뒤에 등장할 알고리즘 중 난이도 높은 부분들 또한 이런 그림으로 직관적으로 소개되고 있다.역사

책의 장점으로는 이해하기 쉽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특히, 일상의 예제로 알고리즘을 소개하고 있어 알고리즘의 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이를 어디에 활용하면 좋을지 활용 중심의 사고에 좋은 영감을 준다.

반면 단점은 난이도가 너무 낮다는데 있다. 딥러닝이나 머신러닝의 뼈대를 이루는 수식을 이해하고 있는 독자라면 너무 쉬워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용어 중 일부 번역이 약간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었고, 가장 중요한 핵심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누락된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그렇기에 입문서를 마친 독자에게는 크게 권하고 싶진 않다. 대신 AI 교양서를 가볍게 읽으며 머리식히는 용도로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싶을 때는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AI에 관심은 많으나 접해보지 못한 초,중,고교 학생들이나 그들의 학부형, 그리고 AI에 입문하려고 마음먹은 독자에게는 이보다 훌륭한 책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예제와 설명이 학술 중심적이지 않고 일상 언어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어 정말 이해하기 쉽고 주위 일상의 어떤 문제에 각각의 알고리즘을 적용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예를들어 아래 그림은 진화 알고리즘 중 트리교차에 대한 도식이다. 그림만봐도 이 진화 알고리즘이 어떻게 부모에서 자식으로 이어지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몇년 전 인공지능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할 때 진화 알고리즘에 대해 난잡하게 쓰여져 있는 교양서을 보고 도통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쉽지 않았는데 그 때 이런 책으로 먼저 출발했다면 보다 난이도 높은 것들에 대한 이해도 빨랐을 것이라 확신한다.트리교차

대신 난이도 높은 수식이나 Python과 같은 코드는 등장하지 않는다. 수식이 등장하긴 하는데 아래 그림과 같은 사칙 연산 정도의 수준으로만 등장하고 있어 이해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아래 그림은 군집 지능을 활용하여 경로에 대한 확률을 계산하는 예제이다. 페로몬의 영향에 해당하는 알파 변수와 휴리스틱의 영향에 해당하는 베타 변수로 가중치를 담고 있다. 놀이공원 명소 예제를 직접 손글씨로 계산해가며 풀어본다면 군집지능을 파악하는데 시간대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군집지능

개인적으로는 Particle Swarm Optimization에 대한 개념을 잡은 것이 소득이었다. 책에는 입자 군집 최적화라 번역되어 있는데 맞는 것 같으면서도 한글로 읽으니 느낌이 묘했다. 아무튼 예전 어떤 논문에서 우연히 접한 최적화 아이디어에 소개된 개념인데 흥미롭다고 느꼈지만 당장 이해하기엔 난해해 지나친 적이 있다.입자군집최적화

그러고는 금세 잊어버렸는데 이 책 덕분에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반가웠다. 과연 그렇게 어려운 개념이었는지 열심히 읽었는데 앞서 언급했듯 이 책의 난이도는 끝판왕이 아니라 첫판왕에도 미치지 못해서인지 술술 이해되어 기뻤다.

물론 개념에 대한 이해 정도로 Particle Swarm Optimization을 알고 있다고 말하긴 쑥쓰럽겠지만 머리속에서 동작 방식이 그려지는 상태로 어려운 교과서나 연구 자료를 접하는 것과 그냥 맨땅에서 이해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일 것이다. 앞서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한 이유도 Particle Swarm Optimization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또 아래의 강화학습에 대한 도식도 그렇다. 강화학습을 처음 공부할 때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아 그림처럼 수식을 펼쳐놓고 한글로 뜻을 기입하거나 코드 변수명을 달아뒀었다. 마찬가지로 Q-테이블에도 화살표나 수치 등을 잔뜩 적으며 코드를 따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내 그림이 어떻게 이 책에 들어있는건지 깜짝놀랐다. 마찬가지로 AI 꿈나무들에게는 이런 설명, 그림 하나하나가 통과의례일텐데 이 책이 학생들에게는 좋은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강화학습

생각했던 것보다는 워낙 쉬운 난이도로 간단한 개념들을 다루고 있어 기술적으로는 뭐라 평해야 할지 몰라 리뷰를 줄인다. 책의 기능과 구성에 대해 장,단점을 잘 설명하는데 목적을 두고 작성하였다.

