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 만화로 배우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한빛비즈 교양툰 6
로랑 셰페르 지음, 이정은 옮김, 과포화된 과학드립 물리학 연구회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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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여러분도 자연 자체가 터무니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다.” - 리차드 파인만, 양자역학 강의中

양자 역학. 현대 과학에서 가장 어려운 영역이자 이해하기로는 끝판왕급 난이도를 자랑한다. 아무도 몰라서 이걸 언급하면 똑똑해보이는 착시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언젠가 밀레니엄 7대 난제 중 하나인 리만 가설과 양자 역학 중 무엇이 더 어려울까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난 모르지만 “모든 자명하지 않은 영점의 실수부가 1/2라는 추측”은 그래도 무슨 소리인지 알아는 듣겠는데 양자 역학의 매커니즘은 아예 이해가 안된다. 상식과는 너무도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AI에 관심이 많아 양자컴퓨팅 때문에 양자역학을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Q-bit이 정보처리의 기본 단위로 활용되어 현존하는 컴퓨터에 비해 기하급수적인 컴퓨팅 파워를 갖는다. 덕분에 자연스레 양자적 성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 양자 역학은 가끔 과학인지 철학인지 분간을 할 수 없다. 관찰이 일어나야 양자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입자 형태로 결정지어진다는 개념은 생각해야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고, 생각을 좋아하고, 철학을 좋아하고, 창의력을 좋아한다면 양자 역학만큼 무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의 폭을 넓히기에 좋은 주제는 없다.

문제는 양자를 알고 싶어도 잘 설명해주는 레퍼런스를 찾기 어렵다는 것인데 리차드 파인만도 이해 못한것을 누가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줄 수 있단 말인가.

여담으로 최근 스티븐 와인버그의 제3의 생각이 출간되었을 때 드디어 양자역학을 위한 레퍼런스가 나왔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현재 양자 역학에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천재께서 딱딱한 논문이 아닌 에세이로 책을 내셨으니 분명 기대할 법 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이해를 위해 시간차를 두면서 3번이나 읽었지만 리뷰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수준에 그쳤다. 과연 몇번을 더 읽으면 조금 아는 척은 할 수 있을지 스스로 되묻는 시간만 많아졌다. 확실히 기억하고 이해하는 구절이 하나 있는데 누군가가 와인버그에게 물리학이 뭐냐고 묻는다면 물리학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말만 해줄 수 있다는 겸손하고도 어찌보면 진실(?)인 회고뿐이다.

비록 제3의 생각을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금 리뷰하고자 하는 퀀텀을 만나 그 갈증을 상당부분 해소하게 되었다. 그동안 양자역학을 이해하고자 상당한 책을 읽어왔음을 자부하는 독자로써 감히 예상컨데 현존하는 책 중 양자 역학을 가장 쉽게 풀어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면 얻을 수 있는 것을 두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읽기 전) 양자 역학이 무엇인지 모른다. (읽은 후) 양자 역학의 “무엇을” 이해 못하는지 알게 된다.

장난하냐?고 반문하시겠지만 양자역학이란게 그렇다. 스스로 나 좀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 있으면 아무책이나 잡고 도전해 보라. 내가 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할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하겠다. 만화책인지라 리뷰하기 수월해서 다행이다. 본 도서의 스토리 중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굵직한 컷을 하나씩 소개할텐데 이 책의 요약본이라 생각하시면 되겠다. 핵심 주제컷 사이에 이해되지 않는 논리적 유추나 비약을 느낀다면 그 내용들이 여기서 소개되지 않은 책의 나머지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과학에 호기심 많은 독자일지라도 그동안 알고 있던 지식이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얼마나 적은 영역의 범위를 커버하고 있었던 것인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 간단한 문제
    먼저 간단한 문제를 내겠다. 빛의 속도는 약 30만km/s이다. 대충 달까지 1초만에 도달하는 속도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좀 감이 올 것이다. 당신은 똑똑해서 다행히 초속 29만km의 우주선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제 이 우주선으로 빛을 따라가보자. 3초 전 출발한 빛을 따라간 우주선과 그 빛의 거리(A)는 얼마이고, 지구에서 그 빛을 본 우리와 빛의 거리(B)는 얼마일까? 모르겠다면 A와 B가 같을지 다를지만 맞춰보자.

    답은 A=B이다. 왜 이런 답이 나오는지는 아래 그림을 보자. 속도가 빠른 물체의 내부에서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기 때문이다. 빛의 속도가 기준과 무관하게 언제나 일정하다는 것은 특수 상대성 이론의 시작이다.빛의속도

  • 시공간
    위 그림에서 이해한 바와 같이 시간과 공간은 하나로 이루어져있다. 아래 그림이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해준다.시공간

    중력은 시공간의 뒤틀림이다. 빛 또한 시공간의 뒤틀림을 통과하면서 착시를 유발하게 한다. 우리 눈에 관측되는 광원(별이나 혹은 빛을 내는 어떤 물질)의 위치는 실제 위치와 다른 이유 또한 시공간이 하나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GPS 또한 우리의 위치를 관측할 때 이런 현상의 오차를 보정하게 되는데 시공간이 하나라는 증거이다.

