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it! 장고 + 부트스트랩 파이썬 웹 개발의 정석 Do it! 시리즈
이성용.김태곤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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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Python - Django 기술을 중심으로 최신 트렌드의 기술 스택을 활용하여 웹 개발 프로젝트의 전반을 다루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데이터 분석에 있어 Python을 주로 다루고 있기에 같은 언어를 활용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웹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싶은 마음에 본 도서를 읽게 되었다.

또 다른 이유로 그동안 웹 개발에 주로 활용해 왔던 Java 기반의 개발에서 잠시 벗어나 데브옵스 환경 및 최신 트렌드를 활용한 개발에 구미가 당기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난 후 결론부터 얘기하면 소기의 목적에 맞는 스킬들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어 기뻤다.

책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떠한 내용을 다루며,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아래와 같이 장점을 중심으로 리뷰해보겠다.

  • 웹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다룬다.
    이 책이 그저 Django 프레임워크에 대한 설명을 다룬다던가, 아니면 웹 개발을 위한 Python 문법 정도만 다뤘다면 이 책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책은 시중에 널려있는 데다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장점 중에서도 이 책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을 꼽으라면 웹 개발의 전과정을 다루는 점을 꼽고 싶다. 웹 개발에 10년 이상 종사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데 겪는 어려움은 대부분 프레임워크, 서버, Echo 환경 간 호환성 측면이나 연결 부분에서 발생한다. Django 프레임워크 활용법이 미숙하거나 Python 문법에 익숙치 않아 겪는 문제보다는 WebServer와 Django의 호환성, DB 연동에서의 이슈, 도커와 Git을 활용한 배포 이슈, TDD와 관련된 의사소통 등에서 주로 어려움을 겪는다. Django나 Python 자체만의 어려움은 요즘 레퍼런스들이 워낙 좋아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쉽게 트러블 슈팅이 가능하다.

    주니어들이 상대적으로 이런 프레임워크 및 서버 간 연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대부분 경험 부족인데 웹 프로젝트 전체를 아우르는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웹 개발 환경 전반을 모두 다룬다는 것은 전체 프로세스에 대한 역량을 미리 쌓아볼 수 있어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책이 600p가 넘는 상당한 분량을 갖는 이유 또한 이런 전과정을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BootStrap - Git - Pycharm - Test - Docker - Cloud에 이르는 전 과정을 그저 나열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타임라인에 따라 유기적으로 배치한 구성이 일품이다. 저자 특유의 전달력으로 알기 쉽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책을 읽고 생기는 궁금증만 스스로 더 능동적으로 학습한다면 최단 시간 내 시니어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것이다.

  • 최신 트렌드를 활용한 기술 스택이 돋보인다.
    • BootStrap
      BootStrap은 프런트 엔드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사람도 단 시간내에 실력있는 퍼블리셔 혹은 프런트 엔드 개발자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프런트 엔드 프레임워크다. 책의 분량이 상당한데 적당한 완급 조절을 위해 그리고 너무 프런트 엔드에 치우치지 않도록 저자의 선택이 돋보였다.

      HTML, JavaScript, CSS 등의 지식은 독자 수준에 따라 각각의 요소마다 한 권의 책을 할당해도 설명이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를 한 큐에 해결하기에는 BootStrap이 제격이다. Django의 특성 상 백엔드에 초점이 맞춰져 기술될 수 밖에 없는 주제의 특성 상 프런트 엔드에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는데 직접 눈으로 보고 이해하려는 UI 부분을 한정된 지면 내에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BootStrap을 사용한 것은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며 독자들의 집중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평할 수 있겠다.부트스트랩

    • Docker와 클라우드
      데브옵스의 개념이 널리 퍼진지 오래이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Docker를 사용하지 않는 회사가 더 많을 것이다. 대부분 사내 데이터 혹은 인프라 센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사내 레거시에 배포하는 것 보다 데브옵스의 개발환경에 익숙치 않은 개발자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보다 최신 트렌드인 데브 옵스 환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본 도서는 유기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AWS와 같은 클라우드를 활용할 기회가 없던 독자에게는 클라우드의 기본 맛을 보는데 이만한 경량 예제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Docker 기반으로 개발한 프로젝트를 AWS로 이식하는데 얼마나 편리한지 느끼며 현재의 레거시를 데브옵스 환경으로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AWS

