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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마음 - 뇌, 몸, 환경은 어떻게 나와 세계를 만드는가
앨런 재서노프 지음, 권경준 옮김, 허지원 감수, 권준수 해제 / 김영사 / 2021년 6월
평점 :
꼼꼼히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독자인 나에게 <생물학적 마음>은 뇌과학에 대한 재미를 줌과 더불어, 뇌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으로써가 아닌 생물학 구조로서 뇌를 오해하지 않게 설명해준 저서로, 요근래에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 앨런 재서노프는 저변에 있는 뇌에 관한 신화를 해체하고 마음과 몸과 세계의 상호 관계 속에서 객관적으로 뇌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뇌를 먹는 인류에 대한 에피소드부터 출발하여 뇌에 관한 환상을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예를 들어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뇌에 대한 비유가 대중에게 주입한 통념이나, 뇌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현상, 심리학 분야와 정신질환에 대해서 당대 주류였던 연구가들의 논의 등 뇌에 관한 갖가지 이야기들이 작품에 담겨 있다.
저자는 뇌와 몸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사고방식이 뇌의 신비를 작동시킴으로써 인간의 행동 문제를 뇌의 문제로 축소시키고 있는 대중적인 양상들에 대해서 비판한다.
뇌에 관한 여러 가지 연구와 사례들을 통해 그럴싸하게 작동하는 뇌의 왜곡을 풀어헤치고, 뇌를 단독으로서의 신비한 존재가 아닌, 몸과 신체와 세계의 관계성을 유기적인 관점에서 자세히 말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을 읽으며, 뇌에 대하여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지 않고 나와 몸과 세계를 유기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때 나와 세상을 현실적인 시각에서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더 나아가, 저자는 뇌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개인의 마음과 행동뿐만 아니라 더 넓은 관점에서 뇌에 대한 통찰력을 통해 사회가 직면하는 문제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수 있기를 권고한다.
책을 읽으며 내가 뇌에 대해 무심코 품고 있었던 환상적인 이미지에 관한 몇 가지 오해들도 해체되었다. 이 책에서 언급되었던 시인 존 던의 ‘어떤 사람도 그 스스로 안전한 섬이 아니다’라는 구절이 뇌에 대한 논의의 측면에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으면서도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했다.
저자의 설득력 있는 주장을 통해 뇌와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환경의 관계성에 대해서 어떻게 재고하면 좋을지 인간의 마음과 근원에 대해 넓은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독자로서 바라본다.
책 속 한 줄
뇌를 이상화할 때, 우리는 사람들의 행동 방식에 대한 강력한 내부적 결정 인자로서 뇌의 역할을 부풀리게 된다. (...) 뇌의 신비를 벗기고 우리 주변의 영향 전체와의 연속성을 인식함으로써 뇌, 몸, 환경이 어떻게 힘을 합쳐 우리의 행동을 이끌어내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p.222
뇌는 어두운 공간에 내부의 빛으로 빛나는 신비의 등대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주의 빛을 다시 그 속으로 굴절시키는 유기적인 프리즘이다.
p.260
(본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