  • 소립자
    원자안에는 핵이 있다. 핵안에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존재한다. 둘은 쿼크로 이루어져있다. 쿼크는 글루온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쿼크 사이의 빈공간에 입자들이 생겼다 사라지는데 이것이 에너지이며 질량을 만들게 된다. 즉, E=mc^2이다. 이걸 왜 알아야 하냐고? 양자가 뭔지, 광자가 뭔지, 둘이 만나면 어떤 현상이 나는지 이해하기 위함이며 양자 역학으로 들어서는 첫 관문이다.시공간

  •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역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독자라면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무엇인지 정도는 충분히 들어봤을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상자속의 고양이가 죽었거나 살아있는 상태가 공존할 수 있다는 정도만 알지 실제 정확한 실험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잘 모를 것이다. 내가 아는 한 그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 책 또한 많지 않다.슈뢰딩거의 고양이
    슈뢰딩거의 고양이2

    정확하게는 위 그림에서 보다시피 방사능, 계수기 등의 실험 장치가 존재하고 빛의 파동으로서의 성질과 같은 개념도 등장한다.

    그런데 실험이 끝난 뒤 고양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그것은 상상에 맡긴다. 결과는 물론 이 책에 소개되어있다.(이 페이지보다 한참 더 뒤로 가면 그때 알려준다.)

  • 간섭무늬
    양자 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간섭 무늬 실험에 대한 설명이다.간섭무늬

    이 실험을 통해 아인슈타인이 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는지 알게될 것이다.

    나아가 미래의 행위가 과거를 변화시키는 마치 타임머신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얻게될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 공간이라는게 무엇인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시간만 어려웠지 공간은 별로 안 어려웠을텐데, 공간이 시간보다 어렵기 시작하면 적어도 일반인 기준에서 이제 양자 좀 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양자역학을 일반인이 다가갈 수 있도록 쉽게 풀어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그냥 쉽게만 풀어주는 것이 아닌 시공간, 소립자의 세계, 빛의 속도와 상대성 이론 등 양자 역학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 지식들을 먼저 쉽게 풀어주기에 그 가치는 더욱 빛이난다.

책을 사랑하고 과학을 사랑하는 AI에 관심있는 프로그래머가 그동안 양자 역학을 다루는 여러 분야의 책을 읽어봤지만 이 보다 쉬운 책은 본 적이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스스로 꿰지 못한 지식은 제법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해 왔음에도 의외로 몰랐던 지식이 상당수 있었다는 점이다.

쉬워보이는 만화책이 탄생하기까지 3년이 걸린 이유를 알겠다. 지식을 이해하고 대중의 눈에 맞춰 재 각색의 과정은 저자에게 쉽지 않은 여정이자 행복한 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세상의 진리로 다가가는 것에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그 끝없는 항해를 위한 가장 쉬운 나침반이 될 것이다. 혹여 호기심이 전혀 없는 사람일지라도 주위의 소중한 사람 특히 살아갈 날이 많은 자녀, 어린이들에게만큼은 꼭 이 책을 읽도록 추천했으면 한다. 양자 역학은 우리에게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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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이코노미 2021 - 비대면 경제 시대의 맞춤형 투자 전략
최성근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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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몰고온 순풍이 코로나-19를 만나 거대한 태풍이 되어버렸다.

언택트, 포스트 코로나로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고 그 중에서도 대부분 서민의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세계 각국이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퍼부은 유동성 규모는 무료 12조 달러. 게다가 오프라인 위주의 여행, 항공 등 사람과의 접촉이 필연인 대부분의 산업 분야는 쑥대밭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굳이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직종이 아닐지라도 내 주변에도 오프라인 위주의 산업 종사자, 자영업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그나마 적은 서민들조차 부동산, 주식을 필두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 부동산, 앞으로도 승승장구 할까? 지속적인 양적 완화와 정부 주도의 거대 유동성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는 분위기 인데..

  • 마이너스 금리 운운하는 요즘 같은 시절에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까? 과연 인플레 vs 디플레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까?

  • 미국 vs 중국 분위기가 심상찮은 것은 알겠는데 그게 정확히 세계에 아니, 그보다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거야? 그렇게 호들갑 떨만한 이슈인건가?

  • 제조업과 자영업이 쇠퇴하고 있다는데 그럼 도대체 뭐해먹고 살아야 하나?

  • 앞으로 어떤 주식 종목이 오를까?


이 책은 위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담은 책이다. 주식 시장의 위, 아래를 함부로 단정짓는 예언은 없다. 하지만 상방일지 하방일지에 대한 가능성이 어느정도 되고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를 팩트 위주로 설명하고 있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 아래를 정해주는 것이 아닌 어떤 매커니즘으로 위, 아래가 발생하는지 그 원리를 볼줄 아는 눈을 키우는 것이기에 그런 측면에서 본 도서가 개인적으로 매우 가치있는 책이라 평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질문들 중 상위 2가지 질문이 가장 궁금했다. 특히, 인플레 vs 디플레에 대한 지식은 언제고 명확히 정리해보고 싶었는데 그간 읽었던 어떤 경제서보다도 명확한 개념을 정리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읽는 과정에서 금리, 채권, 장단기 금리 정책,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기축 통화국이 아닌 국가들의 마이너스 금리의 의미, 국가 부채가 가져오는 변화, 미 연준 통화정책의 영향력, 원달러 관계 등 그동안 너무 궁금했는데 이런 거시 경제지표를 코로나 위주의 시선으로 한 눈에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런 책이 정말 필요해서 그동안 다양한 책을 읽었는데 부분 부분만 놓고 보면 상세하게 다룬 책은 많아도 전체를 아우르는 책은 정말 찾기 어려웠다.