    • Git
      아직도 사내에 Git을 사용하지 않는 회사가 많다. 인력, 예산 등의 문제로 인해 기존 레거시를 업그레이드 하지 못한 회사도 있을 것이고 GitHub 오픈소스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 면도 있을텐데 버전 관리에 있어 역시 최신 트렌드를 활용함으로써 SVN 등의 전통적인 형상 관리에서 벗어나 Git을 익히고 싶은 독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Git은 1개의 챕터에서 모두 설명하고 끝나는 방식이 아닌 처음 블로그 예제를 개발하며 리포지토리를 설정하고 중간 중간 필요시마다 커밋하는 등 실전과 동일한 이벤트마다 활용하고 설명해주고 있기에 보다 빠른 이해와 습득이 가능할 것이다.

    • TDD(테스트 주도 개발)
      물론 테스트 주도 개발은 나온지 꽤 오래된 개념이다. 개인적으로 2005년 Ruby 기반의 TDD 번역서에서 처음으로 접했기에 이미 상당히 오래된 개념인데 실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TDD를 제대로 접목하여 쓴 경험이 별로 없다.

      하지만 Django 기반의 TDD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역사가 그리 깊지 않다. Python 자체가 웹 프로그래밍에 있어 주류가 아닌데다 최근 AI, 데이터 주도의 열풍에 힘입어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기에 이런 특수한 환경을 고려할 때 Django 기반의 TDD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규모가 작은 회사의 인력 문제로 QA부서가 없거나 테스트 환경이 변변찮은 회사에서의 경험만 있는 이에게도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 Pycharm과 그 외의 것들
      Python에 있어 Pycharm을 뛰어넘는 IDE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PyCharm을 사용하면 할수록 편리하게 느껴지는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문명이 발전할수록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점차 증가하기에 최근에는 알고리즘의 성능만큼이나 개발자 생산성 측면에서의 퍼포먼스도 중요시 되어가고 있다.

      그 외에도 구글 O-Auth를 활용한 소셜 로그인 연동 기능과 HTTPS 인증서를 개인 차원에서 무료로 발급받고 웹서버와 연동하는 방법도 다루고 있다.

  • Django 본연의 목적에 대한 설명도 충실하다.
    Django 프레임워크 본연에 대한 설명도 일품이지만, Java 진영에 Spring이라는 뛰어난 프레임워크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듯 Django만이 가진 Python 생태계에서만 활용 가능한 장점이 소개되어 있다.

    MVC 기법과 유사한 MTV 패턴을 시작으로 템플릿, 다대다 관계의 카테고리, Tag 모델 및 페이지, 외부라이브러리 활용법, 댓글, 검색, 아바타, 대문, 자기소개 등 웹 페이지에서 개발하는 대부분의 컴포넌트 및 페이지를 하나의 블로그를 완성해가며 꼼꼼히 다룬다. 놀라운 것은 Django 파트만 발췌해도 능히 훌륭한 책인데 앞서 언급했던 장점들인 유관 Echo들을 전부 다루고 있기에 종합 선물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가급적 연관된 모든 개념을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책의 실습과정 중간에 HTML Escaping, Mixin 같은 개념들이 나오는데 사실 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알아둬야 할 내용이긴 하지만 Django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무랄 독자는 적을 것이다.

    알아두면 좋아요

    그럼에도 이런 번외 개념조차 “알아두면 좋아요” 박스와 같은 별도의 구성을 통해 하나하나 짚어보고 애매한 개념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저자의 장인정신과 가르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꼼꼼함이 모두 녹아 있는 듯 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책을 쓰는 것은 보통 고된 작업이 아니므로 대부분 어느 지점에는 타협을 보게 마련일텐데 ‘네가 아무리 노력이 부족하고, 능력이 부족할지라도 반드시 알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저자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 개념을 쉽게 풀이해준다.
    앞서 언급했듯 웹 개발의 A to Z를 다루기에 분량이 상당하다는 점, 배울 것이 많다는 점을 저자들도 충분히 알고 있는 듯 하다. 어려운 개념을 매우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하는 점, 가급적 원론 보다는 실습코드와 시각화를 통해 이해를 유도하는 점, 특히 깊이있는 설명을 할 수 있음에도 실습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념만 언급하며 완급 조절하는 점에서 독자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 저자 본인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나 삽질을 그대로 녹였다.
    또 하나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프로젝트 완성 목표 지점에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보통 일이 아닐텐데 아래 그림처럼 가끔 일부러 실수를 유발하도록 안내한다는 점이다. 초보자들이 자주 겪는 실수나 혹은 저자 본인들이 겪었던 실수를 그대로 따라해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언급하는 구성이 종종 눈에 띈다.

