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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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사실 일본 소설은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녹아든 사상이나 감성이 썩 공감이 되지 않아서라고나 할까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추천받아서 본 책들도 사실.. 상당부분 실망을 했던 적이 있어서

아.. 일본과 나는 잘 안맞나 보다 하고 덮어놓고 멀리한 경향이 있지요..

그러다 작가 소개를 보면서 솔깃하게 된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살인사건 시리즈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는 앞 작품들이 몇 있네요.

지방의 전설을 활용해 스토리텔링을 잘 한 덕분에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고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한다는 작가는 실로 전설에 있어서는 대가라고 해도 무리없을 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은 일본 전통 노에 대한 이야기가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사실 일본인들도 노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그렇게 썩.. 큰 반응을 일으키는 장르는 아니라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전통을 고수하는 사람들을 대대로 춤과 노래를 전승해 오면서 한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말도 들었다지요.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그런 내용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전통에 대한 멸시(그와 비슷한 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적이 있었는데.. 참 많이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 앞 부분에서도 그와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는 사람과 지금 세대의 흐름을 따라 고리타분한 전통은 불필요하다.. 혹은 그로 인해 오해를 살 수 있다.. 라는 약간의 언쟁이 나오는데.. 결국 전통이 승리했다는 말을 하고 있지요.

(그 이면에 깔린 국가관이나 정치관련 부분은 패스하겠습니다... 그저 소설은 소설로 감상하고 싶으니까요.)

만약.. 우리나라 같은 경우였다면 어땠을까... 의도치 않게 자꾸만 떠올리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만 해도 노와 비슷한 영역이라면 창.. 판소리.. 등에 한정되어 떠올리게 되는데..

과연.. 그게 다 일까요?

어쩌면 알려지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전통을 고수하며 외로운 싸움을 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한국 전통의 맥을 끊지 않으려 노력하시는 그분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더불어 국가가 나서서 우리의 전통을 지켜야 함이 마땅하지 않은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하는 일인이다 보니.. 그런 생각들이 초반이 어지럽게 펼쳐졌습니다.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추리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리라는 요소를 떠나...쫀쫀한 구성과 불필요한 덧붙임 없이 깔끔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에 한 번 놀랐고, 방대한 자료와 전설에 대한 촘촘한 지식에 두 번 놀랐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전설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료를 찾고 이를 엮어 알리려 애를 쓸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던 거 같습니다.)

사실.. 범인이 누구이겠구나.. 하는 부분은 초반을 잘 읽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측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에 따른 공모자...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부분은 너무 흘려 읽어서 그랬는지 막판으로 가서야 아... 그렇군.. 했고요.

물론.. '살인'이라는 요소로 죽는 사람은 표면적으로는 한 명... 오랜 시간을 공들여 왔다는 것에는 두 명이겠지요. 나머지는 모두 '자살'이라는 요소로 죽음을 맞이 하는 거니... 범인을 찾아낸 냉혹함 보다는.. 다소 여성적일 수 있는 문체와 느낌으로 인간적 감정을 많이 그려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덴카와라는 특정한 곳의 신비로움을 드러낼때는 다소 .. 억지스럽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 신묘한 방법때문에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더라면 여성 작가가 쓴 것이구나.. 할 만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랑, 정, 그리움 등을 잘 녹여 내며 억지스러움을 유야무야 넘어가게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어쩌면 번역하는 과정에서 여성적 문체가 다소 가미되어 그리 느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원서를 보지 못했으니 뭐라 단정지을 순 없지만.. 번역체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부드럽게 잘 번역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읽으면서 가장 분노했던 것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단정적으로 수사하는 기관의 권력에 대한 아양? 같은 비겁한 부분은 어디나 존재하는 구나 했던 것이랄까요? ㅋㅋ

짧게 나오지만 그래도 참... 욱~! 하며 봤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쭉쭉 읽어나갔다지요.

기존의 책 보다 좀 작은 사이즈의 책에 엄청난 두께를 자랑하는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책 사이즈 때문에 읽는게 참 번거롭긴 했지만...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 덕분에 이틀만에 완독했네요.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덕분에... 일본 작품에 대한 편견이 조금 가시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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