이런 책을 찾는 과정에서 미국, 독일의 세계적 경제학자가 쓴 책도 읽었지만 세계 거시 경제 흐름에 대한 안목, 자본주의 체제의 맹점 등을 파악할 수 있어 뜻 깊었으나 그것들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길이 없어 답답하기도 했다.

이 책이 다루는 세계 경제, 국내 경제, 금리와 환율, 주식, 부동산 총 5개 섹터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파트가 금리와 환율 파트로 위에서 언급한 거시 경제지표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리뷰를 기회로 배운 것들을 정리해보고 싶었으나 분량이 너무 거대해져 별도 포스팅으로 블로그에 정리해 볼 예정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파트는 부동산 편이다. 유례없는 미친 상승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지 코로나의 여파로 흔들림은 없을지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모든 방향이 열려있음을 상승 요인, 하락 요인별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어 앞으로 어떤 지표와 현상을 눈여겨 보고 있어야 할지 판단하는 방법을 얻게 되었다.

특히, 그동안 유동성, 유동성.. 말만 많이 들었지 이게 어떤 지표를 확인해야 알 수 있는건지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었다. 그저 정부에서 돈을 많이 푼다, 양적 완화시대다 등으로만 알고 있었지 중앙은행의 금리 발표가 구체적으로 유동성에 어떤 과정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었는데 그 상세한 매커니즘은 물론 요구불 예금 잔액 추이나 M1, M2에 따른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등의 지표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 외 전문가들이 눈여겨 보는 정보, 지표, 자료들이 무엇인지 각종 유용한 지식을 투명하게 전달하고 있어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의 수준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읽다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경제학과 출신의 아내에게 조언을 얻어가며 읽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아내가 알려주다 재미를 느껴 나보다도 더 많이 읽은 듯 하다. 아내의 말인 즉슨 4년동안 학부에서 배웠던 것 보다 이 책 한 권이 사는데 더 필요한 가치들을 담고 있다고 극찬했다.

아내의 말이 맞다면 이 책만 제대로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으면 경제면 신문 기사 중 못 읽는 것이 거의 없을 것이고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이 몇 차원은 성장하는 기회이다.

앞서 언급한 인상적인 부분 외에도 미국 대선과 관련된 동향, 4차 산업혁명과 국내 경제의 추후 변화 예측, 동학 개미들의 저항으로 출발한 국내외 주식 시장 및 관심 섹터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담겨있다.

그 어느 때보다 희망적인 새해 메시지를 전하기 어려운 2020년이 저물어간다. 한해의 시작과 끝이 온통 코로나인데 그간 1년 간 경제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국내 실정에 맞게 잘 정리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내년을 살아가는데 든든한 느낌이 든다.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서민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 생각되기에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특히, 부동산 및 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들께는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보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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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을 활용한 금융공학 레시피 - 문과생의 코딩 울렁증과 이과생의 금융 울렁증을 한 방에 씻어줄 금융공학 사이다
김용환 지음 / 한빛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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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본 도서의 내용은 부제가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문과생의 코딩 울렁증과 이과생의 금융 울렁증을 한 방에 씻어줄 금융공학 사이다

즉, 본 도서는 2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 금융 관련 업무 종사자가 Python 코딩과 같은 IT 스킬을 얻고 싶은 경우
  • IT 업계 종사자가 금융 공학의 입문 지식을 탄탄히 다지고 싶은 경우

물론 가장 적합한 독자는 두 영역 모두 잘 모르지만 양쪽 다 관심이 있는 독자이다.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은 본 도서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듯 하다. 한 권의 책으로 두마리의 토끼를 완벽하게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어느 한 쪽을 심도있게 학습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특정 분야의 깊이가 부족해 보일 수도 있겠다.

나는 IT 업계 종사자로써 금융 공학의 지식이 부족한 유형으로 위 유형 중 후자에 해당하는 독자이다. 따라서 본 리뷰는 후자 유형과 유사한 독자분들께 보다 도움이 될 것 같다.

금융공학의 전반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퀀트, 투자 금융 등 금융 공학 분야도 굉장히 세분화 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 도서는 모든 금융 공학 분야를 다루진 않는 듯 하다. 저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거래소에서 주로 활용하는 금융 공학 혹은 금융 상품 개발과 관련된 공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선물, 옵션, 구조화 상품과 관련된 지식 및 이에 필요한 모델링을 다룬다. 선물은 이미 투자자로써 어느 정도 알고있는 지식이었지만 옵션이나 구조화 상품은 지식이 전무했다. 특히, 옵션은 예전에 누군가의 설명을 읽고도 쉽게 이해가지 않아 투자를 포기한 적이 있으며, 구조화 상품은 내부의 복잡한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는 커녕 단순한 주식 같은 펀드라고만 생각해 왔다.

