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세 사람의 사랑이 있다. 부부인 쇼코와 무츠키, 그리고 무츠키의 남자 애인 곤. '아, 이런 사랑도 있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들의 관계가 사랑인가에 대한 모호함이 들기도 했다. 세 사람을 이어주고 있는 믿음이라는 끈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그리고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말하는 쇼코의 선택이 정말 세 사람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결국 나는 그들의 관계에 대해 이렇다할 내 생각을 정의내리기 보다는 말없이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편을 택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그들의 삶을 담담하게 담아내었듯이, 그냥 그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세 사람이 함께 하는 모습은 불협화음임에 틀림없지만, 그 모습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세 사람이 함께함에도 아름다울 수 있는, 위태롭지만 상쾌한 느낌을 주는 묘한 관계...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한다는 은사자와 많이 닮은 듯한 그들이 만드는 그들만의 사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