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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몸,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이 책에선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삶에서 무엇인가 잘목되어 갈 때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자기 만족을 가져다줄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비난한
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얼덩이가 가려운 사람이
머리를 글고 있다.
긁어도 긁어도 가려움이
사라지지 않네
나의 스승 아잔 차께서 하신 말씀이다. 자신의 삶의 문제를 놓고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은 당신의 엉덩이가 가려운데 계속해서
머리를 긁어대는 것과 같다.>
글귀를 읽으면서 예전의 일이 하나 떠올랐다.
예전에 학교에서 기말고사에서 평소보다 나쁜 점수를 받아 기분이
나빴던 적이 있다. 그 때 난 집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던 동생을 불러
"니가 집에서 조용히하고만 있었다면 이렇게 성적이 나오진 않았을꺼야."
내가 뭐라 하는 것을 들은 동생은 눈시울이 빨게져선 엄마에게 가
이 얘길 말했고, 난 엄마에게 혼이 났다.
이렇게 분명히 시험을 잘 못 본 건 여동생의 잘못이 아닌 내 잘못이었다.
그런데 괜히 동생의 기분을 망치고 혼날 것도 더 혼나게 된 것이다.
결국 난 가려운 엉덩이는 긁을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애꾸준 머리를
생채기가 날 정도로 글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분들은 살아가면서 잘못을 하고선 친구, 부모님 혹은 다른 사람에게
괜히 화를 내보진 않았는가?
가려운 엉덩이를 피해 괜히 팔이나 목을 긁어본 적이 없는가?
이렇게 이 책은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다. 그럼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책 읽기를 중단하고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생각이
끝난 다음엔 나도 모르게 다짐을 하게 된다.
'이젠 머리, 팔이 아닌 엉덩이를 긁어야겠어!'
비록 이 다짐이 반드시 지켜질지 어떨진 확신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생각을
하고 다짐을 했다는 것은 나 자신이 잘못했던 일을 반성하긴 했다는 것이니,
그래도 뜻 깊은 행동이 아닌가?
멈춰서 생각하고 다짐하고 다시 책을 들어 읽다가 다시 멈춰서 생각하고
다짐하고 이런 식으로 책을 읽다보니 평소보다 2배 넘는 시간이 들었다.
보통 1시간도 제대로 앉아있지 못하는 내가 4시간 넘게 이책에 빠져있었다는
것이 실로 놀라웠다. 이렇게 이 책은 나를 생각하고 다짐하게 하면서
또 집중하게까지 만들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