개인적으로 본 도서를 읽으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2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선물, 옵션, 구조화 상품과 같은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내부적으로 어떤 모델링 기법을 사용하고 수학적 공식을 활용하는지 상세히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설명 또한 적절하고 쉬운 예시를 비유로 들고 있어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만족스러웠다.콜옵션

내용 전개 방식 또한 쉬운 예시를 통한 개념 이해를 시작으로, 엑셀로 구현하는 과정 속에서 자칫 프로그래밍 코딩 자체에 집중이 팔려 업무 도메인지식을 놓치지 않도록 배려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엑셀로 필요 수식이나 모델링을 구현하고 나면 실제로 해당 상품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이와 동일한 작업을 Python 코딩을 통해 마무리함으로써 금융 공학 지식을 한 번 더 복습 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금융에서 활용되는 프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으로 모델링으로 총정리를 하고 나면 한국거래소에서 돌아가는 업무나 그 외 금융 상품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두번째로 만족스러웠던 점은 블랙-숄즈 방정식을 다룬점이다. 금융 공학에 대한 깊이는 부족하지만 퀀트에 관심이 많아 예전에 금융 전공자들이 데이터 분석을 목적으로 참고하는 서적을 지인에게 빌려 읽은 적이 있는데 수식이나 그릭스 표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었다.블랙-숄즈

블랙-숄즈 방정식에 대한 설명과 이를 코딩으로 구현함으로써 내부에 숨겨진 의미를 명쾌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금융 공학에서 숫자와 금융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해야할까? 금융 관련 전공자들의 다각적인 시각이 다른 데이터 분석을 할때에도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비록 책에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이항 모형,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유한차분법의 위치가 어느 포지션에 해당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어 금융 공학으로 깊이 있게 넘어갈 수 있는 가교 역할의 기능을 갖춘 듯 하다. 적어도 금융 공학 지식이 부족한 개발자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서적이다.

반면 부족한 점도 있다. IT 업계 종사자라면 기술 측면으로는 약간 지식이 부족하다. 일단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의 모델을 적용한 예제가 없으며 좋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연구한 수학 공식을 코드로 표현한 느낌이 든다. 연역법의 충실한 표현은 있지만 귀납적인 형태의 모델링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블랙-숄즈 방정식이 도출되는 과정이 없어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구현하는 과정을 통해 대리 만족할 수 있어 큰 불만은 없다.

더불어 Python 고급 스킬은 많이 다루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금융 공학에서 활용하는 코딩 스타일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며, 선물 파트 부분에서 Pandas나 Numpy를 알기쉽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과 옵션 파트에서 최단 시간 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각화 방법을 다룬 점은 크게 칭찬할 만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비록 내게는 해당되지는 않지만 IT 실력이 부족한 금융 업계 종사자 기준에서는 Python과 친숙해지기에 이만한 책이 없다고 본다. 엑셀로 구현한 부분과 Python으로 구현한 부분을 비교할 수 있기에 프로그래밍에서 커버할 수 있는 스킬이 어떤 것인지 그 미묘한 감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부록에 Python의 기초를 다루고 있기에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무해도 본 도서 하나만 있으면 프로그래밍 세계에 입문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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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동산 세금 사용설명서 - 2020년 개정 세법에 맞춘 부동산 절세전략 가이드
김성일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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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집은 살때팔때가지고 있을 때도 세금을 낸다. 심지어는 안팔아도 죽을 때 또 세금을 낸다.(상속세) 또는 죽기전에 증여세를 내기도 한다.

집을 사는 순간부터 참 여러번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누구나 평생 한 번은 집을 갖고 있거나 가지려고 시도한다.

이 책은 평생에 걸쳐 일어나는 부동산 세금 지식을 집대성한 지식의 모음이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집을 사고 팔며 생기는 차익으로 돈을 얼마나 벌게될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지만, 그 과정에서 소득을 갉아먹는 세금에 대한 지식은 둔감하다.

특히 2020년에 들어서면서 수도 없이 잦은 부동산 관련 정책과 법안이 등장하고 있기에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앞으로 또 정권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도 모른다.

한치 앞도 모르는 부동산 정책과 불확실한 미래속에 평생 고민해야 할 부동산 세금에 대한 기초 개념을 튼튼히 다지고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으로 기초를 탄탄히 한 후, 변화되는 세법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면 내집마련 혹은 부동산 투자의 허와 실을 간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은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으며, 크게 6가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취득, 보유, 양도, 상속, 증여, 그리고 임대가 그것이다.

파트별 핵심 사항이나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 살 때(취득)
    집을 살때 내는 세금을 정리한다.
    • 취득세
      • (구매금액 * 2 / 3억 -3) / 100
      • 예시) 8억원에 산 경우

        (8억 * 2 / 3억 -3) / 100 = 2.33% = 1,846만원

      • 단, 4번째 주택은 4%. 임대 주택 등록시 감면 있음.
    • 인지세
      • 1억 ~ 10억 : 15만원
      • 10억 ~ : 35만원
    • 자금조달계획서 : 6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 제출 의무화
  • 보유하고 있을 때(보유)
    • 종합부동산세(공시가 6억 초과 시) 예시 주택(가) : 7억원 / 재산세 과표 4.2억 / 재산세 105만원 주택(나) : 2억원 / 재산세 과표 1.2억 / 재산세 15만원 2채를 보유하고 있다 가정 시,

      A = 120만원(재산세 합계)
      B = (9억 - 6억) * 90%(종부세법) * 60%(지방세법) * 0.4%(표준세율) = 64만 8천원
      C = 5.4억(재산세 과표 합계) * 0.4% - 63만원 = 153만원 (재산세 세율 적용)
      공제액 = 120(A) * 64만 8천원(B) / 153만원(C) = 50만 8,325원
      산출세액 = 162만원(종부세액, 세율 0.6%) - 50만 8,325원(공제액) = 111만 1,765원
      그 외 차감금액 : 세부담 상한 초과세액, 고령 공제, 장기보유 공제
      그 외 합산금액 : 농어촌특별세