AI에 관심이 있는 학생 및 왕초보는 이 책을 보고 기초과정에 발을 디딜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난이도에 한계가 있어 생생한 지도를 펼치고 AI를 학습하는 느낌까지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나침반 들고 방향을 잡거나 목차를 알고 책을 읽는 정도의 괜찮은 이정표의 역할은 톡톡히 해낼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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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 생리학 인간 생리학
앙리 모니에 지음, 김지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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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주아에 의해 쓰여진 부르주아를 풍자하는 불문학 작품으로, 1800년대 당시의 프랑스 시대상과 브루주아의 모순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책 제목으로 사용된 두 단어 부르주아와 생리학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단어이다. 부르주아는 주로 우리시대의 한국인에게는 분단의 현실과 맞물려 마르크스주의의 프롤레타리아 계급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인식하기 쉽다. 생리학이란 단어는 더욱 생소하다. 오늘날처럼 과학이 발전한 시기에는 그저 의학의 한 분야로 인식되는 것이 한계인 것 같다.

다행히도 본 작품의 역자가 서문에 두 단어에 대한 정의를 당시 시대 상황에 비추어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는 당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는 쉽게 음미할 수 없는 단어이기에 역자의 배려에 감사할 뿐이다.

생리학은 당시 과학 수준이 지금보다 뒤떨어져 있고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인간의 조직과 생리가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분위기 속에 문학 장르로 파생된 개념으로 이해했다. 즉, 이 작품에서는 부르주아라는 속물들이 사회와 주고 받는 상호작용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 싶다.

부르주아란 원래 도시를 가리키는 ‘부르(bourg)’에서 파생된 ‘성(城) 안 사람’이란 의미이다. 부르주아는 왕이나 성주와 달리 실질적 활동의 주체로 이 세계의 상업적이나 지적인 면에서 진보의 주체였기에 프랑스 혁명 - 혹은 일각에서는 부르주아 혁명으로도 불린다. - 을 일으킨 주체로 평가받기도 한다. 반면 스스로의 기득권을 고수하고자 애쓰고 귀족의 권력을 흠모하는 현상이 있었기에 이들의 허위 의식을 비판하고 풍자했던 것 또한 당시 시대적 배경 중 하나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 현 시점 부의 양극화 문제의 원류를 찾다 프랑스 혁명을 조금 깊게 분석해 본 적이 있는데 인간의 솔직한 추악한 본성을 느끼며 씁쓸해 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프랑스의 근대화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 중 6월 봉기야 말로 부르주아 계층의 추악함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 부르주아를 대표로한 중소 시민층이 자신들이 원하는 투표권, 자산 등에 대한 권리를 얻었을 때 재빨리 기득권의 층에 합류하여 질서유지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그 현상은 지금도 지속되며 아니, 오히려 심화되었으며 그 증거로 크게는 상위 1%도 안되는 이가 전세계 50%에 가까운 부를 차지하는 부의 양극화 문제에서 부터 작게는 우리나라의 강남 사교육 열풍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어느 정도 비율로 섞어야 정확한 정답이 나오는지 혹은 또 다른 대안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문의 깊이가 얕고 사상적인 문제 혹은 정치적인 문제에 큰 관심을 두는 사람이 아닌지라 본 리뷰를 이념 문제로 풀 능력도 의지도 없다. 다만 당시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비롯된 부르주아의 모순이 당시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좋은 안주거리였음을 설명하고자 견해를 피력해 보았다.

사상 문제를 걷어내고 나면 본 도서에 흥미로운 점은 두 가지로 압축될 듯 하다. 하나는 당시 부르주아들의 치졸한 삶을 엿보고 풍자하며 문학 작품을 감상하는 일. 다른 하나는 1800년대의 프랑스를 간접 체험하는 일이 아닐런지.

당시 민중들에 모순적으로 비춰졌던 부르주아는 본 작품에 등장하는 행동 또한 모순적이기 짝이 없다. 겉으로는 부유하고 스스로는 귀족처럼 위대하고 권위있기를 바라지만 실상 머리에 든 것은 별로 없어 허례의식에 집착하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행동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제13장. 부르주아의 저녁 초대” 혹은 “제5장. 초상肖像에의 열광과 예술가와의 친분” 부분에서 가장 잘 와닿았다. 스스로의 자화상을 그리는데 비싼 돈을 지불하는 것은 물론 자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그리기 보다는 본 모습보다 멋지고 우아한 형태의 그림으로 남기길 원했다는 점이 흥미롭다.자화상

더욱이 그들의 자화상을 후에 누가 원할런지 모르겠지만 오늘날 포토샵 처리하듯 스스로의 모습을 가꾸려고 시도하는 행위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수십 점에 이르는 스스로의 자화상을 후대에 누가 소유하고 싶은지 알긴 하는건지 막연히 믿는건지 거짓된 본인의 모습의 작품을 그렇게 많이 남기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마치 삶의 가치를 찾기 못한 채 방황하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든다.

