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 남의 불행에 느끼는 은밀한 기쁨 샤덴프로이데
티파니 와트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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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덴프로이데

샤덴은 피해나 손상을,

프로이데는 기쁨이나 즐거움을 의미한다

즉, 피해를 즐긴다는 뜻이다.

p.12

 

 

 

'남의 불행은 꿀맛'이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 프랑스어로는 '주아 말린' 남의 고통을 느끼는 사악한 기쁨을 뜻한다. 덴마크에서는 '스카데프리드' 네덜란드어로는 '리드베르마크' 라고 한다. 남에게 닥친 재앙을 즐거워하는 심리로 히브리어로는 '심차 라에드' 중국어로는 '싱자이러훠' 러시아어로는 '즐로라드스트보'라고 한다.

맙소사!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나라별로 이렇게 많다니 그것부터 충격이다.

한국어로는 그런 표현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쌤통' 정도일까?

왜 인간은 샤덴 프로이데를 느끼며 살까?

타인의 불행이나 고통을 고소해하며, 나는 그보다는 낫다라는 우월감을 확인한 후 드는 안도감., 나는 그보다는 낫다라는 우월감을 확인한 후 드는 안도감.

이 책은 그러한 인간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보다는 의아함을 느끼며 책장을 넘겼지만, 왜 인간은 그런 심리를 느끼는지.

이러한 심리는 본능적인 것인지. 유전적으로 옛 선조로부터 학습된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이 애매모호한(스스로에게 환멸감이 드는 이런 마음)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스리며 살아야 하는지, 그래도 괜찮은 건지 의문이 들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저자는 실수, 정의감, 사랑받고 싶은 마음, 시기심, 통쾌함 이런 감정들에 빗댄 샤덴 프로이데를 설명한다.

샤덴 프로이데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에게도 보편적으로 통쾌함을 느끼는 경우는, 바로 라이벌의 실수라던가 가해자의 처벌등을 통해서는 통쾌함을 느낀다고 한다. 아기들 또한 예외가 아닌데 어른들의 일부러 유발한 실수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아기의 감정 또한 샤덴 프로이데 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한줄의 문장으로 표현하기에는 좀 더 복잡한 감정이 샤덴 프로이데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속담중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라는 속담이 있다.

나와 비슷했던, 아니 나보다 결코 잘나지 않던 상대가 지금 훨씬 더 잘 살고 있을때 인간이 느끼는 질투어린 시기심 또한 샤덴 프로이데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한국어엔 이런 비인간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는 없어 라고 자신하며 읽었는데, 역시 이러한 감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간 본연의 감정인가 보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이 과연 정말 유쾌한 것일까?

결국 샤덴프로이데는 자존감을 높이는 싸구려 방법일 뿐이다. 상처받는 사람이 없다해도 씁쓸한 뒷맛이 남을 것이다. 그런다고 해서 내가 이득을 얻거나,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거나 하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순간의 쾌락은 줄 수 있지만, 그 쾌락과 함께 나 형편없는 인간인걸까? 하는 자괴감 또한 느껴질 것이다.

저자는 샤덴 프로이데를 통해서 인간의 훨씬 더 복잡한 심리와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한다. 거만한 사람이 오히려 더 쉽게 상처 받을 지도 모르고, 증오처럼 보이는 감정은 실은 사랑이나 갈망인지도 모른다. 샤덴 프로이데는 우리의 삶에 적절한 도움을 준다. 가볍게 즐긴다고 해서 나쁜사람이 되는것도 아니니 받아들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역시 상대의 불행을 통해 나의 행복을 확인받으려는 심리로 느껴진다.

인정하고 사는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나 역시 마음 한구석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샤덴 프로이데는 철저히 악한 마음과 하찮은 도덕성의 확실한 징후이며,

인간이 가진 최악의 본성

 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이 떠오른다. 맞다 아니다를 판단하는것은 개인이지만 난 쇼펜하우어가 맞다고 생각한다.  남의 불행, 남을 깍아내림으로 해서 본인의 자존감과 존재감을 확인하는게 즐거움이라면, 그런 인생은 그져 가엾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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