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감탄스러웠던 점은 책 한권이 마치 한 편의 러브레터 같다는 점이었다.
예순이 되어 나이를 먹고 아이를 낳아 키운 딸은 이제는 어머니의 삶을 뒤돌아보고 어머니를 한 인간으로서 이해한다. 그녀가 걸어온 발자취와 희생들, 그리고 자식을 향한 사랑과 끝없는 헌신을 되새기며 감사해한다. 딸은 "치매"라는 병은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본질을 마주하고 끌어안을 수 있는 계기라고 성찰한다.
그렇게 딸은 어머니의 감정을 끌어안고 위로하며 사랑한다. "사랑이란 절름발인 상대를 내 속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절룩거리는 상대의 보폭에 나를 맞추는 것"임을 써내려간다. "당신의 기억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빈자리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매끄러운 조약돌을 하나씩 채워넣겠다"면서.
어떤 고통은 굳이 겪지 않아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후벼판다. 그런 고통을 겪으면 누군가는 그대로 무너지지만, 누군가는 그 고통을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킨다. 이 책의 작가처럼.
<혜화동 한옥에서 치매 엄마랑 살아요>는 단순한 간병 에세이가 아니라,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향한 딸의 저릿하고 절절한 한 편의 고백이며 러브레터였다. 애끓는 마음으로 한줄한줄 눈물로 써내려간 한 통의 편지다.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