    이런 설명은 단순히 실수를 방지하는 차원을 떠나 Django 프레임워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매커니즘에 대한 감을 깨닫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실수야 반복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지만 내부 매커니즘의 감을 잡는다는 것은 전문가를 위한 길이며 긴 경험 없이는 결코 축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박수 갈채를 보내고 싶다.

    삽질흔적

  • Do-it! 도서 시리즈의 최대 장점, End-to-End 구성
    요즈음 머신러닝 진영의 파이프라인 구성 트렌드는 End-to-End 구성이다. Input이 바로 Output으로 직결된다는 의미인데 그와 유사하게 Do-it!시리즈는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가 전문가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는데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여러번 해왔다. 전혀 경험하지 못한 지식을 빠르게 익히고 싶을 때 나는 보통 Do-it! 시리즈 중 출간된 책이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다.

    물론 Do-it! 시리즈가 초급 기술을 주로 겨냥하고 있어 아쉬운 측면도 있다. 이제 나름 업계 짬밥도 차고 실력이 늘어가니 예전만큼 Do-it! 시리즈를 접할일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웹 개발이 전무하거나 Django 등 위에서 소개한 기술 스택이 하나라도 처음인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이 분명 효율적인 지름길이 될 것이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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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h 2022-02-22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깊이 있는 설명 감사합니다

nanhmjjang 2022-05-01 19:56   좋아요 0 | URL
부족함에도 좋은 평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시 확률 통계 : 확률편 - 데이터 분석, 마케팅, 비즈니스를 위한 확률 통계 입문서 다시 수학 시리즈
나가노 히로유키 지음, 장진희 옮김 / 길벗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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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이 책은 확률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고, 확률에 숨겨진 진의를 파악하는데 있어 좋은 감각을 다질 수 있는 최고의 기본서라고 평하고 싶다. 수알못인 학생들조차 고등학교 수학의 정석을 덮으면 옆면이 까맣게 보인다는 집합 부터 베이즈 정리의 기본까지 다룬다.

다루는 범위가 너무 기초적이고 협소하다고 하여 본 도서를 그저 그런 기본서 정도로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수학 영역이라면 몰라도 과연 확률이 어려운 이유가 어려운 수식 때문일까?

수식 때문이 아니라면, 확률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위 질문을 먼저 던지는 이유는 확률의 무엇이 어려운지 정확히 알아야 과연 이 책이 어려움을 해소시켜주는 솔루션이 될 수 있을지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리뷰는 개인적으로 확률이 왜 어려운 것인지 소개함과 동시에 본 도서가 그런 어려운 점을 어떻게 해소시켜 주는지 소개하는 방식으로 기술하려 한다.


  • 불확실성과 경우의 수
    외판원 문제(순회 세일즈맨 문제)
    세일즈맨이 n개 도시를 한 번씩 방문해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올 때 이동 거리가 최소가 되는 경로를 구하는 문제

    여기서 문제는 n의 값이 커질때마다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n=5 인경우 120가지에 그치지만, n=84인 경우 대략 3e+126의 경우의 수가 조합된다. 쉽게 말해 뒤에 0이 126개 붙는다고 보면 된다.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컴퓨터라 할지라도 이처럼 다항식이 아닌 NP-난해(NP-Hard)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사람은 당연히 평생을 바쳐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조합폭발

    확률을 계산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모든 사건의 경우의 수를 구하는 것이다. 전체를 알면 확률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NP-Hard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약간의 복잡한 문제가 주어지면 가장 쉽다는 경우의 수를 판별하기 조차 어렵다.

    개인적으로 경우의 수가 가지는 진정한 의의는 특정 사건이 가지는 세계에 대한 이해와 친숙함을 도와주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경우의 수를 전부 알게 된다면 사건이 형성하는 계(界)의 모양을 전체 지도를 펼쳐놓고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가 어떤 확률에 불안한 첫번째 이유는 경우의 수를 전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경우의 수를 최대한 많이 보려고 해도 시간이 허락해주지 않는다. 항상 불확실성을 안고 문제를 접해야 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확률이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이다.

