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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
남동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6살, 3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나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버럭하고, 짜증내고, 재촉하고, 다그친다. 간간히 선심처럼 짧은 대꾸, 성의 없는 미소나 던지고... 스킨쉽은 귀찮아하고 말이야. 이제 잠깐! ‘너는 도대체 애가 왜?’라고 화를 내기 전에, ‘나는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지’ 6초를 센 후 차분히 생각해볼까 한다.
육아의 영어 표현으로 childcare, child raising, child rearing 등이 있다. 이러한 표현들을 들었을 때는 그렇지 쉽게 수긍이 갔다. 그런데 parenting 이라는 말도 ‘육아’를 뜻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약간 의아하면서도 충격이었다. ‘아이를 기르다’, ‘아이를 돌보다’ 등 ‘아이’라는 목적어 자체를 필요로 하지 않고, 아이를 대상화하는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부모)인 ‘나’를 주체로 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어떻게 하려고 하기에 앞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생각해 보게 하는 단어다. 반면 아이의 이상 행동의 원인에는 결국 부모가 있다는 부모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말인 듯해 무겁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육아에서 변화의 주체와 출발점을 누구로 볼 것인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 표현, parenting을 항상 염두에 두고자 하지만... 현실은... ㅠㅠ
최근에 도치맘 카페 덕에 읽게 된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아이를 바꾼다’(남동우著, 메이트북스刊) 역시 ‘parenting'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다. 밑줄을 치지 않을 수 없게, 꼼꼼히 읽지 않을 수 없게 하더라. 저자가 사람을 대하는 따뜻한 태도가 느껴져 직접 상담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나 역시 위안을 받는 기분이었다. 진심어린 조언과 구체적인 행동 지침들은 오늘도 아이에게 버럭했던 나를 반성하게 하고, 그럼에도 나쁜 엄마라 자책하지 않고 좋은 부모가 되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와 위안을 준다.
그동안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욱했던 나의 언어습관과 행동들이 우리 아이의 뇌발달을 저해한 것은 아닌가,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것은 아닌가 걱정되지만... 그래도 ‘욱은 훈련으로 조절할 수 있다’(p.215)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다. 내 성격이 원래 그래라고 핑계대지 말고 좀 더 따뜻하고 다정한 엄마가 되도록 차근히 연습하자 결심해 본다. 처음 자전거를 탈 때의 마음가짐으로 조심조심... 그러나 쌩쌩 달리게 되었을 때의 시원함을 상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 화가 나면 6초 이상 가만히 있어 보고(p.226)
- 일관되게 행동하고(p.51),
- 나의 감정을 말이나 글로 자주 표현해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줄이고 나 먼저 정서적 안정을 찾도록 노력해 보자.(p.227)
- 당장 잘 되지 않더라도 저자가 7장에서 자세히 알려주는 ‘안전 공감 대화법’(7장), ‘나 전달법’, ‘반영(행동 반영, 언어반영)’과 ‘공감(인지적 공감, 정서적 공감)’의 방법을 하나씩 실천해 봐야지.
- 아이를 칭찬할 때는 구체적으로, 야단은 합리적으로, 격려는 따뜻하게 건네야겠다.(p.202)
- 아이를 존중하려고 애쓰고, 잘 안되고 화가 날 때에는 ‘우리 아들’이 아니라 ‘손님’이라고 거리두기 방법을 써봐야겠다.
저자는 풍부한 상담과 연구 경험으로 여러 가지 사례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는데 다음의 사례는 너무나 가슴이 아파 감정이입이 훅 되면서 눈물이 났다. 내가 남편과 데면데면한 사이인데... 소리지르고 울면서 싸우지는 않지만... 우리 아이들이 엄마 아빠 사이의 건조한 분위기를 느끼고 있을 거라, 알게 모르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저자가 마지막 8장에서 ‘가족의 중심은 부부이니 부부의 괄호부터 먼저 풀어라’라고 조언하는 이유도 너무나 잘 알겠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지라... 한숨이 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p.160
부모의 불화로 우울 증상을 보이는 4세 여자아이가 있었다. 엄마가 아이와 모래놀이를 한다. 아이가 혼자 편하게 놀이에 집중할 때쯤 엄마가 아이에게 완성되지 않은 문장을 건넨다.
- 엄마 : 지은아, 엄마는?
- 아이 : 울어.
- 엄마 : 지은이 아빠는?
- 아이 : 소리 질러.
- 엄마 : 그럼 지은이가 놀랐겠네(공감).
- 아이 : 아빠가 엄마 미워해.
- 엄마 : 아빠가 엄마 미워해(반영). 그럼 지은이 마음이 아프겠다(공감).
지은이와 우리 아이들 모두 ‘자기다움’과 ‘함께 즐거움’(p.7)을 아는 행복한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좀 더 나은 엄마, 부모로 나 먼저 성장하도록 노력해볼게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