마찬가지로 부르주아의 저녁 초대는 몇 주 전부터 요란스럽게 준비해야하는 작업으로 본인은 물론 아내 그리고 하인에 이르기까지 온 집안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받는 문화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치레와 허영으로 남들 눈에 스스로 비춰지고 싶은 모습이 있었던 걸까? 유명 인사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일을 포기하지 못한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대로 당시 프랑스의 시대상을 간접 체험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 준다. 특히 배심원 제도의 시초가 프랑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이 놀라웠다. 당시의 배심원 제도는 부르주아 만큼이나 모순적인 양면성을 띄고 있는데 다행이 오늘날에는 상대적으로 배심원의 순수한 취지만 남아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당시에는 좀도둑질과 같은 경범죄에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는 정상 참작이 적용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다. 별 것 아닌것 같아도 인간이 얼마나 스스로의 욕심에 의해 행동하는지 깊게 생각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경범죄는 자신들의 담배나 돈이 도둑질 당할 가능성이 있어 엄격했고, 중범죄는 사형 선고 등으로 죄를 짓는 것 같은 마음의 무거움 때문에 처결을 가볍게 내렸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부르주아 저녁초대 파트에서도 재미있는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아내에게 꼼짝못해 쩔쩔매는 남편의 모습, 결코 쉽지 않은 가사와 육아의 동시 진행 등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지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시 프랑스도 오늘날과 별 반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나는 비록 수준이 낮아 저자가 작품에 담으려는 메시지를 모두 이해하진 못한 것 같다. 물론 불문학의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교양과 불문학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이 필요할 것이고 당시 시대적 배경과 문화를 숙지함은 물론 불어 자체가 담고 있는 언어적 해박함도 필요할 것이다.

다만 역자분께서 정성들여 한국의 정취를 가미하여 주셨기에 아스라이 저자의 메시지를 짐작할 뿐이다. 그럼에도 부르주아의 모순적 행동, 당시 프랑스 문화의 간접체험, 풍자의 해학 그리고 사람의 본성에 대한 고찰만으로도 충분히 본 도서를 느끼고 즐길 수 있음을 알리고 싶어 서평을 남긴다. 보다 많은 배경과 문학적 소양을 가진 독자분이 더 좋은 리뷰를 남기고 이를 바탕으로 나의 문학적 식견을 끌어올리길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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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한국 근현대사 - 개정 증보판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최용범.이우형 지음 / 페이퍼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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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최근 100년 간 대중이 가장 궁금해할만한 소재를 중심으로 급박하게 펼쳐지는 긴장감과 고증을 검증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비록 제 5공화국같이 실명을 거론하지 않아 실감이 부족했고, 영화 특유의 바랜 느낌이 팩트보다는 추억으로 나를 인도한 것이 약간 아쉬웠다.

문득 제 5공화국이나 유신 시절이나 민주주의를 빼앗겼던 우리에겐 기쁘지 않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시대상이 재미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 시간속에 치열했던 사람과 사람 간의 욕심, 속내, 모략, 생각, 의중이 생생이 내비치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점 이 장소에서도 주위에서 알아주지 않을 뿐 그런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냥 재미를 넘어서 당시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지금의 나를 투영하여 막막한 현실에 뭔가 해답을 주진 않을런지..정부

이 책은 근현대사를 다루는 책이다. 저자도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근현대사는 우리 민족에게 정말 암울했던 시기이다. 나는 어릴적부터 역사를 좋아하였고 20여 년전 고교시절에도 선택과목을 한국사나 세계사로 선택할 만큼 역사를 좋아했고 이 두 과목만큼은 만점을 놓친적이 거의 없다. 다만 역사와 관련된 불만이 딱 하나 있었는데 이 근현대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었다. 너무 암울해서 읽기 싫어 죽겠는데 시험 문제 중 50점은 이 시기에서 출제되니 울며 겨자먹기로 어거지로 읽었다.

그땐 그저 역사를 재미로만 느꼈지만 이 책을 덮고나서 역사 그리고 근현대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책을 집필했던 자세를 흔쾌히 공개해준 덕분에, 그런 기조가 책 한 권에 속속들이 녹아있었기에 그간 경시했던 역사의 진면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역사를 통해 배울 것은 너무도 많겠지만 이 시점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낀 역사의 소중한 가치는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하나는 “빛과 어둠“이다. 빛이 있으면 반드시 어둠이 있다. 세상 순리가 그러하다. 역사에서는 이를 누누히 알려주고 있건만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우리가 아는 역사는 그저 한손으로 해를 가리는 식의 한 줌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빛을 보면 어둠을 찾고, 어둠을 보면 빛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비평의 시작으로 매사 비판적인 태도는 우리와 주위를 보다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준다.

