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열흘
아데나 할펀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p9.나는 오늘 죽었다. 황당하게도 솔직히 나는 안 죽을 줄 알았는데..(중략)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새벽4시 알렉스는 애완견 복숭아를 산책시키다가 빨간 미니 쿠퍼에 치이며 스물아홉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p334. 아마도 이런 게 아닐까 싶다. 파티가 끝나고 나서야 즐거웠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 말이다. 내겐 좋은 친구들이 있다. 좋은 직업도 있다. 현재의 삶도 마음에 들었다. 왜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

 

소설 속 죽음에 대한 공포나 슬픔 감정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편 철없어 보이기까지한 밝은 성격의 주인공과 작가의 위트가 돋보이며 읽는 동안 잦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알렉스는 그렇게 천국에 입문하게된다.그녀가 닿은 곳은 천국 중에서도 최고(?)단계인 7번째 천국이다.(이슬람교와 유대교에서는 천국이 일곱 개로 나뉘어 현생과 순차적으로 떨어져 있는데 절대자와 가장 가까운 쪽이 일곱 번째 천국이라고 믿는다._옮긴이)

그곳에서 돌아가셨던 조부모님들을 만나고, 맘에드는 남친도 사귀게된다.

살아생전 꿈꿔오던 모든 것들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알렉스의 수호천사 데버러가 그녀앞에 나타나다.

그녀는 이제 천국의 '입주시험' 치뤄야한다. 그녀의 과제는 '내 생에 최고의 여흘'이라는 주제로 자신에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이다.

일곱단계의 천국중 그보다 못한 곳으로 강등되어 조부모님과 연인을 떠나 홀로 네번째 천국으로 가게될지도 모른다.

기쁨도 잠시 실망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에세이를 작성한다.

 

그 첫 번째 날은 알렉스 자신의 탄생일이다.

불임이었던 부모에게서 10년만에 태어난 '기적의 아이' 그녀의 탄생일화의 시작으로

두번째 생애 최고의 날은 그녀의 절친 페넬로페를 만난 날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남부러울 것없이 자라온 주인공. 그런 그녀에겐 어두운 학창시절이 있었으며

자신을 도와준 생애 최고의 절친 페넬로페를 만난다.

돈이 얼마나 많아야 부자가 되는 걸까? 살면서 친구는 몇 명이나 필요한 걸까?

천국에서 이제 그 해답을 얻었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그녀의 생애 최고의 세 번째날

그 기억은 읽기 지루한 주인공의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반전은 있었다.

매일 보던 가족들과의 일상. 시끌벅쩍한 수다가 오가고 모두가 함께 평온히 웃을 수 있었던 날들. 그런 일상의 마지막 날이다. 조부모님이 아푸시게 되고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얼마 뒤 할아버지도 돌아가시며 그 모두와 누리던 행복은 이제 없게된다.

너무나 평범한 하루가 과거를 회상하면 그렇게 특별해지는 날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게 알렉스는 온 가족이 평소와 다를 봐 없이 보낸 마지막날. 알렉스는 그 날을 생애 최고의 세 번째 날로 기억한다.

 

남자 친구와 생애 첫키스를 하게된 날, 천국까지 동행한 사랑하는 애완견 비글 '복숭아'의 주인이 된 날, 카르페 디엠 정신을 떨치 수가 없던 그녀가 두고두고 추억이 될 자유와 환희,일탈이 최고조에 달했던 순간은 불의의 사고로 최악이 날이되기도 한다. 약혼자와 파혼을하며 힘들어하던 때 가장 사랑했던 엄마가 그녀의 소신을 자랑스러워하며 인정해 준 날,그녀가 자신만의 직업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게된 날들로 그녀에 에세지는 완성단계이 이른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동안 알렉스는 자신이 죽고나서 슬퍼하실 부모님을 꿈속으로 찾아가 만난다. 딸의 죽음으로 슬퍼하고 망연자실하고 계실 부모님께 못다한 말과 잘있다는 인사를 하고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절친들을 만나 못다한 말을 나누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였다.

 

반복되는 일상 그러나 무탈히 보낸 어제와 큰 사고없는 오늘...이 순간이 소소하지만 새삼 감사해지고. 오늘 낮 엄마와 함께 비빔국수를 해먹었던게 훗날 지우개처럼 잊어버리게 될일이 될지도 눈물나게 그리운 추억이 될 수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치니 무심코 보낸 하루하루가 점점 달라져 보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대수롭지 않았던 지난 일상의 것들에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마구 떠오를 것 같다.

 

일곱 번째의 천국에서 강등될것을 염려해 자신의 에세이에 최선을 다해보려던 그녀가 지난 2주동안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보며 느낀것은 어떤 반박도 부인도 논쟁도 의문도 제기할 수 없는 사랑에 둘러쌓여 있고, 아무도 그걸 빼앗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몇번째의 천국에 살게되건 상관없어진다.

 

「p358.제 최고의 날들뿐 아니라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속속들이 아는 사람들이 천국과 지상에 있습니다. 제가 최악의 날들을 보낼 때도 그들은 거기 있었습니다. 그들은 저의 배심원이고 그들의 평결이 어떤 것인지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중략)알아야 할 것들을 깨닫는 데 조금 긴 시간이 걸렸네요. 이상입니다.」

 

그녀는 일곱 번째 천국에서 사랑하는 연인인 애덤과 결혼을 하고 그곳에서 루스라는 이름을 딸을 입양하게된다. 그리고는 그토록 그리던 아빠를 천국에서 다시 만난다.

 

자신의 생애를 반성하며 깨닫는 시간.

알렉스의 수호신이 그녀에게 내주었던 '입주시험' 테스는 결국 그녀의 삶의 깨달음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에이미 아담스 주연으로 영화화되 만들어질 로맨틱 코미디 '내 생의 최고의 열흘'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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