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후루룩? 라면이 후루룩!>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작하는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우리가 흔히 라면을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반대로 라면이 사람을 먹습니다. 가족들은 몰래 라면을 먹으려다 하나둘씩 라면에게 먹히고, 결국 그 안에서 서로를 만나지요. 두고 온 막내를 떠올린 가족들은 힘을 합쳐 탈출을 시도하고, 끝내 성공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다시 라면이 숨어 있어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남깁니다.
이 책의 매력은 의성어·의태어입니다. “꿀꺽, 후루룩, 호로록, 후후, 캬” 같은 소리는 단순한 흉내를 넘어 독자에게 라면을 함께 먹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아이들은 글을 읽으며 소리를 따라 하고 깔깔 웃으며 책 속 리듬에 빠져듭니다. 다섯 살 막내는 “봤던 그림책 중에 제일 재미있다”며 가장 크게 웃었고, 아이들과 함께 “라면 속에 갇히면 어떻게 탈출할까?”라는 질문에 상상력 넘치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책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이 이야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확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 또한 특별합니다. 따뜻한 붉은 톤과 제한된 컬러는 라면의 식욕을 돋우고, 동시에 시선이 산만해지지 않도록 핵심 요소에 집중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꼽은 최고의 장면은 라면이 “끄어어억” 트림을 하며 가족들이 탈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단순한 웃음을 넘어 책이 가진 소리, 움직임, 그림의 조합이 얼마나 생생하게 전달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시각적 질감과 색채, 소리와 움직임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놀이와 상상의 확장을, 어른들에게는 기발한 발상과 시각적 만족을 안겨줍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