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 좋다. 슬픔을 간직한 사람을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말이 이상할 수도 있겠다. 나누어 갖지 못하더라도 덜어내 주지 못하더라도 곁에서 애써 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말을 솔직히 할 수 있다는 게 참 홀가분하다. 시집 [담쟁이] 부터 시화집, 지난 겨울에 나타난 시집 [고요로 가야겠다] 까지 도종환 시인의 글을 참 좋아한다. 이번 산문집 [상처와 결별하기] 를 읽으며 또 한번 마음이 저린다. 상처와 결별할 힘을 주는 그 저릿함은 나에게 확실한 회복이다. 오늘도 좋아하는 동네 책방에서 책을 읽는다. 산미있는 커피가 오늘 유난히 기분 좋은 이 곳. 교환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하여 책 제목도, 표지 그림도, 내용도 교환 주제인 '여름'에 어울릴 만한 책을 골라왔다. 그런데 난 그 책을 넣어두고 이 책을 전달해주고 가려고 한다. 어떤분에게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이유이든 얼만큼의 크기이든 회복의 힘이 되어 줄 작은 빛이 필요한 분에게 꼭 닿으면 좋겠다. 더운 여름을 핑계삼아 에잇, 날도 더운데 그 동안 괴로웠던 아픔이나 날려버려야겠다! 하고 싶은 그런 누군가에게, 핑계라도 있어야 날려버릴텐데 그 핑계가 나타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내내 상처와 슬픔을 품고 있어야만 했던 누군가에게 잔잔하게...... 책의 중간쯤 [이팝나무꽃 아래서] 라는 글이 나온다. 내가 별칭으로 쓰고 있는 '이팝'이 등장하니 이 책이 더 사랑스럽고 귀하다. 글의 내용처럼 이팝나무 밑을 걸어가며 사람들의 마음이 온유해지고 많은 위로를 받는 것과 같은 그런 책이 되기를. 도종환 님은 아마 천주교 신자이신 듯 하다. 나는 불교이다. 나는 이 책을 부적처럼 들고 다닐테다. 그런 독자여도 아주 좋아하실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어느 지점에 '고요'라는 시가 등장할 것만 같았는데 마지막에 나왔다. 품고 싶은 시이다.* 한길사(@hangilsa)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소중히 읽고 행복하게 서평을 올립니다.#상처와결별하기#도종환#한길사#서평단#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