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
서정희 지음 / 마음터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흔히들 내집 마련하기가 제일 힘들다, 힘들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한다. 그래도 뼈빠지게 일하고 일해 모은 돈으로 겨우 자기가 다리 펴고 살 수 있는 집을 하나 마련한다. 그런데 과연 다리 쭉 펴고 있는 시간은 얼마나 긴가? 잠자는 시간 말고는 다시 그 지긋지긋한 직장으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이런 고달프고 힘든 삶 속에서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며 살아가야 한다고들 한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나이가 중년을 향해 치닫게 되고 청춘을 지나가 버린다고들 한다.

'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는 한 중년 남성의 에세이집이다. 그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을 이 책 속에서 펜을 통해 표현해뒀다. 자신이 느꼈던 것을 쓰는 것이라서 그런지 한 이야기로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닌 단편, 단편으로 되어 있다. 이 많은 단편들 중에서 놀란 깨달음을 준 부분들이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것을 말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이제 쉰이 넘어버린 중년의 남자이고 나는 이제 막 세상에 대해 알게 되는 청소년이다. 그래서 그런가? 그가 말하는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왠지 나에겐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을 하고 또 이해하려고 하니 깨닫게 된 게 있었다. 서정희 작가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일을 내가 다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버리라고 한다. 모든 일을 다하려고 하는 욕심에서부터 우울증이 시작된다고 한다.

"너는 정말 욕심이 많은 것 같아, 항상 끝까지 하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다 하려고 하잖니"

이말,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항상 주위에서 해오던 말이었다. 나는 내가 알 수 있을 정도로 욕심이 많다.그래서 가끔은 너무 무리하게 되고, 결국 스트레스로 다가오곤 했다. 비록 나에게 욕심이 우울증을 불러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큰 영향을 주었다.

맨 처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을 때에는 그저 '부모님에게 한 번 선물해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이 책을 읽어보니 꼭 중년이 아니라고 해도 이 책에서 느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 훗날 내가 나이를 먹고 먹어서 지금의 부모님만큼 먹게 됐을 때 이 책을 다시 한 번 펼쳐서 읽게 된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 책을 읽을 것 같다. 왠지 지금 이렇게 서평을 썼던 나를 추억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나에게 또 다른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 감사하다, 이 책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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