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 대한민국 상위 1% 10대들의 특별한 경제 수업
김나영 지음, 정진염 그림, 이인표 감수 / 리틀에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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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사회과목 (우리 고등학교때는 정치경제라는 과목이 있었음) 내용 중 '수요와 공급' 부분이 나오면 저절로 주눅이 들어서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막 복잡한 경제 이론 설명들이 와닿지도 않고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그 파트에서 시험 문제가 나오면 그냥 틀리자 이런 맘이었으니 나의 경제에 관한 지식은 그냥 전무했다고 보면 된다. 

두남매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독서 수준과 함께 성장하고 새롭게 공부하는 경험을 하고 있는  나는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청소년 대상 책들의 높은 수준에 늘 감동받곤 한다. '우리 때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 내가 이 책을 당시에 읽었더라'면 하는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이론이나 거대담론서를 청소년 버전으로 쓰여진 책을 통해 새롭게 공부한다. 그런 차원에서 김나영 작가의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은 딱 그런 책이었기에 당장  나의 pick ! 이 되었다.


선택의 경제학 파트에서는 희소성, 기회비용, 한계효용에 관한 설명을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초코파이나 놀이공원이라는 소재를 통해 정말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다가간다. 무조건 쉽게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게 유도하면서 인생의 매순간이 'choice' 란  대목에서는 비록 아이들이지만 인생의 철학을 전달하는 효과도 있다.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의 논리를 여러 상황이나 사례를 통해 전달하면서 경제라는 것이 얼마나 합리적인 선택이 뒤따라야하는지를 자연스레 알게 해준다. 중간 중간 '경제개념 콕'이라는 코너를 통해 알아두면 상식이 되고 대화에 끼일 정도 수준의 다이제스트 지식도 제공하는 저자의 배려가 돋보인다.

시중에 나와있는 경제서적 중 부자되기, 돈벌기를 목적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는 화려한 책들이 많이 있지만 이 책은 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돈관리를 어떻게 슬기롭게 할 수 있는지 똑똑하고 현명한 경제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차분한 내용들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인 나도 가끔 저지르는 충동구매에 대한 경계심을 키울 수 있고 마치 본인이 전문 재무설계사가 되어 보는 경험도 책 속 '나선생' 과 함께 해볼 수 있다. 

정말 다양하고 복잡한 경제현상들을 '나선생' 과 같은 교실에 있는 느낌으로 주욱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책의 막바지에 이르른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아~ 아~ 이런거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책장을 넘긴 적이 실로 오랜만이다.


분명 중학생 정도의 청소년을 위해 작가가 쓴 책이지만 조금 똑똑한 초등 고학년이나 나같이 경제를 모르거나 경제이론을 무서워하는 어른들을 위한 시중에 나온 가장 친절하고 재미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  현직 교사인 저자가 <실험경제반> 이라는 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을 교육한  십수년 노력이 녹아있는 책을 쉽게 단 몇시간만에 읽어 버려 작가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다. 그 미안함은 주변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사줌으로써 상쇄할까 한다. 좋은 책은 나혼자 보기 있기 없기? ㅋㅋ 널리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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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도 미술이 될 수 있어요! 푸른숲 생각 나무 19
수지 호지 지음, 웨슬리 로빈스 그림, 정아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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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이가 이미 흘쩍 커버렸지만
어린이책 코너는 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내가 꼭 서점에만 가면 들르는 곳이다.
아이들 책이기에 거대담론이나 예술이론 사회현상 머저 쉽고 편안하게 이해시켜주는 책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독서왕 맞춤법왕인 10살짜리 조카에게 교양서를 골라주는 것이 나의 취미인데 미술관련 일을 하고 있는 나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책!!!
<쓰레기통도 미술이 될 수 있다!> 제목이 현대미술의 개념정의와 화두 그 자체다.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번역한 것인지 모르지만 편집진의 책제목 센스에 무릎을 탁 치고 이런 외국서적을 pick한 안목에 경의를 표한다.

책을 손에 잡고 한시간도 안되어 다 읽었지만
어른들에겐 알고 있는 지식을 체계화하고 재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어린이들이라면 미술을 보다 친근하게 느끼며 예술에 대한 기본 상식을 접하고 향후 지적 호기심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다리가 될 딱 그런 책이다.

