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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서재 - 고독, 몰입, 독서로 미래를 창조하라
안상헌 지음 / 책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은이가 이건희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가 읽은 책들을 추리하고 그의 탁월함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책들이 그것을 밝혀주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예를 들면 책 초반부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Flow>이라는 책의 내용을 언급한다. 몰입은 어떤 행위에 깊이 빠져들어 시간의 흐름이나 주변의 상황에 대한 감각, 심지어 자신까지도 잊어버리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가리킨다. 자신이 무엇인가에 몰입하고 집중력을 발휘하여 뭔가를 해냈다는 경험은 즐거움을 가져온다. 내성적인 이건희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무언가에 푹 빠져 지내는 성향이 강하며 영화에 비디오에 빠져들듯이 사물의 본질을 이해할 때까지 무엇엔가 빠져드는 성향이 있다고 언급한다. 이 때 자기 목적성을 가지고 생산적인 몰입에 빠져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며 그의 탁월함과 연결 짓는다.
이 외에도 ‘존 코터’의 <위기감을 높여라>를 빗댄 이건희의 생생한 비주얼을 선택하여 주변 사람들의 위기의식 고조 방식, 디자인 혁명 스토리, ‘도몬 후유지’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인간경영>처럼 오직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집념 하나로 고통스러운 날들을 견뎌낸 이건희의 담금질 등의 이야기도 읽어볼만 하다.
이 책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책과 이건희와 연결 지어지는 부분은 ‘아이오넬 피셔’의 <혼자라는 즐거움>이다.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은 홀로 있을 때 빠르고 강렬한 직관이 생긴다고 한다. 홀로됨은 사물의 표면을 뚫고 본질을 제대로 볼 줄 하는 능력, 정신을 복잡하게 하고 주위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스스로 고독을 선택함으로써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건희는 초등학교 시절 엄격한 아버지 이병철에게 떠밀리듯 일본으로 유학을 보내져 오랜 시간 '조센징'으로 불리우며 타지에서 적응해야했고 본국에 돌아와서는 민감한 사춘기 시절을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익숙해져 생경해져버린 한국 문화에 다시 적응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혼자되었을 때 편안함과 안도감을 느끼는 내향적인 성격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 시절 그는 많은 시간을 홀로 보내며 세상의 원리를 이해하고, 사색을 통해 자신의 삶으로 확장시키며, 독서를 통해 그 사고에 탄력을 부여하면서, 노동을 통해 일의 구조와 원리를 익혀 현실에 적용하는 법을 배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모든 교육기관의 목적을 ‘창의 인재의 육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요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아이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혼자 있으며 관찰하고 사색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싹틀 텐데 학원이나 각종 과외에 쫓기듯 떠먹여주는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들의 실정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과 이건희의 탁월하고 비범한 행적을 연결 짓는데 근거가 빈약하며 때로 비약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칭찬 일색이어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균형을 잡아주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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