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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1년 4월
평점 :

소설이 싫었다.
소설을 읽는것이 시간이 아깝다 여겨졌다.
하나라도 더 지식을 넣기 위해 아둥바둥했던
조급해 했던 시간 속에 지내던 나였다.
독서 편식이 심했던 나에게 온 조정래 장편소설 인간연습
소설이라는 것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인간연습이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들었다.
뭔가 얻을수 있을까...?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인간의 삶,
그것은 결국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연습'이다.
앞에 나온 문구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
인생에 대해 깨달음을 얻을수 있는 내용일까?
몇장을 읽어내려 가는데 나의 기대감은 머리아픔으로 변해있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담겨있었다.
몰락한 공산주의, 간첩, 강제전향, 사찰, 반공 등등..
내가 겪어보지 못했기에 또 이런 이야기가 지금에 와서 무슨 소용인지
배고프지 않은데 꼭 먹어야 하는 밥을 앞에두고
꾸역꾸역 먹는 것 같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소설스테디샐러 라는 조정래 장편소설 인간연습
그 이유가 알고 싶었다.

인간연습은 박동건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윤혁.
박동건과 윤혁은 북한에서 남한으로 투입된 간첩이였다.
간첩질을 하다 잡혀 모진 고문을 받다 강제 전향이 되어
경찰의 감시하에 살아가는 사람들이였다.
그들은 공산주의를 찬양했다.
하지만 남한에서 접하게된 소련의 패망과
비참한 북한의 현실과 마주하곤 무너져 버렸다.
평생을 바쳐온 이념과 이상의 몰락.
자신의 사상이 송두리째 뽑히고 부정된 사회에서
박동건과 윤혁은 쇠약해져갔고,
박동건은 견디지 못하고, 죽게된것 같다.
박동건의 죽음에서 시작한 인간연습은
윤혁의 끊없는 독백과 주변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행복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인물을 하나씩 등장시키며
역사적 배경을 이어나갈 때는 알수없는 거부감이 들었다.
역사가 너무 어려운 나였기에..
하지만 이내 나의 책 읽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으며
인간연습에 빠져들게 되었고, 예상보다 빠르게 읽었다.
우리는 내가 알지못하는 것에대해 거부감을 갖는다.
나와 반대되는 사상에 대한 반감도 갖고 있다.
또한 실패한 것에 대해 역사적 판단을 내린다.
무엇을 위한 판단이며 무엇을 위한 거부감인가?
인간은 왜 살아가는 것일까?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일까? 돈을 벌기위해 사는 것일까?
인간연습에서 윤혁이 결국 작은 행복을 찾게된 과정을 보며
다시금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믿고 있는 것들. 이루고 싶은 것들. 그 반대에 있는 것들.
나는 왜 싸우며, 싫어하며, 치열하게 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믿고 있는 것들이 무너지게 될 때, 나는 어떻게 될것인가?
내가 이루고자 하는 행복은 내 옆에 있는것이 아닐까.
인생에서 수많은 시행착오 연습을 통해
나는 참다운 나 행복한 나로 겁듭나게 되는 것일까?
인간연습을 곱씹으며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조정래작가의 인간연습은 그 안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그 당시를 살아갔던 인물 내면의 갈등을 통해
내 인생을 고찰하게 하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소설스테디샐러인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