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 몰랐던 일본 문화사 - 재미와 역사가 동시에 잡히는 세계 속 일본 읽기, 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조재면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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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본을 이렇게 부릅니다.

지리적으론 가깝지만 정치적으로 매우 멀죠.

그 뿐일까요? 같은 동아시아권으로 외모는 우리와 비슷해도 문화가 많이 다릅니다. 만화와 게임에 열광하는 오타쿠 문화와 포르노 영상 산업은 가히 혀를 내두를 만 합니다.



일본 역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나라 상황은 참담했습니다. 원폭을 두번이나 맞았고 천황은 모든 권력을 잃은 채 허수아비가 되었죠. 그리고 미국에 의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헌법개정도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때만해도 미국이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이런 일본이 고도의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에는 한국의 6.25 전쟁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써 마음 아프지만요)

일본을 압박하던 미국은 이제 대충 나라정비는 끝내고 우리를 도우라고 하죠. 그게 바로 일본의 군수물자 수출사업입니다. 한국전쟁의 특수로 덕을 본 일본은 경제가 회복하고 고도의 성장을 하게 됩니다.


8.90년대 어린시절을 보낸 저는 일본만화를 보고 자랐습니다. (그게 일본만화라는 건 성인이 되서 알았죠) 학교에서 체육시간마다 하다 국민체조도 일본거더라구요


그때만 해도 일제 라고 하면 고급제품의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친구가 보온도시락을 새로 샀다며 자랑하던 제품이 일제였습니다. 90년대 유행한 카세트테이프도 일본제품이 많았죠.

이렇듯 알게 모르게 일본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우리에게 일본은, 전자제품을 잘 만들고 장인정신이 높은 나라로 인식되던 시기였습니다.





요즘의 일본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변화를 꺼려하는 국민성 덕분에, 여전히 팩스와 도장을 사용하는 아날로그에 멈춰져 있습니다. 고도의 성장을 이루었지만 어느새 잃어버린 10년, 20년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일본경제는 나날이 쇠락하고 있습니다.



이방인을 배척하는 문화 역시 현대를 살아가는 일본인에게도, 조상으로부터 유전자에 각인된 것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남아있습니다. 여전히 홋카이도의 아이누족과 오키나와 출신들은 차별을 당한다고 합니다.

자이니치(재일동포)라 불리우는 한국인 3세 4세들도 세금은 내지만, 복지는 누리지 못하는 차별을 당하죠.


이렇게 쓰고보니 저도 어느정도는 일본에 감정이 있는것 같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럴꺼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일본의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대해 감정을 싣지 않고 얘기합니다. 버블경제 이후의 일본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가, 일본인들의 성향과 맞물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근현대사를 걸쳐 일어난 사건과 인물에 대한 소개가 흥미로웠습니다. 일본은 여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왔던 저에게 새로운 앎의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저자의 시각이 꽤 객관적이고 이야기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어서, 어른들은 물론이고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최근의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을 괴롭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일본 국회에서 떠들더라구요. 한 나라의 정부와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바닥을 드러내도 되나? 싶었습니다.

애초에 부끄러움조차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변화를 꺼리고 이방인을 차별하고, 자신들의 부진을 남탓하는 일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제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에는, 부디 지금처럼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럴려면 역시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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