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에세이
이현아 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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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 왔다.

가족의 귀국 후 5개월 동안 집 학교 학원을 돌다가 우리에게 소박한 행복을 찾아 떠나왔다. 정부의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4인 규모, 개인차량, 독채 숙소 등의 규칙 하에 조용히 즐기는 중이다.

첫날 숙소는 <남해 이터널 저니>가 있는 곳으로 정했다. 섹션마다 큐레이팅이 잘 되어 있었지만, 그림책 코너는 아들이 6학년이 되는 해에도 여전히 나를 설레게 했다. 

그래서 올해는 전북 지역 선생님들의 그림책 모임인 <아틀리에 36.5>라는 모임에 들어갔고, 이 책도 만나게 됐다.

선생님들이 그림책에서 만나 자신을 돌아보고, 무언가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만난 사연들을 모아서 엮은 책.

 

아홉 분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그림책과 연결된 자신의 사연을 에피소드로 하나씩 풀어냈다.

내가 별로 공감하지 못한 사연도 있지만, 화장실에 달려가 자신만의 공간인 화장실에서 아이패드 드로잉을 하시는 워킹맘 샘에게나, 니체의 동정에 대한 의미를 우월감으로부터 오는 순간적인 안도감 같은 감정을 인정하기에 이른 서울 샘 이야기에는 정말 폭풍공감이다.

일과 육아의 동시성에 죄책감을 느꼈다는 고백이, 해외로 봉사활동하러 간다면 받게 될 주변의 평가가 좋았다던 그 선생님의 인정이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존재했음직한 보편적인 마음이었다는 걸 누구나 알지 않는가.

 

+) 김지혜의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도 나왔듯이, 백인으로 당연하게 받아왔던 대우들은 그것이 당연하지 않은 흑인들에겐 너무 높은 벽이다.

조건이 애초부터 갖지 않았던 구성원들에게 일률적인 ‘평균’에 도달하게끔 강요하는 것은 절대 그 기준에 다가갈 수 없는 평균 범위 밖의 사람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폭력이 될 수 있다.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에서 말한 개개인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인의 상황을 세심하게 고려해서 같은 기준으로 전부를 바라보고 ‘노멀’이 아니라 판단되는 이들에게 평균과 같기를 기대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동의한다.

 

++) 요즘 환경과 생태에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읽고 머뭇거림을 시작했다. 탄소를 발생하는 가장 큰 비율인 축산업, 동물의 권리를 생각하면 육식이 너무 그릇된 일로 느껴진다. 이를 생활에 적용하기가 힘이 들어 가끔 동력을 잃는데, ‘역지사지’로 인간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에 대한 그림책이 있다고 하니 읽고 나면 나의 비건 라이프가 더 확실해질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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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카시오페아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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