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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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는 지역의 기차역을 가기 위해선 항상 들려야하는 길목에 길이 15m는 넘어보이는 메타세콰이어나무길이 주루룩 30m정도 늘어져있다. 6살 아빠 차 뒷좌석에서 봤을 때도 그대로였고, 지난주 주말에 봤을 때도 그대로다. 내 주변에 있었던 사람, 환경, 내 얼굴을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그 나무는 항상 똑같다. 참 세월이라는게 무상하다.

 우연한 기회로 접하게 된 책 <<할매>>에서도 60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는 팽나무를 중심으로 한국, 특히 서해 지역의 역사, 그중에서도 팽나무 주위를 살았던 인간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초반부 팽나무가 어쩌다가 이 자리에 터를 잡게 됐는지까지의 전개가 개인적으로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역시 황석영은 황석영이다. 한 번 흐름을 타니 200여 페이지가 후루룩 읽히는 몰입감이 좋았다. 

 이 책을 통해 각자 느끼는 소회는 다를 것이다. 수많은 침략을 견뎌야했던 한민족의 아픔을 읽힐수도 있고, 천주교 신자로서는 신자의 관점에서 아픔을 느낄 것이며, 동학운동에 대해서도 생각해볼수도 있다. 허나 2025년 겨울의 나는 이 책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읽었다. 공수래공수거라지만 새삼 공허한 책이다.

 가을은 진작에 지나갔고, 슬슬 한파주의보를 알리는 겨울의 초입, 


이 한 마디로 추운 겨울을 위안 삼을 수 있는 책이었다.    


#광고 #협찬

"그냥 자기를 먹이기 위해 일하며 사는 재미가 있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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