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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 소리가 ㅣ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18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조그마한 내 방에는 책상이 하나 있다.
책상 위에는 봉지 하나가 덩그러니 올려져있었다.
그 봉지 안에는 파랑,보라,노랑 등 여러 알록달록한
색으로 자신을 뽐내고 있는 책이 있었다.
그 책이 바로 이 번 서평의 주인공 '노크 소리가'이다.
'노크 소리가 났다.'
모든 단편 소설 앞에 나타나는 이 한 문장.
그리고 시작하는 이야기들.
이 책은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중 한 편이다.
호시 신이치는 이 시리즈를 내면서 수 백개의 단편 소설들을
썼다. 이 작가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작가의
뇌를 한번만 연구해보고 싶다.
어떻게 하면 수많은 반전을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형'
여러 소설들 중 가장 인상 깊었다 말하고 싶은 이야기다.
어느 한 남자가 사람을 죽이고 돈을 훔쳐 깊숙한 숲 속에
숨어있다. 두려움에 떨면서 연신 밖을 쳐다보곤 하는데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 노파가 인형을 사길
권했다. 그러면서 이 인형은 주술용 인형이기 때문에
실제 사람과 같다고 했다. 남자는 그 말을 듣고선 자기
머리카락을 그 인형 속에 넣었다. 그리고는 금고 속 깊숙히
그 인형을 보관했다. 자신을 평생동안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그러나 이게 웬걸 인형을 금고에 넣고 자신이
그 집에서 나가려고 하자 문이 열리지 않았다. 창문 또한
열리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금고에 갇혀있는 것처럼...
"아 ~ "
감탄사가 툭 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튀어나왔다고 하면 되나
다른 말이 필요 없이 그냥 감탄사만 연발되었다.
호시 신이치의 책들은 나를 현실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여행자로 만든다. 그리고 책은 가이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가끔씩 의문을 느끼게 되는데 왜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되는 걸까.
인형에서도 주인공은 결국 집 속에서 갇혀 평생을 거기에서
갇혀 사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주인공이 살인강도 짓을 해서 그런 건가.
아마 작가는 사회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 같다.
작가의 이러한 사회 비판을 책 속 여행자인 나에게 왠지 모르는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물론 즐거움과 신비로움을 주기도 하지만.
'노크 소리가' 이외에도 플라시보 시리즈의 책이 한 권 더 있어
총 두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두 권이면 됐지 않나 하겠지만
역시나 인간이지라 더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하하
앞으로도 호시 신이치의 책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한다.
나를 다시 책의 여행자로 만들 수 있게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