      • 단,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9억원까지 비과세
      • 부부 공동 명의 : 12억원까지 절세효과가 있으나, 장기 및 고령 공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취득세는 공시가격 기준 4%만큼 부담해야 함. 보유기간에 따라 판단할 문제.
      • 동거봉양으로 인한 합가의 경우 혜택 부여
    • 지방세
      • 재산세 예시 : 6억 4,268만 4천원 기준(서울 중위 매매가격)

        3억 8,651만 400원(재산세 과표) * 0.4%(제산세 세율) - 63만원(누진공제) = 91만 2,442원

      • 지방교육세 예시 : 위 예시와 동일 기준, 재산세 산출세액의 20%

        91만,2442원 * 20% = 18만 2,488원

      • 재산세 도시지역분 : 위 예시 동일 기준, 재산세 과표 * 0.14%

        3억 8,651만 400원 * 0.14% = 53만 9,855원

      • 지역 자원시설세 추가 부과 가능성 있음, 주임사 감면 있음
  • 팔 때(양도)
    • 양도소득세 예시 9.5억 매수 / 19억 매도 / 4년 8개월 보유 실거주 시 / 1세대 1주택

      양도차익 = 19억 - 9.5억 = 9.5억
      과세대상 양도차익 = 9.5억 * (19 - 9억) / 19억 = 5억 (9억 비과세 적용)
      장기보유공제 = 5억 * 32%(실거주 4년*8%=32%) = 1.6억
      과세표준 = 과세대상 양도차익 - 장기보유공제 = 3.4억
      양도소득세 = 3.4억 * 40% - 2,540만 = 1억 1,060만원

      • 동일 조건 실거주 안할 경우 양도 소득세가 4,800만원 정도 더 부과된다.
      • 장기보유 공제율, 거주기간별 양도소득세표 참조(100 ~ 101p)
      • 일시적 2주택자 요건 확인 필요 (중복 가능 기간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
    • 농어촌특별세, 개인지방소득세 추가 부과됨
  • 상속
    • 상속세 예시 주택1 11억 / 주택2 10억 / 금융자산 7억 / 배우자, 자녀2명(18세, 25세)

      과세가액 = 28억
      배우자 공제 = 12억
      일괄공제 = 5억 = Max[(일괄공제 2억 + 기타 인적공제), 5억]
      금융재산공제 = 7억 * 20% = 1.4억
      과세표준 = 과세가액 - 배우자 공제 - 일괄공제 - 금융재산공제 = 9.6억
      산출세액 = 9.6억 * 세율(30%) - 0.6억(누진공제) = 2.28억
      세액공제 = 684만원(신고세액공제 3%)
      납부금액 = 산출세액 - 세액공제 = 2억 2,116만원

      • 과세가액 : 상속재산, 추정간주재산(보험금, 신탁재산, 퇴직금 등), 사전증여재산(10년 이내 증여액)
      • 공제 : 기초공제 2억(가업 및 영농상속은 별도 고려), 배우자 공제, 인적공제(인당 5천만원), 금융재산 상속공제, 동거주택 상속공제 등
  • 증여
    • 증여추정 배제기준 : 세법상 불법이지만 현실적으로 합법인 케이스가 존재 가능
    • 증여세 예시 : 증여금액 2억원 기준

      누진공제방식 : 2억 * 20% - 1천만원 = 3천만원 법률상의 계산 방식 : 1천만원 + (2억 -1억)*20% = 3천만원

    • 증여세 절세
      • 자녀, 배우자 공동명의
      • 세대생략증여 : 할아버지 -> 손주
      • 그 외 의사결정 방법, 시기 등 고려증여상속차이
  • 세무 상담 전 사전체크
    • 모두 말할 것(누락한 부분에서 과세되는 경우가 흔하다.) 소재지, 취득방법, 취득일, 취득금액, 처분일, 처분예정금액, 전체주택, 임대등록여부 등
    • 아는 지식으로 도출된 결론 중 불확실한 부분 중심으로 상담
    • 의사결정된 상태에서 질의
    • 타 전문가 재확인

이것으로 핵심 정리를 마친다. 주의해야 할 것은 리뷰 분량 상 위 예시들은 특정 상황에 국한되어 산출된 결과이므로 상황이 바뀌거나 구체화되거나 혹은 세법 적용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맹신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을 요약하자면 앞서 언급한 대로 인생에 주택과 관련되어 평생에 걸쳐 내야 할 세금 지식이 총정리 되어있다는 점이다.

즉, 한 번 샀다하면 평생에 걸쳐 취득, 보유, 양도, 상속, 증여, 그리고 임대 등의 사건이 생기고 그때마다 세금을 내야 하는데 책 한권으로 평생의 부동산 세금을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다.총정리

더불어 각 상황마다 직접 각종 신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안내되어 있으며, 절세 팁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아마도 저자분께서 평소 세무 상담할때 활용하는 본인만의 가이드 혹은 매뉴얼을 책으로 정리한 느낌이다.

쉬운 예시를 통해 이해를 돕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책의 가격도 매우 저렴한데다 분량도 많지 않아 짧은 시간내에 굵직한 내용 위주로 큰 숲을 그려볼 수 있다.

어차피 세법 관련 내용은 지겹고 어려워하는 사람이 대다수이므로 본 도서와 같이 필요한 핵심만 먼저 꿰뚫은 후 필요 시 세무상담이나 보다 구체적인 서적을 참고하면 향후 절세를 위한 좋은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특히 내집마련을 앞두고 있거나, 주택 취득 계획이 있는 분, 혹은 변경된 세법에 대응하여 절세하고 싶은 다주택자 분들께 권하고 싶다.