    그렇기에 미적분을 발명한 천재 라이프니츠 조차 주사위를 2번 던졌을 때 합이 9일 경우와 10일 경우가 같다고 착각한 것이 아닐까? 본 도서는 한정된 학습 시간 내에 경우의 수의 본질에 흠뻑빠지게 해준다는 점이 백미이다.


  • 확률은 어디까지 적용이 가능할까?
    확률은,
    • 반복이 가능하며,
    • 한 번의 시행은 우연에 좌우되지만,
    • 전체적으로는 수학 법칙을 찾아낼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다. 일상의 무한에 가까운 사건에서 확률이 관심을 가지는 대상 범위만 바라보는 프레임만 형성해도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데 중고교 과정에서 왜 이렇게 가장 중요한 것들을 먼저 알려주지 않는지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 도서가 정말 마음에 드는 점은 각 장의 초입마다 이런 확률의 본질을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배워볼만하게 징검다리를 놓아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나름의 체계를 구축하게 해준다.

    중복과 순서의 개념 또한 마찬가지이다. 순열과 조합의 개념이 등장하며 경우의 수도 다루기 만만찮아 지는데 일단 중복과 순서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들고 문제를 바라보면 경우의 수 문제도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한 기준점을 하나 들고 기준점과 달랐던 문제들로 나름의 체계를 갖춘다면 확률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중복과 순서


  • 일상을 확률 세계로 대응하는 감각

    “비율을 볼 때는 항상 비율만 보지 말고, 그게 현실 세계에서 뭘 의미하는지 구체화시켜서 생각해야 해요. 아니면 통계는 그냥 숫자놀음에 불과하게 됩니다.” - 오하이오의 낚시꾼

    통계에 대한 직관적인 인사이트를 선사하는 오하이오의 낚시꾼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인용한 글이다. 통계적 수치가 현실 세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노력하지 않으면 라이프니츠의 실수를 번복하게 된다.

    희박한 가능성에 믿음과 설득력을 부여하는 p-value를 남용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것도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숫자놀음의 한 일례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현실 세계를 확률과 연결할 수 있을까?

    통계와 확률의 귀납적 성질 때문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전체를 보지 못한 세계에서 전체를 보고자 노력하는 양상이니 훈련도 경험의 양이 중요하다. 경우의 수의 도움을 받아보고 많은 문제를 풀어보고 그렇게 다진 감각으로 현실 세계의 문제와 연결도 지어보고 그렇게 타고난 감각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점에서 본 도서가 가지는 장점은 다각도로 깊이 있는 생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예제들이 가득차 있다는 점이다. 예제도 그냥 양만 많은것이 아니다.몬티홀

    보통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2-3 단어 혹은 2-3 문장 정도의 가장 중요한 핵심 주제를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구체적인 부분들은 망각되지만 그 핵심 몇 문장은 평생 가지고 가는데 큰 문제는 없다.

    적어도 그동안 읽었던 수십 권의 확률 서적에서 가장 중요한 획들. 그러니까 무한의 확률 세계에서 나름의 체계를 잡아주던 기준들이 하나씩 예제로 등장한다. 그동안의 확률 서적에서 배웠던 것들을 총정리 하는 느낌이었고, 부족했던 감각은 보충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이 책 결코 기본서가 아니다. 밥솥의 뜸을 들이듯 사고의 영역에서 만큼은 그 어떤 책보다 심오하다.

    확률 학습 만큼은 확실히 다양한 문제에 대한 경험, 밥솥에 뜸을 들이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주변의 통계학과 출신의 지인들에게 확률과 통계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놀라웠던 것은 가르치니까 그런가보다하고 배워온 지식이 태반이라고 한다. 앞서 말한 뜸들이는 과정이나 현실과 결부시켜보는 훈련을 하기에 고도의 사고가 필요하여 지치기 일쑤고 그런 방식으로는 속도가 너무 더뎌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마치 수학을 학습하듯 엄밀하고 딱떨어지는 논리 전개로의 확률에 치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전의 앞면이 1000번 연속으로 나왔다면, 다음번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100%일까? 50%일까? 0%일까?

