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시간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육아서적이 아닌 것을 읽는 것이 얼마만인가?

세련되고 예쁜 표지...

처음에는 무척 경쾌한 느낌으로 가볍게 읽었다...

일본작가의 책이라 일본어를 번역 한 책에서 느낄 수 있는 문체와 함께....

그러면서 이런 느낌의 작가에게 일본의 '박완서'라니???하는 거부감 같은 것도 있었다...

결혼 9년 차의 평범한 아줌마인 나!!!

노리코의 말처럼...결혼이란 신앙 같은 걸 지도 모른다.

'하나둘 얏 하고 뛰어넘어서 단번에 신자가 되는 거죠. 뛰어넘지 못 한 사람은 언제까지고 될 수 없는..하지만 자유로운...'

그 때는 사랑하면 결혼해야한다고 생각했고...

모든 고민 요소를 단번에 뛰어넘어...남편 한 사람만 보고 결혼했다.(누구나 그럴지도 모르지만...)

누가 떠민 것도 아니고..완전히 자유로운 선택으로 말이다...

그리곤 유일신을 믿듯이 남편을 믿고, 사랑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해야한다고 믿었고, 지금도 믿고 있다..

그러면서 아이도 낳고...

또 노리코처럼...

남편이 화 내거나 삐지면 눈치를 보고, 내가 풀어줘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남편과의 사이에 흐르는 어색함을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이리 저리 남편 눈치를 보면서...결국엔 기분을 풀어줘야만 한다...

그러다가...나도 노리코처럼...

귀찮은 기분이 들고, 내가 왜?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놔 두어본 적도 있다..

이렇게 읽어나가다 보니...처음 느낀 경쾌하고 가볍기만 한 소설이 아니다..

갑자기...나의 생활이 오버랩 되어오고..생각이 많아진다..

옛날에는 여자는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결혼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늙어서는 아들을 따라야한다는...'삼종지도'가 지금은 우습게 느껴지지만...

노리코와 비교해본 나는 어쩐지...'삼종지도'를 지키고 있는 옛 유물처럼 느껴졌다..

보스 원숭이를 따라  아기를 안고 도는 어미 원숭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나 역시도 연극으로 서로에게 맞춰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고 또 행동하고...

견디지 못 하고 '그만해!'라고 말하기도 하고...

정말로 일단 말 해버리면 되돌릴 수 없게 될까봐 참기도 한다...

인간의 삶이란 인종이나 국가에 상관 없이 다 비슷 비슷 한 걸까? 아니면...작가의 통찰력과 상상력에 경의를 표해야할까?

사적인 시간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또 나에게 진정한 사적인 시간이란게 있는지도...

노리코가 생각하는 사적인 시간이라면 나에게도 전혀 없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노리코처럼 모든 것을 박차고 나갈 용기 또한 없다..

하지만...내가 선택한 그 것이 나의 유일한 사적인 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노리코의 입장이 아니라...고의 입장에서의 생활과 느낌이 궁금해져온다...

아무래도...책을 한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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