더불어 직접적으로는 아직 관계가 없을지라도 내집마련의 꿈을 가진 사회 초년생, 신혼 부부 분들께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당장 매매할 일이 없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처럼 짧고 굵직한 분량의 큰 줄기만 알아두어도 주위에 뜨는 분양, 매매 정보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져 준비된 자세로 부동산 투자의 흐름을 느끼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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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킷리스트 - 21세기 지식인들이 선택한 인생 책 12
홍지해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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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세가지를 책에 담긴 12권의 밀리언셀러의 표현으로 소개해 볼까 한다.

행동경제학의 완성으로 노벨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직관으로 움직이는 시스템1을 선호하기 때문에 책보다 유튜브나 TV 시청을 좋아하게 된다. 게다가 이성에 기반한 시스템2는 게으르고 나태하기에 책을 읽는 불편한 행위에 거부감을 느낀다. 즉, 스스로의 감정에 반하여 억지로 읽는 과정으로 자아가 고갈되는 것을 꺼려한다. 그럼에도 본 도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시스템2가 우리를 올바른 결정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세상 지식의 최전선에 논문이 있고 그 논문을 목차처럼 구성하는 논문을 리뷰 논문 혹은 메타 논문이라 부른다. 지금 출간되는 베스트 셀러 혹은 명작도 하나같이 어떤 책들을 인용하고 있는데 북킷리스트 12권의 책이 바로 그런 출처이자 근원지이다. 즉, 당신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은 책 대부분은 이 12권의 밀리언셀러를 인용하였다는 의미이며, 당신이 아직 읽고 있진 않았으나 꼭 한 번 읽어보기로 결심한 책이 있을지라도 그 책은 본 도서 12권의 책을 인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클래식으로 넘어가기 위한 교양있는 대중 가요의 징검다리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수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꾸준히 읽히고 해석되는 고전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다. 다만 그 내용이 어려워 일종의 커넥트 수단이 필요한데 본 도서에 소개된 책들은 내용은 깊이 있어도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현대의 표현과 사상으로 이루어진 책들이기에 고전으로 넘어가기 위한 좋은 징검 다리의 역할을 한다.

그 외 책을 대신 읽어줘서 편하다거나, 어려운 책을 알기 쉽게 요약해줬다거나, 분량이 줄어들어 읽기 쉽다거나,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조차 몰랐던 내게 무엇을 읽어야 할지 콕 찝어줘서 좋았다거나, 마치 저자가 요약본으로 다시 책을 집필한 듯 1인칭 느낌으로 재배치 되었다는 점들도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훌륭한 장점이지만 모두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말 중요한 가치는 앞에 열거한 세가지라 생각한다.

12권의 밀리언셀러가 각각 어떤 내용을 담고있는지 많은 도움과 더불어 감동받았던 핵심을 중심으로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보았다.


