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 짓다 - 듣는 순간 갖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언어의 힘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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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APJCYN52fQ


자 지금 제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에 처했어요
원래 그래도 한달에 X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지난 달 수입이 X만원에 그쳤어요
그래서 뭔가 일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아는 사장님이 알바를 주셨어요.
이 사장님이 커피공장을 하는데 캔 커피와 봉지 커피의 이름을 지어달라는 거에요.


뭐 커피 다들 아시죠?
맥스웰하우스도 있고, 레쓰비도 있고
일단 사장님 직원과 미팅을 했는데 자기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만든다고 해요.
그러면서 커피다움이 느껴지는 이름을 만들어달라고 해요.

제가 센스있게 이름짓는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네이밍이 실패하는 이유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커피다움이 느껴지기 위해 커피 맛은 어떨까 고민을 했습니다.
입안에서 처음 맛은 강하고 목넘김은 부드럽죠.
그 후에는 뭔가 향수를 자극하는 아련한 기분이 들죠.

강한 첫맛, 부드러운 끝맛, 아련한 뒷맛
이걸 음성학적으로 해보면
강한 음은 격음으로 만들고 부드러운 음은 유성음 아련함은 여운을 남기기 위해 받침없는 모음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커피 이름에 의미도 있어야겠죠.
커피콩이 처음 발견된 지역이 어딜까요? 바로 에티오피아입니다.

맨 앞의 에와 맨 뒤의 아를 빼면 뭐가 남죠?티오피
그리고 앞에 설명한 음성에 관한 설명도 들어맞죠?여러분이 아시는 티오피가 맞습니다.

그런데 법적인 문제도 걸리네요.
탑 TOP은 최고를 뜻하는 단어인데 이렇게 좋은 단어를 특정 기업이 독점하는 것은 법적으로 막혀있습니다.
이것을 T.O.P로 나눠 등록하면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이건 사실 제가 만든건 아니고, 홈플러스, 메가패스, 티오피, 오피러스, 평창올림픽 슬로건을 만든 버벌리스트 민은정씨 이야기였습니다.
계속해서 제가 한것처럼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이번엔 봉지커피 이름을 짓기로 했습니다. 봉지커피하면 노란봉지의 맥심이죠.
한 직원이 맛 좀 보라고 봉지를 찢어 뜨거운 물에 타주었습니다.
저는 뻔하게 설탕, 프림을 뺀 커피겠지 하고 마셨는데 봉지커피에서 원두커피 맛이 났습니다.

원두커피는 커피 전문점에 가거나, 드립해서 먹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런데 간단하게 타먹을 수 있게 된거죠.
문제는 봉지커피하면 맥심이기 때문에 타 먹는 원두커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제품과는 다른 커피이고, 커피하면 카페니까 새로운 카페 new cafe를 떠올렸고 어순을 바꿔 cafe new를 만들었습니다.
생소한 이름이 기억에 남게 하려면 초성은 무성음이 효과적입니다.
cafe new의 앞 글자를 따서 카누 CANU 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KAIST 실험 결과가 하나 있는데 알파벳을 하나씩 보여주었을 때 한국사람들 뇌에서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은 K, T, N, Y, Z 순서였습니다.
그래서 카누의 스펠링이 C가 아닌 K를 쓰게 된거죠.

티오피와 카누 두 브랜드의 언어적 공통점은 커피다움을 연상도록 하는 것 에티오피아, 커피, 카페, 뉴 라는 단어를 연상하도록 의도한 것이죠.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거나 키워드를 넣은 이름을 사용하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제품과의 직관적 연관성 때문에 빨리 이해되고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뇌에 쉽게 새겨지지만 깊게 새겨지지는 않습니다
이게 뭘까 라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은 뇌에 쉽게 새겨지지 않습니다. 대신 한번 새겨지면 깊이 새겨지죠.
시골에 놀러갔을 때, 들판에 소가 있으면 아 소구나 라고 느끼지만 보라빛 소가 있다면 저게 뭐야? 하며 인스타에 찍어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브랜드 네이밍 하는 사람들을 작명가가 아니라 버벌리스트라고 합니다.
사실 브랜드 이름을 들어보면 저게 뭐 만들기 어려운 이름이라고 돈 주고 만드냐 내가 더 잘만들겠다 하지만 막상 지어보면 골치 아픈게 브랜드 네이밍이죠. 닉네임 하나만 해도 고민되고, 기똥찬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는데 이미 다 있죠. 참 짓기가 어렵다는걸 아실 거에요.

이름 짓는게 중요한 이유는 히트텍을 보면 됩니다.
만약 유니클로에서 내복이라고 했다면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을까요? 사람들은 히트텍이란게 얇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하자 기존의 내복이라 인식하지 않고 패션 아이템으로 내복이라는 창피함 없이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면 언어를 바꿔야 합니다.

이름지을 때 필요한 팁을 하나를 드릴게요

글자수 길이를 어떻게 해야할까?
한글자의 단어는 임팩트가 있어서 강한 인상을 줍니다.
두글자의 경우는 부르거나 기억할 때 좋고 세련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두글자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 이름은 세글자입니다. 성을 빼도 길동아~ 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세글자가 가장 부르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친숙한 제품일 경우 세글자가 좋습니다.
네글자 이상 넘어가면 부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고급진 느낌을 줍니다. 럭셔리한 제품은 네글자 이상으로 어려워도 됩니다.
자신의 제품과 맞는 길이수를 찾아야합니다.

보너스로 여러분의 네이밍이 실패하는 이유 세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이름에 모든 것을 담아주세요.
예쁘고 싸고 기능이 많은 제품이 있다고 칠게요. 이 모든 것을 이름에 담는다면 엣지가 없어집니다. 두리뭉실해서 뭔지 알 수가 없는 거죠. 아까워도 자신의 브랜드에 가장 중요한 단 한가지를 담아야 합니다.

1등보다 더 좋은 이름을 만들어야지!
성공한 경쟁 브랜드보다 부족하게 느껴지는게 당연합니다. 그 브랜드는 스토리가 있고 디자인도 입혀져 있고 메세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만든 이름은 막 태어난 아기라 허전하고 부족하게 느껴지는게 당연합니다.

내 취향대로 만들어야지!
자기 취향대로 이름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업의 경우는 다른거죠.
마음에 드느냐 안드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옳으냐 옳지 않느냐로 결정해야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감각을 과신하는 경우도 있죠.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면서 나는 나이는 많지만, 감각만큼은 아직 젊다 라고 자신감을 표합니다.
미안하지만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 영상 요약
토스터기를 팔면서 빵 굽는 정도를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무슨 마이크로 칩이 들어갔느니 어쩌니 설명하지 마라.
대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잔과 노릇하게 잘 구운 빵으로 차린 근사한 아침 식탁을 이야기하라. 래리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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