주말에 빨리 조카에게 보여주며 그녀석의 반응을 보고싶다.
문화적 감수성은 어느날 문득 키워지는 게 아니라 이런 좋은 책들을 시작으로 많이 읽고 보면서 몸에 새겨지은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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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단단해지는 중입니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라이더가 전해주는 짱짱한 마음 근육 생성기
김영미 지음 / 혜윰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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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에 가서 즉시 구입하고 즉시 단숨에 읽어버린 책! 아이들 다키우고 열심히 살은 이땅의 아줌마로서 김영미작가의 용기에 큰 힘과 힐링을 얻고 말았습니다. 이제 나를 돌아보고 나를 사랑하며 살 때가 된 거 같습니다. 자전거 다시 배워서 보다 열정적으로 건강한 몸과 정신을 만들어야겟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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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 투 드라이브 - 스스로 결정하기로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성장 에세이
마날 알샤리프 지음, 김희숙 옮김 / 혜윰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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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새로운 꼰대의 대명사 586 세대로 조롱받지만 그 어떤 세대보다 격동의 현대사를 겪으며 정의롭게 살려고 애썼고 남녀차별에 저항하며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찾고자 했던 원조 페미니즘 세대에게 <위민 투 드라이브>는 실로 간만에 만난 가슴 벅찬 에세이였다.

 

비록 세대, 인종, 종교는 다르지만 본인의 의지로 세상의 편견과 싸워나간 마날 알 샤리프의 이 자전적 에세이를 읽으며 때로는 같이 분노하고 때로는 같이 공감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렀다. 긴박한 스토리 전개는 마치 흥미진진한 영화를 보는 듯 했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의 메시지는 거창한 구호를 외치진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전달되었다.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운전권이 신변의 위협을 당할 정도로 본인의 희생을 감수하며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니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부자나라이며 대학교육도 무상이어서 아주 살기 좋은 나라일 거라는 정도였는데 마날의 책을 통해 그 부자나라가 여성에게는 아직도 종교적 이유 혹은 사회 관습을 들어가며 봉건적 의무를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수백만명의 여왕이라는 미명하에 여성들은 남성이나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이슬람 율법은 여성을 억압하고 남성에게 종속되어야 하는 존재이며 남성 보호자의 동의없이는 어떤 주체적인 결정이나 행동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공공장소는 물론 심지어 직장에서도 남성과 말을 섞어서는 안되고 온몸을 천에 가리고 생활해야 하는 여왕(?)의 생활이라니 인간의 기본권인 자유 따위는 여성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어린 여자아이에게 강행되는 무지막지한 할례는 법이 금지하고 있음에도 아직 사우디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전통이다. 두 발과 두 손을 가진 인간이 혼자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되었다. 너무나 당연해서 이 지구상의 그 어떤 여성이 이런 당연한 권리를 위해 싸웠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하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투표권이 불과 백년전 여성들은 가지지 못했다는 것처럼 말이다.

 

어린 시절 가정교육의 영향으로 이슬람 원리주의자에 충실했던 마날이 현대적 교육을 받으면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과정들이 아주 솔직하게 묘사되어 더욱 공감을 준다. 그 중에서 대를 이어서도 행해지고 있는 가장의 폭력이 별다른 저항없이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안타까웠다. 우리나라도 내가 어렸을때만 해도 여자와 북어는 사흘에 한번 두들겨 패야 한다는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회자되고 심지어 동네 여기저기에서 매맞는 아내들이 도망 다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마날같이 똑똑하고 주체적인 여성도 그 어머니 세대가 겪은 가정폭력을 그대로 겪는 부분에서 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했다. 이슬람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여성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적이고 봉건적인 남성의 사고방식 개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과 사회에 뿌리박혀 있는 이 억압은 국가나 법이 나서지 않으면 근절될 거 같지가 않아서 화가 났다.