    조건부확률과 베이즈 정리가 왜 어려울까? 단순히 사전 분포를 사후 분포를 매핑하는 과정이 추가되어서? 내 생각에 베이즈 정리가 어려운 이유는 확률의 본질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뜸들이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게 계속 공식만 외우고 그렇게 배웠왔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쓰는 과정의 연속 때문에, 조금만 문제를 틀어도 머리속 사고력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최고의결혼상대

    비교적 직장인보다 학습할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학창시절이야말로 이 긴 뜸들이는 과정에 적합한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본 도서는 상당히 많은 문제가 등장한다. 비록 현실의 문제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그래도 상당히 유연한 사고를 위한 양질의 문제가 주어진다.

    3, 4장의 경우 온전히 문제로만 구성된 챕터인데 파트마다 별 4개짜리의 수능 난이도 문제가 등장한다. 물론 학생들의 입시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진리를 탐구하는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재미있는 것은 수능 시절 왜 이 문제를 못풀었는지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다시금 본 도서로 형성된 나름의 체계와 프레임으로 비춰보며 스스로의 사고 과정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고력을 가시화 하는 기분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즐거움이다.


마지막으로 본 도서를 추천하고 싶은 독자는 다음과 같다.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MCMC(Markov chain Monte Carlo)와 강화학습을 심도있게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예제들은 마치 퀴즈책을 푸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난이도가 녹록치는 않을 것이다. 수식으로 전체를 설명하지 않는 현실 내 문제들이 제법 숨어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풀어나가다보면 스스로의 사고력에 부족했던 기본기를 채워주는 느낌이 들 것이다.

  • 학생
    그저 문제를 잘 푸는 계산기가 되지 말고, 대학생까지 밖에 약빨이 안통하는 입시에만 집착하지 말고, 기초 과학이 어떻게 현실에 응용이 되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공부는 점수를 높이는 보람으로 하는 것이 아닌 진리와 답을 알고 싶은 스스로의 호기심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나는 알파고를 보고 수학을 이래서 배워야하는 거구나 하고 땅을 치고 후회했다. 기초과학이 왜 꿈을 이루게 하는지, 혹은 어떻게 돈이 되는지 그 과정을 본 도서를 통해 잘 익혔으면 좋겠다.벤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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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짝 심리학 2 -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병 한빛비즈 교양툰 9
이한나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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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만화를 좋아하는데 특히 한빛비즈 교양툰 시리즈를 참 좋아한다. 최근 리뷰를 올린 퀀텀(quantum)을 예로 들면 양자 역학을 이처럼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은 본 적이 없다. 첫 진입 장벽이 특수상대성 이론인지라 결코 입문이 쉽지 않은데 단 십여 페이지로 깔끔하게 정리해줬던 강렬했던 첫 인상을 잊지 못한다.

작년에 본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또한 일품이었다. 특히 6살이었던 아들 녀석에게 깊은 탐구심과 집중력을 선물해 준 책이라는 점에서 감사하다. 호기심은 흥미로 이어지고 발견과 깨달음은 무엇이든 집중하게 만든다.

본 리뷰에서 소개할 “할짝 심리학 2” 또한 이 교양툰 시리즈 중 하나이기에 믿고 볼만한 책이라 여겼다. 그동안 교양툰에서 느꼈던 여러 선례 덕분일까 이번 책 또한 기대가 상당했고 만족감 역시 기대와 일치했다.

요즘 시중에 출간되는 서적을 보면 심리학, 감정, 정신이라는 주제가 대세인 듯 하다. 아마도 직장으로 대표되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시간에 쫓기며 사는 인생 속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이런 주제를 다루는 책을 10권 이상은 읽은 듯 하다.

읽다보면 현재까지 밝혀진 몇가지 공통된 매커니즘이 등장하는데 이 책의 큰 장점중의 하나가 이런 매커니즘을 모두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문명의 발전속도에 비해 인간의 몸과 마음은 최초 인류 대비 거의 진화하지 않았다는 점, 도파민을 대표로 하는 각종 호르몬 등의 화학적 성분 혹은 약물이 인간의 감정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매커니즘을 들 수 있겠다.

만화의 장점은 역시 재미와 가독성을 들 수 있겠는데 각종 심리학 대중서적에서 이구동성으로 언급하는 단골 소재가 전달력 끝판왕인 만화라는 도구를 통해 전달한다는 것은 심리학을 어려워하는 일반인들에게는 소중한 기회인 듯하다.

