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적으로 살아갑니다 - 지금 여기서 행복한 고대인들의 생활철학
조지 브래들리 지음, 김은경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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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브래들리 작가도 말했듯이, 스토아학파 하면 금욕적이고 이성을 따르며 현실 세계의 쾌락은 멀리해야 한다는 사상가들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내 고등학교 윤리 시간을 소환해도 '스토아학파=이성 중심, 에피쿠로스 학파=쾌락 중심'의 공식만 떠오를 뿐이다. YOLO 라이프 패턴이 대세인 2020년에 당당히 스토아적으로 산다고 고백하는 이의 삶의 방식이 궁금했다.

    

 

14장으로 이루어졌는데, 가장 인상적인 챕터는 1장이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제목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라>.

 

.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문제: 의견, 동기, 욕망, 혐오, 노력, 근면, 인맥, 정보망을 형성하기 위한 수고, 장애물을 극복하여 유리하게 활용하는 능력 등

 

. 부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문제: (현대적인 해석, 과거에 이 카테고리는 없었다)

 

. 전혀 통제할 수 없는 문제: 신체, 재산, 명성, 사회적 지위, 다른 사람의 평판 등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갑자기 내 인생에 회오리가 휘몰려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옴짝달싹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스토아학파의 문제 나누기를 하면 좋다. 예를 들어, 아들이 외국에서 유학 중인데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수업만 진행 중이라 귀국을 시킬지에 대한 문제 상황이 발생했다. 괜히 유학을 보냈다는 생각에 미치자 나는 평점심을 잃고 후회로 인해 이성을 잃을 뻔했다. 남편이 이런 나를 전화 상으로 다스리며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니 마음을 괴롭히지 말라"라고 했다. 이 문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문제와 없는 문제로 나누어 보겠다. 첫째, 통제할 수 없는 문제는 코로나-19상황, 유학 중이었던 과정, 비행기 결항 등이다. 둘째, 통제할 수 있는 사항으로는 내가 남편과 상의해서 아이를 거기서 졸업시킬 것인지 한국에 데려올 것인지 그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귀국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가능할 것 같다. 이렇게 문제를 나누다 보면 걱정을 차지하는 아주 많은 부분들이 실은 내가 손쓸 수 없는 통제 밖의 상황이었는데 이 간단한 방법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됐다. 알자마자 바로 실천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실용적인가?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챕터는 자기 수련 과정 중에 '부정적 시각화'. 어제저녁에 설사로 몸 져 누워 이 수련을 실천해보았다. 요 며칠 목도 아프고 급기야 어제 설사 증세가 나타나니까 코로나 증세가 아닌가 걱정이 됐다. 내일 출장인데 회사에 갈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한 밤이었다. 그래서 자기 수련의 다섯 가지 방법, 1. 부정적 시각화 2. 자기 성찰 3. 빈곤 실천 4. 긍정적 행동 5. 자기 용서 중에 '부정적 시각화'를 소환했다. 더 심하게 아파서 병원에 실려갈 상황이나 체온이 37.5도씨 이상이어서 선별소에 가야 할 상황을 상상하는 거다. 그랬더니, 운전해서 집에 올 수 있고 돌볼 아이가 없어서 내 몸을 뉠 수 있다는 상황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상황이 크게 대수롭지 않아졌다. 나쁜 상황에서 '더 나쁜 상황'을 가정하면 그보다 나은 이 상황이 별거 아닌 게 되는 구조다. 이 또한 쉬운데 효과가 좋았다.

 

세 번째로 나누고자 하는 주제는 <4. 두려움을 없앤다는 것>이다. 이런 구문이 나온다.

 

전문가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만들 프로젝트에 매달린다. 미지의 영역으로 향하게 하여 자신에게서 발견하지 못한 측면을 탐험하게 만들어줄 일을 떠맡는다.”

스페인 출신 작가 스티븐 프레스필드가 한 말

 

모르는 영역에 발걸음을 내딛지 않으면 성장도 성공도 없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자에게 전문성을 획득할 가능성은 제로다. 물론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해보지 않는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것이 굉장히 떨리고 긴장되지만, 통제 가능의 여부를 나누어 내가 통제 못 할 부분을 휴지통에 던지고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만 열심히 매달리고 위기를 극복하면 새로운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전이 없는 자에게 전문성이란 없다는 말에 밑줄을 그어본다.

 

마지막으로 나누고자 하는 주제는 <13. 사회성>이다.

 

스토아학파가 현세의 행복이나 자아실현에는 관심이 없고 사후의 이데아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으로 현세를 사는 거라고 오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이다.

 

우리가 성장하고 진화하는 인간으로서 우리 자신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다섯 사람'의 평균 혹은 이들의 결과물'로 여겨야 한다는 이론.”

강연자 짐 론 Jim Rohn이 한 말.

 

의외로 스토아학파는 사회성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봤다. 평점심을 가지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며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하며 현세, 지금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을 최고의 선이라 본다. 따라서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이들이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옛말이 정말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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