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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
서소 지음, 조은별 그림 / SISO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83년생의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 회사원 서소씨
가수 '비'를 닮은 외모(타칭)에 한번의 이혼 경험이 있는 그는 회사에서의 어떤 일로 인해 징계처분 명목으로 5개월간의 긴 휴가(정직)를 받는다.
그렇게 그의 개 단지와 함께 망원동 집에서 카페를 오가며 책을 읽는 일상을 보내며 쓴 에세이가 책으로 탄생되었다.
✅ 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그렇다 분명 에세이다. 읽으며 내내 에세이였지 참.... 이라며 에세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읽어야 했다.
소설과 같은 3인칭 전개에 흥미진진하게 읽다가 다시 화자가 '나'로 전환되는 에피소드가 반복된다. 독특하고 신선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에세이라고 느끼게 해준 이 에피소드가 소설처럼 긴박하게 전개되며 손에 땀을 쥐며 읽었다.
✅시트콤과 스릴러를 오가는 따순 일상
비뇨기과에서 받은 전립선 검사는 당사자는 상당히 수치스럽고 지우고 싶은 기억이겠지만, 읽는 사람은 킥킥거리는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전개로 진행된다.
📖 의사는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젤을 묻이더니 항문에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그것도 두개나. 그러고는 그 안에서 조물락 거리기 시작했다.
"흐어어억"
"서소님 힘들어도 참으세요 전립선을 자극하려면 이렇게 뒤로 손을 넣어서 앞쪽으로 눌어줘야 합니다."
아무리 의료행위라지만 이건 폭력적인 것 아닙니까 현대의학이여, 정녕 이 방법밖에 없었습니까 p.146
만날수 없는 그녀 디디와의 일화가 가슴 아프다. 일명 시버러버 혹은 HER라 불리우는 그녀와 만났다가는 팔다리가 각각 분리된 채로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뒷 배경이 무섭다. 믿기지 않은 이 이야기를 가장 몰입해 읽기도 했다.
건강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 찾는다는 정신과. 정신과는 멀쩡한 사람이 제발로 찾아가는 곳이라고 한다.
의사와 사이코드라마를 진행하면서 어린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 마주보고, 아버지에 하고 싶었던 울분을 토해내며 결국 아버지를 이해로 껴안는 그는 진정으로 따스한 사람이다. (진심으로 울컥했다)
✅ 일상을 풀어내는 입체적인 필력이 감탄스럽다.
서소씨의 인스타그램에서 그를 본다. 못생겼다는 그의 말과 달리 상당히 동안에 호감가는 편안한 인상이다.
평범한 남자 서소씨가 겪는 일들은 평범하지만은 않다. 그가 썼기 때문에 더 입체적인지도 모르겠지만, 단조롭지 않고 오히려 기상천외하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상당히 디테일 하면서도 스피디하다. 이런식의 글쓰기가 가능하다니 그의 발상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서소씨가 작가로 밥벌어 먹고 살 수 있도록 입소문 내고 싶다. 그가 디디씨와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진심으로 빈다. 그리고 서소씨 잘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