물론 만화의 특성 상 대부분의 지면에 그림, 삽화가 포함되므로 한정된 지면 대비 전달하는 정보의 양이 적을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심리학과 감정 측면에 있어 전공 수준의 학습과 연구를 목표로 하지 않는 이상 우리 일상에 도움되는 지식을 얻는 것은 이 만화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할짝 심리학 2에서 다루는 굵직한 주제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었지만 매커니즘이 이해되지는 않았던 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 사이코패스 등을 다룬다. 더불어 한 때 유명했던 영화 뷰티풀마인드 주인공의 실존인물인 존 내쉬와 같은 천재들이 겪었던 질환도 소개되며, 절단 증후군이나 프레골리 망상과 같은 다소 신기한 질환도 소개된다.

이런 주제들이 평소 궁금했지만 진입 장벽이나 수준이 높아 다가서지 못했던 지식들, 혹은 그럼에도 알고 싶으나 주제가 우울하거나 무거워 왠지 다가서기 꺼려졌던 분이라면 이 책에 가장 적합한 독자가 아닐까 싶다. 만화 속 주인공의 대사들은 하나같이 유머러스하고 해학적이며, 책의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듯 마치 이말년 작가를 상기시키는 병맛(?) 화풍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친숙하고 흥미있게 궁금했던 주제들에 다가갈 수 있다.

도파민 등

특히 위 현상들을 직접 앓고 있다거나 혹은 주위 지인이나 가족들이 앓고 있어 본인이 응대하기 난처로운 상황인 분들께 짧은 시간내에 현실과 이론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리라 생각한다.

위 현상들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일반인에게도 상당히 유익한 부분이 있다. 주위와의 상호작용으로 갑자기 위와 같은 현상들이 발현된다면 응급히 본인에게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일종의 심리적 예방 주사를 미리 맞을 수 있는 기회이다. 더불어 우리의 정신 세계와 심리의 매커니즘이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이해하기 쉬워져 스스로도 몰랐던 행동과 판단에 대한 해석이 어느정도 가능해진다.

다소 무겁지만 우리의 정신을 알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지식들을 해학적이고 알기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획을 그을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점점 배워야 할 것이 많아지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주위 역시 해준다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해달라는 사람만 지천인 요즘의 현실에서 지피지기의 전략으로 먼저 나를 충분히 알고, 스스로의 정신을 튼튼히 하며, 상대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조금 더 현명하고 슬기롭게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바로 그런 점에서 본 교양 만화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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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쁨 중독 - 매 순간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미정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매 순간, 바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이 말은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어린 시절 나는 한강의 기적 세대로 일컬어지는 아버지 세대 분들에게서 게으른 것은 나쁜 것이고, 마음의 근심은 먹고 살만 하거나 한가해서 생기는 잡념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나 뿐만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청장년들은 게으름에 인색할 것은 물론,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반성하며 게을러지지 않도록 반성하며 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바쁨에 지칠 때마다 - 정확히는 시간 투자대비 별 효용이 없을 때마다 -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자주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면 삶의 의미나 행복이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도달하게 된다.

지난 30여년 간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양적완화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극도로 심화되었고 자본주의의 커다란 맹점을 보여주고 있다. 시스템 자체에 커다란 결함이 있는 것인가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세상 부의 절반을 상위 1%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 불만을 품기도 하며 관련 책들을 읽고 세계적인 석학의 고견도 들으며 노동, 시간, 자본에 대해 되짚어 보기도 했다.

이러한 내용은 2장에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책에 따르면 호모사피엔스는 30만 년간 40시간씩 일하거나 연간 300일 이상 일하지도 않았다. 4천년 전의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축제일은 6개월에 달했으며 그 기간에는 노동을 하지 않았다. 맥락이 유사한 또 다른 도서를 읽다보면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인류가 자본, 노동과 관련하여 투쟁해 온 역사를 읽어보면 노동이 일생의 시간을 얼마나 빼앗아 그만큼 행복과 건강을 위협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이렇게 바빠졌을까?

이 책은 크게 2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우리가 바쁨 중독에 빠지게 된 이유와 현실에 대해 다루며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다.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의 기본 욕구, 과학기술, 사회, 성차별, 인간의 본성 등을 두루 살피며 시간이 줄어들게 된 직,간접적인 관련 요소들을 폭넓게 훑어볼 기회가 주어진다.