특히 요즘 세태를 보면 가관이다. 그 중에서도 남녀간의 혐오, 좌파와 우파 진영의 대립 두가지가 가장 추악스럽다. 범죄자냐 아니냐를 나누기 이전에 남자와 여자를 나눈다. 그러면 남자와 여자부터 나누고 다시 범죄남, 무죄남, 범죄녀, 무죄녀로 나눌 것인가? 처음부터 범죄, 무죄로 나누면 아무 말썽 없을 일이다.

좌파 우파는 한 술 더 뜬다. 좌파를 추종하면 빨갱이라고 하고 우파를 추종하면 토착왜구라 한다. 굳이 나누라면 지금의 난 좌파 성향에 한 발 가까이 있다. 그런데 논리도 없는 좌파들에게 묻고 싶다. 토착 왜구로 싸잡힌 김영삼 대통령의 “일본 놈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 발언과 조선총독부 철거라는 모순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본 도서에서는 우리가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했던 역사의 단면을 빛과 그림자로 갈라놓곤 한다. 예를 들어 223p엔 3.1 운동 추진 세력이 이완용의 참여를 요청하는 등 민족의식 측면에 불철저한 모습을 드러냈음을 알리기도 하며, 97p에는 당시로서 드물게 양반과 유생이 평민 의병장 신돌석의 휘하에서 싸웠다는 등 상식으로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역사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는 자극을 던진다.

우매한 이분법 이전에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에 합당한 빛과 그림자를 찾는 건전한 비판의 자세의 중요성을 늘 역사가 알려주고 있지만 이를 아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또 하나의 가치는 “사람“에 의해 그려지는 역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 중 상식의 암기는 사는데 거의 쓸모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결과가 있기까지 주요 인물들이 어떤 동기에 의해 어떤 판단을 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며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속에 바깥 요소들은 어떤 작용을 했는지 살펴보고 오늘날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쇄신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본 도서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3.1 운동은 아시아독립운동의 모델이 되었다. 별도로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우리나라가 한류 문화로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한데는 당시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온 3.1 운동과 같은 상식을 거부한 창의성과 안목이 전승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한다. 비록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 가정할지라도 3.1 운동을 분석한다면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열쇠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왕정 체제하에 자유의 맛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채 오늘날 심리학에서 말하는 학습된 무기력을 능가하는 근대 민중들의 삶이 어땠을지는 누구나 상상한 그대로일 것이다. 그럼에도 껍질을 깨뜨리고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로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나 항일의병전쟁 혹은 만민공동회 활동이 가능했던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이렇듯 세상을 바꾸는 힘은 사람에게 있으며 보다 구체적인 해답은 상식을 파괴했던 행보를 걸었던 위인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근현대사는 암울하기 짝이 없는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아닌 눈을 씻고 반짝이는 안목으로 지혜를 구해야 하는 장이라 생각한다. 다행히도 시간 상 가까워 많은 기록이 보존되어 있고 왜곡의 정도가 다른 시대에 비해 덜하기에 더욱 가치 있다.사람

책의 내용은 1863년 흥선대원군의 집권기를 시작으로 1980년대 김일성 3대 세습체제까지 이어진다. 책에 관심이 있다면 온라인 서점의 소개글에서 제목만 봐도 대강의 역사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역사를 다룬 책인만큼 저자의 집필 자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균형잡힌 시각으로 객관적으로 저술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종종 눈에 띈다. 특히, 역사는 사람이 만들어간다는 대전제를 고수하며 다양한 시각으로 더 나은 길을 찾고자 집필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근현대사의 큰 흐름을 빠르게 정리하는데 이만한 책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또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흑백 사진은 당시의 사건들을 머리속에서 생생하게 상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정취

다만 제한된 분량의 단 한 권의 책에 역사가 빠르게 요약되고 있어 사극이나 영화를 보는 감흥을 느끼기는 어렵고 약간 무미건조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집필의도에 따른 트레이드 오프로써 단점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본인의 취향이 이러한 구성과 일치한다면 본 도서는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무려 150년에 달하는 굵직하고 파란만장했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빠르게 훑어보고 그 안에 빛과 어둠을 살피며 비판적인 자세로 역사에 숨겨진 통찰을 얻고 싶다면 본 도서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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