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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행동경제학 - 교과서에서 설명하지 않는 우리의 선택과 심리
김나영 지음 / 가나출판사 / 2025년 3월
평점 :
어렸을 때 들었던 말이나 읽었던 책은 늘 아주 힘이 강했다. 몇십년이 지나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뿐 아니라 나의 일생을 지배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창시절 나의 경우 '경제' 라고 하면 무조건 어려운 개념으로 생각했고 어른이 되어서도 대단한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이나 신경쓰는 것이라 지레 짐작했다.
그러나, 현직 중학교 사회교사이신 김나영 작가님의 실험경제 시리즈를 알게 된 이후는 그분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찾아서 읽곤 한다.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경제 이야기라 아주 쉽게 귀에 쏙쏙 머리에 콕콕 들어오기 때문이다. 청소년용이라고 해서 우습게 보면 안된다. 선생님의 설명이 쉬워서이지 책에 나오는 경제 원리들은 경제 지식의 기반을 아주 탄탄하게 만든다.
따끈따끈한 신간 <최소한의 행동경제학>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친절한 설명, 심지어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된다. 행동경제학이라는 개념은 부끄럽지만 처음 접했는데 책에 제시된 에피소드들이 소비생활을 하고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었던 내용들이라 정말 무릎을 쳐가며 읽지않을 수가 없었다. 아, 내가 이런 실수를 하고 있었구나, 나의 이런 소비속에는 이런 마음이 숨어있었구나를 매 페이지마다 발견할 수 있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지를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는데 이 책은 관계, 대화, 목표, 선택, 돈, 행복을 만드는 행동경제학 등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었다. 각 챕터에 나오는 경제 용어들 중에는 생소한 것들이 많지만 자세히 김나영 작가님의 설명을 듣다보면 저절로 이해가 된다. 우리가 평소에 별 생각없이 하던 소비습관속에 숨어있는 내면의 심리를 파헤친 내용들이라 공감과 반성은 물론 위로를 받기도 했다. 우울할 때 했던 소비는 이런 나의 마음을 반영한 거구나, 경제 전문가인 작가님도 같은 소비형태를 보이셨구나 하는 ㅎㅎㅎ
책 속의 여러 내용들 중 나를 부끄럽게 한 부분을 몇군데 고백하자면 나이가 들수록 불필요한 자기확신으로 일이나 관계를 그르친 적이 있었다. '내 말이 맞아!' 라고 외치기전에 다시 한번 의심해보라는 대목을 꼭 기억하고자 한다.누군가의 관계에서도 나의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이는 사람과만 거래를 하라는 부분도 명심하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았으면 확실한 고마움을 표시하리라 다짐했다.
'미끼효과'나 '앵커링 효과'에 낚이거나 흔들리지 않을 각오도 새로이 다지게 되었고 '매몰 비용'은 나의 경제생활 중 가장 고치기 힘든 패턴이어서 아프게 다가오기도 했다.
면접이나 발표에서도 행동경제학을 알게 되면 꽤 유리한 선점을 할 수 있는데 이런 꿀팁은 책에서 직접 찾아볼 수 있다. 책 속에서 내가 밑줄 친 내용들을 리뷰에 소개하고 싶지만 강력한 스포일러 일 뿐아니라 지식은 스스로 습득해야 내 것이 된다고 믿기에 이쯤에서 줄인다.
감정이나 편견, 혹은 나만의 착각(잘못된 확신)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심리적인 함정에서 탈피하는 여러 솔루션이 친절하게 나와 있는 책이다. 특히 요즘처럼 sns에서 남과의 비교를 통해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현실을 지적했는데 남과 비교하지 말고 니래의 나와 비교하라는 진정한 '상향비교'에 관한 언급은 청소년은 물론이거니와 성인 독자들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이다.
청소년의 이해를 위해 동원되는 에피소드나 부연설명이 아이들의 눈높이라고 해서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이해는 쉽게 그러나 행동경제학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성인들에게 담보해주는 품격있는 책임에 분명하다. 행동경제학을 알게 되면 합리적 소비와 합리적 시간활용을 할 줄 아는 진정한 '호모 이코노미쿠스'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