또 다른 하나의 파트에서는 여유를 찾기 위한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무의미한 바쁨이라는 굴레에서 해방되고 사라진 시간을 되찾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노력으로 부터 깨달은 유용한 해결책을 몇가지 제시한다. 일부 효과적이라 생각하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 시간 지각(Time Perception)과 일정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고전의 진리는 여기서도 통한다. 이 해결책은 시간이 어디서 새어나가고 있는지 자신의 시간 활용을 측정하는데서 시작한다. 저자의 경우 공책 한 권을 준비한 후, 24시간을 30분 단위로 나눠 한시간에 한 번씩 3주에 걸쳐 스스로의 활동을 기록했다. 그 결과 인터넷 쇼핑과 SNS 활동으로 1주일에 3시간 이상을 쓴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는데, 저자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를 측정함으로써 몰랐던 진실을 알 필요가 있다.

    스스로의 시간 활용 패턴이 파악되었다면 다음으로 의미있는 작업은 일정표를 만드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개인마다 직업에 따라 시간의 활용 패턴이 다를 것이기에 각자의 특수성이 반영되어야 의미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경우 주말/주중 일정표를 나누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이를 통해 특정일에는 의미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SNS활동이나 이메일 확인 및 답변과 같은 업무 활동을 전혀하지 않음으로써 평소의 걱정과는 달리 그런 활동이 없어도 일상에 지장이 없음을 깨닫고 해방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 비교와 미디어 집착에서 벗어나기
    저자는 위 방법대로 시간을 지각하고 일정표를 수립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원인은 또래 압력(Peer Pressure)에 있었다. 스스로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일정표까지 수립했지만 또래와의 미팅에서 치과 예약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는 주장과 더불어 얼마나 바쁜지 설득하는 것이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일상의 착각으로 되돌아 왔다.

    저자의 조언과는 별도로 이 대목에서 난 습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했다. 나름의 방법을 스스로 고안하고 설득하였음에도 이를 꾸준히 이어가게 하는 성패 여부는 습관에 달려있는 것 같다. 어쨌든 저자는 미디어의 삶에는 상대방의 최선의 상태와 업적만이 올라오기에 비 현실적인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무의미한 바쁨 속에 빠뜨리지 않도록 경계를 권하고 있다.

  • 휴식과 삶의 균형
    과도한 근무는 일반적으로 6 ~ 10 %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고작 그 정도의 성취를 위해 많은 이들이 건강과 행복을 내주는 현실을 냉철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저자 역시 하루에 4시간까지만 집중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해 볼 때 그 이상의 시간 투입은 효과없이 버려지는 시간이 아닐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 뇌의 디폴트 모드와 연락을 주고 받지 않는 날
    휴식은 뇌의 정신 건강과 창조적 신경 상태를 도와준다. 뇌에 일을 지시하지 않으면 뇌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NN) 상태로 전환이 되는데 이 때 다음과 같은 일들이 발생한다.

    • 과거 사건을 불러들여 맥락속에서 살펴보고 도덕적으로 평가한다.
    • 미래에 대한 상상
    •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자신의 감정과 결정을 성찰 이는 창의적 사고와 혁신의 원천이 되며, 기억과 감정의 퍼즐 조각을 재구성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따라서 여가와 휴식은 선택적인 존재가 아니라 필수적인 존재임을 상기해야 한다. 더불어 업무 이메일 중독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월요일 하루를 연락하지 않는 날로 지정했다.

    “저는 하루에 2-3번만 이메일을 확인합니다. 급한 일의 경우 전화하세요. 그런데 정말 급한 일인가요?”

