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 -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만들기
이디스 워튼 지음, 최현지 옮김, 하성란 추천 / 엑스북스(xbooks)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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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자주 읽는 덕분에 주변에서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다. 최대한 상대의 성향을 파악해 좋아할 거 같은 책을 추천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도저히 상대의 취향을 간파하기 힘들 때 치트키처럼 권하는 책이 있다.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이디스 워튼의 소설들이다. 실패가 없는 소설. 단편도 장편도 다 재미있게 쓰는 작가. 이디스 워튼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매번 감탄을 한다. 어쩜 이렇게 재미있게 쓰지? 도대체 그녀의 비법은 무엇일까? 궁금하던 차에 이디스 워튼의 소설 작법서를 만나게 되었다.

 

이디스 워튼의 소설 작법서인 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은 세세하게 소설을 쓰는 기술을 알려주기보다는 소설가가 소설을 대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소설을 구성하는 법, 독자를 염두하는 방법 등을 알려 준다. 그녀의 설명을 따르다보면 소설을 쓴다는 것은 절대로 만만치 않는 작업인 것을 깨닫게 된다. 항상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서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는 작가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법을 위한 조언과 주의점을 이야기할 때 소설을 쓰는 기술을 전수한다기보다는 소설가가 소설을 마주하는 태도를 전하는 기분이 든다.

 

작가가 자신의 뒤엉킨 재료를 더듬거리기 시작하는 순간, 즉 어떠한 실제 사건이 어수선하게 넘쳐나는 지점들 사이에서 망설이기 시작하는 순간, 독자는 곧장 머뭇거리게 되고, 그러면 현실의 환상은 사라지고 만다.(p.58)’

 

또한 작가는 소설은 예술의 영역이라는 것을 반복해 짚어준다. 상황을 구성하는 것, 대화의 사용, 주제선정 등 소설을 쓰는데 필요한 부분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강조하고, 이런 부분을 고민하고 구성하는 것이 곧 예술의 행위임을 전하고 있다. 소설가는 또한 훌륭한 독자여야 하는 듯하다. 문체, 인물, 묘사 등 참고하면 좋을 예시작품을 소개해주며 참고자료도 함께 알려준다.

 

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은 가벼운 판형과는 다르게 내용은 다소 무겁다. 독자에서 넘어서서 쓰는 것에 관심이 생긴 이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이디스 워튼은 어떤 태도로 소설을 썼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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