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빨간 고양이, 짱 ㅣ 파랑새 사과문고 77
김원석 지음, 민은정 그림 / 파랑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개성 강한 털빛의 빨간 고양이 짱입니다.
표지에서 보다시피 개성 강한 털빛 뿐만 아니라 뭔가 장애가 있어 보이는
아이이지요.
짱은 그 독특한 털빛 때문에 어미에게도 버림받고, 한쪽 다리가 짧아서
다리도 절어요.
귀 역시 잘 들리지 않지만, 늙은 개의 보살핌을 받고 평범한 고양이와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지요.
하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평화롭지만은 않습니다.
예쁜 암컷 고양이를 신부로 맞이하고 싶어하는 못된 깡패 두목의 무리가 암컷
고양이를 납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과정에서 짱의 무리가 암컷 고양이를 구출하고.. 깡패 두목은 자신과
의형제를 맺은 더 강한 고양이를 등에 업고 짱을 물리치려 하지요.
동화라고 하기엔 조금 거친 내용과 대사들이 살짝.. 껄끄럽게
다가옵니다.
설정을.. 좀 유순하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적잖이
남기네요.
어쩌면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러하다는 걸 말하고 있진 않았을까..
내심 짐작해 봅니다.
하지만 독자층은 어른이 아닌 아이라는 것에 맞춰 본다면....... 역시
좀 아쉽긴 합니다.
이야기 중간 중간 고양이에 대한 습성과 종의 특성에 대한 설명들도 간간히
곁들여져 있습니다.
동물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인간과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지에
대해서..
그리고 버림을 받은 아이들의 삶이 어쩌면 이럴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 또한
묻어나 있습니다.
한 생명을 책임지고 함께 살아간다는 건.. 누군가에게 자랑할 일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으시댈 일도 아니라는 걸 이 책은 말하고 있죠.....
더불어 반려.. 라는 것이 어느 한 쪽의 편의를 위한 일방적 만족과 일방적
희생이 되어선 안 된다는
고양이의 시점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모 프로에서... 그 동물의 특성과 습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관점으로 배려하고 공존하려 하는 게 과연 그 동물들이 원하는
방식일까.. 내 반려동물이 원하는 것이 그러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던 게 생각나네요.
다시 동화로 돌아가서...
짱을 정상의 아이들처럼 키우기 위해 늙은 개는 혹독한 방법으로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장애가 있고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마냥 보듬어 주고 다 챙겨준다면 아이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살았을 거라는 말을 돌려가며 하고 있는 대목이지요.
그런 부분을 먼저 소개하고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갔더라면 다소 거칠게
느껴진 발단 부분이 좀 더 유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슬쩍 고개를 드네요.
아무튼 짱은 무사히 암컷 고양이를 구하고.. 그 과정에서 숨겨진 출생의
비밀..
또한 냉정하게 버려진 것만은 아니었던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행복하게
결말을 맞습니다.
사실 처음엔 장애를 가진 빨간털의 고양이가 다른 평범한 고양이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는지가 궁금했어요.
눈이 하나만 있는 나라에선 눈 두개인 사람이 장애인이라는
말처럼...
보는 관점에 따라 장애라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말해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했지요.
장애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사랑해가는 과정이 다소.. 아쉬웠던 건 그런 기대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