    다음과 같은 문구 하나만으로 실제 월요일에 연락이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어쩌면 우리는 해보지도 않고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 하루라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는 착각속에 빠져 사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이 시대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마치 선험 혹은 진리와도 같은 숙명에 의문을 던진다. 전제 조건의 진리 여부를 파악하고자 인류 전 역사를 살펴보고, 노동-자본-산업-문화-심리학을 살펴보며 인간의 특성에 대해 파악하고자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객관적인 지식을 토대로 스스로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렇게 스스로 재 정립한 삶과 시간의 가치관이 현실이 될 수 있게끔 저자가 먼저 시행했던 조언을 참고하여 실전적인 방법을 도출할 수 있다. 때로는 프레임을 바꿔보고, 때로는 과감해지는 방법으로 현실을 바꾸고자 시도할 수 있기에 한 번이라도 시간에 쫓겨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에게는 필독서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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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 어른을 위한 단단한 마음 수업
한덕현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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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복지센터의 불안장애 상담 건수가 올해 상반기 1만 8,931건으로 지난해 1만 3,067건에 비해 44.8% 늘어났다. 지난해는 한 달 평균 1,089명이었지만 올해는 3,155명으로 사실상 3배 증가했다([중앙일보] 2020년 9월 30일 자).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의 불안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위 기사는 시기적으로 코로나라는 중대 변수가 작용을 했을 것이기에 예년 증가세에 비해 두드러짐이 있겠지만 통계청의 자료를 살펴봐도 불안 증세에 대한 상담 건수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도 세월이 흐르며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 나이를 먹으며 책임감이 늘기 때문이라는 막연한 원인을 떠올리며 그러려니, 그러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뭔가 이상하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간은 줄어드는데 되려 알아야 할 것, 배워야 할 것은 늘어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렇다고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심리 자문 및 상담을 하고 있는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전문가 본인 또한 불안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한다.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인지, 왜 그렇게 불안해지는 것인지 몰랐던 매커니즘을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이었다.

책에 따르면 불안이라는 용어는 정신분석학의 무의식과 진실 추구 장면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이다. 정신분석학의 핵심은 무의식에 있는 바 무의식에게는 무의식이 기억하는 사실이 진실이 된다. 진실이 왜곡되거나 숨겨질 때 조차 무의식은 위험 신호를 보내는데 무의식의 주인인 사람은 이 신호를 불안으로 감지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수백년간의 연구 결과로 부터 도출된 진실에 가까운 지식이겠지만 실제로도 우리를 돌이켜봐도 상당 부분 수긍이 간다. 우리는 불안할 때 막연히 초조해하기만 하지 본능적으로 무엇이 불안한 것인지? 왜 불안한 것인지? 분석적인 모드로 돌입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마도 무의식 세계의 왜곡된 진실때문에 의식보다는 본능과 감정에 불안을 맡기는 것은 아닐까?


때문에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냉철히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몰랐던 불안에 대한 무지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 본 도서는 크게 2부로 구성되어있는데 바로 이 내용이 1부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비행기 기내에서 불안한 마음이 커질 것 같으면 억지로 참지 말고 승무원을 불러 응급키트나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만으로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다. 불안이 실재가 아님을 확인하는 절차만으로 일시적인 공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스스로의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불안 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감정은 어떻게 분화되는지 안정적으로 사는데도 불안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감정이 발생하는 매커니즘을 파악하며 불안에 대한 무지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1부에서는 불안이 무엇인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배움으로써 막연했던 실체를 명확히 바라보게 되며 상황마다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몇가지 팁을 얻을 수 있다.


2부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배운다. 2부의 장점은 사람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불안에 대한 거의 모든 케이스를 다룬다는 점에 있다. 직장과 목표에 대한 불안 외에도 결혼 생활과 친구 관계 심지어 실수를 두려워 하는 유형이나 자리의 무게를 감당하는 방법까지 국소적인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대응 방법을 익히게 된다.

개인적으로 낙관적인 성향을 타고 났기에 이 중 80%는 거의 경험하지 못한 불안들이다. 물론 읽는 독자에 따라 80%가 해당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상당히 폭넓은 유형을 다루고 있어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의 장점은 실제 사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각 장의 조언은 실제 상담 사례를 예시로 들고 있기에 빠른 이해가 가능하며 읽으며 직접적인 처치 방법 외에도 간접적으로 상황에 대한 진실을 마주할 수 있기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얻게 된다.


이렇게 불안의 실체에 대해 확인해보고 유형별로 조치 방법을 알고 나면 책을 덮을때 즈음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동안 어렴풋했던 불안의 실제가 고작 허상이었다는 것에 위안이 생기기도 하고 무의식이 멋대로 정의한 실체를 재정의하고 무의식을 다독거려줌으로써 삶에 대한 자신감 또한 상승한다.

평소 불안에 휩싸여 삶을 지탱하기 어려운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그동안 몰랐던 것들 그리고 몰랐던 것들이 생각보다 별 것 아닌 것임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상당 부분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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