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이꽃송이 지음 / 휴앤스토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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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일간의 세계 여행, 눈부신 세상을 만나다!"

 

 

이꽃송이라는 여성이 서른 하나에 배낭여행을 시작해 서른 셋에 돌아온 715일 간의 여정을 책으로 펴냈다.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자는 모토로 살고 있다는 그녀의 여행에세이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를 만나보자.

유럽, 아프리카, 남미, 미국. 4대륙 55개국 179개 도시를 여행했다. 주로 히치하이킹, 카우치서핑, 워크어웨이로 이동과 숙식을 해결했다. 큰 배낭에 작은 텐트하나를 챙겨 다니며 길에서 자는 것은 다반사였다. 그러니 여행비용도 최소화가 가능하다. 그렇게 다니다 보면 비슷한 여행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런 여행을 하는 장본인도 놀랄만한 이들이다. 리스본에서 만난 온두라스 출신의 여행자는 6년 째 여행중이라고 해서 어떻게 여행경비를 마련해서 다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하루하루 길에서 저글링을 하며 돈을 번다고 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하루 자면 되지!”라는 간단한 답이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는 삶, 의식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사는 것, 그것을 그들은 여행이라 불렀고 저자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처럼 한 번도 이런 여행을 경험해보지 못하고 부러워만 하는 이들이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면 부러움을 너머 걱정스러움이 앞설 것이다.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형화된 사고틀을 수시로 접하며 살고 있으면 저렇게 사는 것은 미래가 없는 암울한 인생일 뿐이라고 여긴다.

 

 

이렇다할 직업없이 오랜 기간 공시생으로 살다가 올 여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동생의 사례를 보면 더 그렇다. 수년간 낙방만 하고 나이는 마흔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동생에게 나는 부모님 고생 그만 시키고 다른 길을 알아보라고 하다가 드디어 합격한 것이었고 우리는 존버정신의 승리라고 축하해주었다. 그런데 합격이 끝이 아니었다. 그 후로 이어지는 주위 사람들의 또 다른 종용. 이제는 결혼에 대한 압박이었다.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집도 사고... 어쩌고 저쩌고... 동생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듣으리 나는, 숨이 막혔다. 타인의 삶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관심과 격려라며 그러는지 몰라도 우리가 잘 산다! 성공했다!고 여기는 삶의 방식이 얼마나 한 방향인지 재확인했다. 쓸데없는 오지랖과 참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안정적 삶에 대한 추구가 인간의 기본 욕구인 것은 맞지만 남과 똑같이 살아야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은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저자도 아마 여러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취직해야지, 시집가야지, 여자 혼자 위험하게 어딜?등등...

이러한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난 그의 행동은 용기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홀로 다니는 여행길에서 자유로움을 느꼈겠지만 위험천만한 상황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택시에서 내리다 배낭을 홀랑 날치기 당하거나, 열이 불덩이 같이 올라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것은 오롯이 스스로의 몫이었다. 누군가와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보며 추억을 쌓는 여행도 좋지만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무슨 미션처럼 한발한발 통과해 낸 그의 여정을 보니 성장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여행의 순간을 누리고 행복해진 것이 그가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겠지만 독자로서 그보다 나이많은 사람으로서 부러웠다.

 

이제 저자는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고 그것을 또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할지 기대된다.

그가 가본 곳 중 나도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은 우유니 사막과 갈라파고스이다. 그야말로 자연의 신비로움이 살아있는 곳, 그곳에 직접 가서 한번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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