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와의 대화 -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앨런 로퍼 & 브라이언 버렐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하루 종일 로터리를 빙빙 도는 영업사원,고등학교 때의 작전밖에 기억나지 않는 쿠터백, 머리에 구멍을 뚫어야  살 수 있는 여자 등,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을 하루에 여섯 번은 만나야 하는 신경학과 병원.

우리가 알고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온갖 부조리가 가득하며 판타지를 넘어 터무니없기까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신경학을 간단 명료하게 인간의 두뇌를 이 동화속 토끼 굴과 같다고 비유한다.

 

p200. 신경학은 엉망이 된 뇌를 연구한다. 또 다른 현명한 신경과 전문의가 일찍이 나에게 말했다. "신장병 전문의나 비뇨기과 전문의가 되고 싶다고? 이봐, 신장? 그것은 소변을 만들지.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 이제 뇌를 생각해봐. 뇌는 시를 만든다고."

 

p19. 들어주는 행위 자체가 치로다. 제대로 들을 때 우리는 자세한 사항을 알아서 다음 환자에게 더 나은 의사 노릇을 할 수 있다...레지던트들은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수 있다. 그들은 진단과 치료,기술,척도,농도,복용량,비율,증가와 감소에 초점을 맞춘다.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그것들도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듣는 것을 잊지마라.

고도의 숙련된 의학적 기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것이 신경학이라는 것이다.

그가 도운것은 병을 낫게하거나 또는 상태악화를 늦추는데 그치지않고 진정으로 환자가 원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환자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저자의 가장 주된 목적이었다.

 

p234. 죽을 찰나의 사람은 보면 안다.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무릎은 푸르스름하게 된다. 루이스는 몇 번 조용하게 기침을 했다. 그 다음 나는 소리, 쉬익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속삭였다. "사랑해요. 여보. 안녕."

앨런 로퍼 박사는 스스로 산호호흡기 떼기를 결정하고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삶을 마무리 할 수 있기를 바라는 환자에게 마지막 시간을 만들어주며 기꺼이 환자의 바람을 도왔다.

환자의 끔찍할 고통앞에 부자연스러운 생명연장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아주 부질없고 의미없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p270. 행복은 선택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내가 알 바 아니다.

살고 시도하라.

-마이클 J.폭스-의 책 「럭키맨」에서 인용한 것.

 

p223. 모든 ALS환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들은 죽는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죽을 것인가다. 얼마만큼의 고통까지 참을 의향이 있는가? 얼마만큼의 신체 능력을 잃어도 견딜 수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짐을 지워도 될 것인가?

병이란 환자 개인뿐 아니라 온 가족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잊지말아야 한다.

환자가 겪는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타인에게도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는 이러한 질병들의 증상과 치료방법.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상당 수 무지할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가 병에 이미 병에 걸려있는 환자거나. 결국 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는 잠재적 환자다.

 

얼마전 나는 아버지께서 이름도 낯선 교모세포종이라는 원인불명의 악성 종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한번의 수술로서 완벽히 제거해내지 못한 종양으로 아빠는 서서히 인지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신체마비등의 우여곡절을 겪다 결국 폐렴에 다다랐다. 그동안 현대 의료과학 기술의 마지막까지 시도를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장 슬프게 만들었던건 의사도 손을 놓은 병앞에 가족이 도울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고통과 마음을 얼마나 헤아렸던가. 안타까움과 아쉬움 그리고 후회는 오롯이 남은 가족들의 몫이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루게릭이나 파키슨, 뇌종양, 뇌졸증 등 많은 뇌관련 질병들에대한 이해를 돕도록 실제 저자가 담당했던 환자들의 사례를 실었다.

그의 치료과정과 경험으로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환자들의 심리상태와 가족들이 겪는 심리적 물질적 고통까지도 자세히 이야기하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사연 각각은 감동적이고도 진정한 의사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한다.

의학적 저서로서 딱딱하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서술은 부담없이 누구나 쉽게 읽어 볼 수 있도록 잘쓰여졌으며 그의 위트도 살아있으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책은 보석이다."라는 추천글이 가장 공감되는 바다.

 

알렌 로퍼 박사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교수이며 영화배우 마이클 J.폭스의 알츠하이며 치료를 담당하기도 했다.

브라이언 버렐은 <뇌 박물관에서 온 엽서>의 저자다. 버렐은 저술 활동을 하며 신경과학응용에 대한 통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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