  • 호모데우스(by 유발하라리)
    • 저자 특유의 독특한 시각으로 인류의 미래를 예측한다.
    • 농업혁명 이전에 인지혁명이 있었다. 상상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존재하지 않는 신, 조국, 화폐, 이념 등의 허구를 믿는 협력의 힘이 문화를 탄생시키게 된다.
    • 산업혁명을 거치며 신이 맡던 역할을 인간이 대신하는 자유주의, 사회주의, 진화론 세 분파의 인본주의가 등장하였고 치열한 종교 전쟁으로 치닫는다.
    • 하지만 인간 역시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며 약물, 유전공학 등으로 믿음과 욕망도 통제할 수 있음이 밝혀지는 현시점 21세기 인류의 최대 의제는 불멸, 행복, 신성이다.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by 장 지글러)
    •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이었던 저자의 기아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린 책
    • 전 세계 인구의 25%가 빈곤 상태. 매년 700만 명이 실명. 22%의 인구가 영양실조.
    • 하지만 지구는 현재나 2배나 많은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을 만큼의 식량 생산이 가능하다.
    • 멜서스 이론 : 질병과 배고픔이 사회에 필수적인 기능을 제공하므로 기부를 반대한 이론으로 가진자들로 하여금 양심의 가책을 줄이는 것을 합리화하여 신봉된 이론.
    • 기아의 원인 : 전쟁, 사막화, 교육의 부재(아무도 실상을 정확히 모르고, 교육하지 않는다.)
    • 해결책 : 부르키나파소의 상카라가 취한 정책이 롤모델(자주관리, 철도건설, 인두세 폐지, 토지 국유화) + UN의 경제적 원조에 앞서 사회 구조를 바탕으로 개혁을 지원
  • 죽음이란 무엇인가 (by 셀리 케이건)
    •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논리와 이성 측면에서 삶의 의미를 고찰한다.
    •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었다는 이원론과 하나라는 일원론의 대립
    • 최선 설명으로의 추론 : 뼈가 찍힌 사진으로 엑스레이가 존재한다고 받아들이는 추론
    • 영혼, 육체, 인격의 관점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찾는 여정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독자로 하여금 깊은 사색의 문을 열어준다.
  • 생각에 관한 생각(by 대니얼 카너먼)
    • 인간은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존재라는 전통 경제학의 프레임을 뒤엎고 행동경제학의 완성으로 노벨상을 받은 저자의 생각에 관한 고찰.
    • 시스템1(직관) : 즉흥적으로 바로 떠오르는 생각. 의식적인 접근이 불가능한 영역. 부정확할 가능성이 높다. 경험하는 자아.
    • 시스템2(이성) : 집중을 필요로 하는 신중한 판단. 자아고갈을 일으킬 수 있다. 게으르다. 기억하는 자아.
    • 논리적 일관성 : 단어 -> 기억 -> 감정 -> 표정, 긴장, 회피 -> 연관된 기분 상승 -> 비슷한 다른 생각 -> 자기강화
    • 단순 노출 효과 : 단어나 그림이 반복되어 그것을 봤다는 사실 조차 모른채 대상을 좋아하게 된다.
    • 자아고갈 : 감정을 억눌러 노력하여 의지나 능력이 줄어들어 다른 일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 상태.
    • 소수법칙 : 표본이 작아 발생가능한 오류를 무시하고 시스템1에 의해 판단.
    • 기준점효과 : 머리속에 떠오른 값을 기준점 삼아 그와 가까운 숫자를 추정치로 내놓는 현상. 반대로 생각하기 전략으로 오류를 막을 수 있다.
    • 기저율 : 어떤 요소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통계적 비율 (예: 사서보다는 농부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의 수가 더 많다.)
    • 대표성에 기댄 예측 : 머리는 좋고 질서정연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은 기저율에 근거 농부일 가능성이 높음에도 사서라고 판단하는 오류.
    • 회상 용이성 어림짐작 : 회상하기 쉬운 것에 편향함.
    • 후광효과 : 대상을 단순하고 일관되게 유지하여 파악하려는 특성.
    • 효용성 : 기댓값이 합리적인 판단 기준임에도, 심리적 가치인 효용성을 중시하게 된다.
    • 낙관편향 : 근거도 없이 잘될거라 낙관하는 편향. 위험관리 정책으로 극복가능.
    • 손실회피 : 효용성은 재산의 상태보다 변화와 밀접하다. 위험관리 정책으로 극복가능.
    • 프레이밍 효과(틀짜기 효과) : 의사 전달을 어떤 틀에서 하느냐에 따라 전달 받은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가 달라지는 현상
    • 매몰비용 오류 : 회수할 수 없는 비용으로 인한 후회로 일상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
    • 판단과 선택의 역전 : 시스템1과 2의 모순으로 공동평가에 따른 시스템2의 가동으로 해결해야 한다.
    • 해결책 : 위 오류를 경계하고 심사숙고, 틀짜기, 정보수집, 위험관리 정책, 반대로 생각하기 전략을 가동
  • 오리지널스 (by 애덤 그랜트)
    • 와튼 스쿨 최연소 종신교수의 창의성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법에 관한 기록.
    • 성공한 기업가는 모든 것을 걸지 않고 안전장치를 하나씩 마련했다. 한 분야의 안정성이 확보되면 다른 분야 독창성이 발휘될 확률이 증가한다. 주변사람들의 등떠밀기도 한 몫 한다.
    • 평균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면 된다. 베토벤 600여곡 작곡, 아인슈타인 248편의 논문, 피카소 2만여점의 작품 등
    • 확증편향 경계, 긍정 오류 및 부정 오류 경계
    • 내 기업에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 즉, 약점을 먼저 내세우면 투자자로 하여금 정신적 방어막을 무장 해제 시키는 효과가 있다.
    •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
    •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 (즉, 아이 또한 행동보다는 성품을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 스스로의 회사를 망하게 만들 만한 아이디어를 장려하는 사내 문화가 중요.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by 빌 브라이슨)
    • 과학의 신비로움과 성과에 대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고자 3년간의 과학자를 찾아가 답사한 결과를 집대성한 책.
    • 우주의 역사 : 잡음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되었고, 뉴턴의 법칙과 중력이 발견된 일화를 시간순으로 열거.
    • 지구의 역사 : 지구의 나이를 찾아 떠나는 200년간의 흥미로운 가설들과 판구조론, 미생물의 발견 과정이 기술.
    • 인간의 역사 : 세포-핵-염색체-DNA(복제, 개성)-유전자의 매커니즘 기술.
  • 부의 감각 (by 댄 애리얼리)
    •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로 부터 돈 쓰기의 기술을 가르쳐준다.
    • 상대성 : 우리는 어떤 물건에 대한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즉, 동일한 다른 버전과 비교해 가치를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 ex) 흑진주를 다이아몬드들 가운데 진열하면 비싸게 팔린다.
    • 신용카드와 같은 후불제는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만들고, 기회비용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 기대치 : 모든 구매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ex) 사치품과 심장 수술비는 반드시 비싸야 한다.
    • 소유효과 :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경향.
    • 이케아 효과 : 불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노력이 투입된 제품에 대해 더 만족하는 현상.
    • 군중심리 : 다른 사람의 행동에 근거하여 판단을 기대려는 현상.
    • 공정함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 : 합리적인 가격 책정에도 억울하면 제 값을 안쳐주는 현상.
    • 율리시스의 약정 : 미래의 자신의 안정성을 위해 2040년 10월 18일과 같이 구체적인 날짜를 지정한 스스로와 대화하고 현재의 나에게서 선택권을 박탈한다.
    • 시간의 프레임 : 커피는 하루에 4000원이 아니라 1년에 1,460,000원입니다.
    • 자동이체의 활용 : 돈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기는 것이 좋다.
  • 오래된 미래 (by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 작은 티베트라 불리는 라다크에 16년 동안 머물며 자연의 회복과 공동체적 삶의 본질을 되찾기 위한 답을 제시한 책.
    • 라다크 사람들의 자립 정신, 절약 정신, 사회적 조화, 환경적 지속성, 내면의 풍요로움을 배워야 한다.
    • 아이들은 할머니에게 위로받고, 아이들은 노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부축하고 돕는다.
    • 서양 문화에 노출되며 스프롤 현상으로 그들의 문화가 파괴된 것은 산업혁명 이후 망가진 우리 문명의 축소판이다.
    • 국민총생산이 아닌 국민총행복의 지표가 더 중요해지도록 그들의 삶에서 우리가 잃은 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배워야 한다.
  • 몰입 (by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 몰입을 통해 삶이 좀 더 창의적이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지혜를 기술한 책.
    • 최적 경험 : 외적 조건(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압도되지 않고 자기 행동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상황
    • 플로우 : 현재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있는 몰입된 상태. 현재 삶을 즐겁게 만들고,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인류에 공헌하게 된다.
    • 플로우의 조건 : 능력이 많을 때, 목표가 명확할 때,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을 때
    • 최적 경험을 유발하는 가정 환경 : 부모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료함, 스펙보다 경험과 감정에 부모가 더 관심을 가짐, 선택권이 주어짐, 보호감, 기회를 제공하고자 헌신함 등
  • 랩걸 (by 호프 자런)
    • 연구자의 길을 선택한 소녀가 긴 시간을 견디며 멋진 과학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이자 자서전.
    • 숲이 10년 마다 1%씩(프랑스 크기) 파괴되고 있다. 무기물에서 당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우주에서 식물이 유일하다. 나무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 팽나무를 죽일 수 있는 병은 거의 없다. 이를 강화하는 오팔이 형성되기에 온도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
    • 거의 모든 과학분야가 미 국립과학재단 예산 73억 달러에 의지한다.
    • 진짜 과학자가 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그 목적에 가까워지자 모든 것을 잃을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해결책이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침묵의 봄 (by 레이첼 카슨)
    •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태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한 책으로 리우 회담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낸 책.
    • 곤충, 잡초, 설치류 등을 없애기 위해 약 200여종의 화학물질 제조. 무차별적 살생으로 이어지며 가장 문제가 되는 요소는 비소.
    • DDT로 대표되는 염화탄화수소 계열 및 말라티온으로 대표되는 유기 인산 계열이 주축. 소화기관이나 폐를 통해 천천히 흡수됨.
    •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적은 슬그머니 나타나는 병으로 기억력 감퇴, 정신분열, 우울증, 다운증후군, 암으로 이어진다.
    • 해결책 : 천적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 곤충이 만드는 여러 물질을 모방
  • 지리의 힘 (by 팀 마샬)
    • 지리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지 색다른 시각으로 저술된 책.
    • 미국 : 산맥과 바다에 힘입어 뒤로 물러날 수 있는 전략적 깊이 덕에 방어에 최적화된 지형. 알래스카의 금광 및 원유 발견, 영국 기지와 구축함의 교환, 루이지애나 영토 매입 등의 전략적 중요성을 돌이켜 본다.
    • 중국 : 티베트 승려들의 분신과 자유 운동에도 불구하고 신장, 티베트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황하, 양쯔강의 수원이자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
    • 러시아 : V자 모양의 북유럽 평원이 나폴레옹도 물리칠 정도로 천혜의 요새로 작용. 부동항의 부재가 미친 영향.
    • 유럽 : 많은 산과 계곡이 여러 나라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 됨. 서유럽과 남유럽의 지리적 차이.
    • 북극 :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항로와 북서항로의 중요성. 천연가스와 유전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짐. 영토 및 자원 분쟁으로 셰계에 독이 되지 않는 결정이 필요.