 

마날의 주체적 투쟁은 오히려 같은 동료들의 왕따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어떤 약자나 소수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는 무엇보다 연대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민투드라이브>가 세상에 알려진 것도 이런 연대의 결과이다.요즘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을 보면서 꼰대인 나는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모든 사람을 투쟁의 대상으로 타파의 대상으로 몰아가는 그들의 공격적인 태도는 80년대 원조 페미니스트인 나도 질리게 한다. 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인권운동이 아니라 연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설득력으로 세상 누구라 해도 그 인권이 짓밟히는 일이 생긴다면 함께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결국 나를 위하고 나의 딸, 아니 전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마날의 성장에세이를 덮으면서 20년 넘는 나의 장롱면허증을 떠올려보았다. 누군가에게 생명만큼 절실한 그 라이센스를 아무렇게 방치한 나란 인간을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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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목요일마다 우리를 죽인다 - 증오 대신 사랑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한 한 사형수 이야기
앤서니 레이 힌턴 지음, 이은숙 옮김 / 혜윰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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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평소 사형제도와 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증오 대신 사랑을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한 한 사형수 이야기'라는 이책의 부제에 이끌려 선택한 책이었다.

제목에서는 마치 가벼운 추리소설같은 느낌을 주지만 책장을 펼치는 순간 점점 주인공 앤서니 레이 힌턴에 몰입되기 시작한다. 며칠에 걸쳐 읽을 예정이었지만 도저히 중간에 맥락을 끊기가 어려울 정도의 흡인력이 있는 내용이었다. 마침내 하루를 온통 쏟아붓고 책장을 덮고야 말았다.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에 빙의되어 힘들었다가 용기를 얻었다가 희망을 품었다가 슬픔과 분노도 일었다가 마침내 주인공의 석방으로 인해 내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1980년대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의 미국인데 그처럼 인종차별과 편견, 무지막지한 사법제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 인권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수감자의 현실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레이 힌턴의 29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는 어떠한 배상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는 자신에게 잘못된 판결을 한 사람들을 용서하는 대인배였다. 자신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한 그 오랜 세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용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동료 사형수들과의 유대를 이끌어내면서 감옥생활을 버텨낸 정신력은 초인적이기까지 했다.

사형수를 수감하는 교도소의 비인권적 현실보다 강제적 죽음앞에서 공포에 떠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대목에서는 사형이라는 제도가 얼마나 잔인한지 다시금 알게 했다.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강제로 빼앗는 것 더군다나 사법권력에 의해 억울하고 무고한 사람이 발생했을 경우 이미 뺏은 목숨을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사형제도는 단연코 폐지되어야 한다는 확신마저 들게 한 책이다.

 

수년전 공지영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게 한 책인데

물론 전체적인 흐름이나 줄거리는 다르지만 사형제도가 인류에서 사라져야 할 이유를 증명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 힌턴이 그 힘들고 오랜 투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현실적으로는 브라이언 스티븐슨이라는 인권변호사의 조력이 컸지만 무엇보다 어머니의 사랑과 친구 레스터의 우정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본다. 어려서부터 인종에 상관없이 편견없는 사랑을 강조하고 하느님의 가르침으로 교육한 어머니의 막내 자식에 대한 믿음과 사랑, 30년간 빠짐없이 면회일을 지켜온 친구 레스터를 둔 레이 힌턴은 어쩌면 행운아였는지도 모른다.

 

석방된 후 대중연설가로서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인생역정을 마침내 승리로 이끌어낸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 더더욱 행운아다. 하지만 자유를 잃어버렸던 그의 30년 청춘은 무엇으로도 보상받기 어렵다. 만약 그가 중도에 대충 포기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타협을 했더라면 무죄를 증명할 길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의, 신념, 용기, 인간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고 사법제도와 인종차별 사형제도 같은 굵직한 문제제기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보다도 공정하게 편견없이 사람을 대해야 하는데 무소불위의 망나니같은 칼날을 마구 휘두르는 앨라바마 사법부를 보면서 현재 우리나라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일가에게 행하는 사법적 폭력이 연상되기도 했다.

 

두려움으로 점철된 수많은 시간을 버텨냈던 레이 힌턴의 삶을 보면서 일상의 소박한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달았다. 30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첫날 레이가 편안하고 깨끗한 침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화장실 바닥에 누워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대목에서 정말 가슴이 저려왔다.

 

소설같은 아니 소설보다 더 감동적인 실화 에세이를 읽으면서

재미와 감동 뿐 아니라 우리 사회 현상까지도 통찰해 볼 수 있었다.

중장년 독자는 물론이거니와

청소년들에게는 레이의 깊은 내공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일상의 소중함, 자유, 인권, 정의를 느낄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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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2019-11-1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 책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셔서 반가와서 댓글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