이로써 12권의 명작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여정을 마무리한다. 상당한 분량의 명작을 이미 압축한 본 도서의 내용을 한 번 더 압축한 것이라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였으므로 이에 유의하여 소재와 내용에 대한 소개 정도로 받아들이길 권장한다.

게다가 위 내용들은 모두 개인적인 기준에서 중요도가 높은 것을 간추린 것임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다른 시각과 지식을 가진 독자에게는 보다 중요한 가치를 가진 지혜와 지식이 담겨져 있을거라 믿는다.

여행의 목적은 가보지 못한 곳이 불러오는 신선함과 일상으로부터의 환기. 도전을 통한 삶의 활력 충족. 번잡한 현재에서 탈출하여 인생을 돌이키고 충전하는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본 도서는 정신적으로 여행 이상의 효과를 우리에게 전해줄 것이다.

때로 미처 알지 못한 나와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이해하고 감정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여 스스로와 주위를 납득하기도 하고, 인류가 쌓아온 잘못으로 인한 지구, 환경, 인간의 파괴에 대해 돌이켜 볼 수도 있으며, 미처 몰랐던 흥미로운 지식에 대한 탐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의 마음의 양식을 충만하게 해주는 명작이다.

읽기 전에 한가지 우려스러웠던 점은 본 도서의 저자들이 원작자들의 메시지를 얼마나 훌륭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었는데 이미 몇 권의 원작을 읽어본 독자로써 그 메시지를 훌륭하게 전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10번째로 소개된 랩걸의 경우 저자의 1인칭 시점을 재현하기 어려운 작품인데 마치 원작자가 작성했다고 느낄 정도로 완벽하게 재구성되어있다. 랩걸의 전달 수준이 이리할진데 다른 파트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스스로의 미래와 내면의 안식을 위해, 미래에 이어질 멋진 또 다른 양서와의 인연을 위해 일독을 권하며 본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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