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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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수마트라코뿔소, 중국주걱철갑상어, 서부검은코뿔소, 코카코, 베트남자바코뿔소, 핀타섬땅거북...

위의 열거된 동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21세기 들어서 멸종된 동물들이라는 점입니다.

멸종이란 말 그대로 생물의 한 종류가 세상에서 완전히 없어져 다시는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동물들이 멸종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의 욕심 때문입니다.

개발과 기후변화, 무분별한 포획과 수렵으로 수세기를 함께한 그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졌죠.

오래전부터 자행된 인간의 욕망에 희생된 동물들을 30년 전부터 걱정스레 지켜본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들이 이야기가 담긴 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는 두 명의 저자에 의해 쓰여진 책입니다.

바로 SF작가로 유명한 더글러스 애덤스와 세계적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이 함께 쓴 에세이지요.

더글러스 애덤스는 코믹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시리즈로 알려져 있지만

한편으로 멸종위기종 보호에 앞장서는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1985년 우연히 멸종위기에 처한 마다가스카르의 여우원숭이 아이아이를 찾으러 간 일을

계기로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과 의기투합하여 함께 세계 곳곳을 모험하게 됩니다.

바로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나기 위해서죠.

그들이 만난 동물들은 북부 흰코뿔소를 비롯 앵무새의 일종인 카카포와 양쯔강돌고래, 마운틴고릴라 등

우리가 알고 있거나 혹은 전혀 알지 못했던 동물들입니다.



책 속의 저자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 동물들을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합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외딴섬까지 밀려난 코모도왕도마뱀을 보러 간 일행의 눈앞에는

원시림 속에 야생성을 유지하고 있는 사나운 도마뱀이 아닌 인간들의 관광자원으로 전락한

코모도왕도마뱀을 보며 아연하게 됩니다.

잘 닦인 포장도로와 하루 한 번씩 오가는 페리선까지 섬 안에서 인간들과 코모도왕도마뱀이

상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동물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을 뿐이죠.


그러나 도마뱀에게 아무리 사악한 감정을 덮어씌운들,

그게 도마뱀이 아닌 우리 자신의 감정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도마뱀은 그저 단순하고 명백하게 도마뱀다운 방식으로

도마뱀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죄를 짓고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인간이

뒤집어씌우는 공포니 죄책감이니 수치, 추악함 따위를

녀석은 알지 못했다.

<2장 여기 닭이 있다!> 中에서


저자는 동물의 생존본능에 인간이 씌우는 선악의 프레임은 오만한 생각임을 일깨워줍니다.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에 걸쳐져 그저 먹고살기 위해 한 행동일 뿐이라는 것이죠.

인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오히려 인간은 죄책감과 수치를 알면서도,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즐거움과 욕심을 위한 잘못된 행동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가요?

책을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이 과연 30년 전에 쓰인 책이 맞나 싶습니다.

그 이후로도 문명은 발전을 거듭해 나가는 동안 자연을 파괴하고 기후를 변화시키고 있으니까요.

반성도 없이 지구와 환경,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에 비해

정말 지구는 빠르게 망가져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거든요.

얼마나 더 많이 망가져야 인간들은 그 사실을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을까요?

그때가 되면 돌이킬 수 있기는 할까요?


지구의 생태계는 형언할 수 없이 복잡해서 그런 체계가 존재하며

그게 아무 의미 없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인간이 깨닫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인간이 대단히 복잡한 것의 작용을 이해하려면,

뭔가 대단히 복잡한 것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깨달으려면,

조금 작은 축소판을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명을 이해하는 데 작은 섬들의 역할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6장 아주 희귀한? 아니면 조금 덜 희귀한?> 中에서


저자의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문장과는 달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멸종위기종들의 절망적인 상황이

대비되어 더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책입니다.

이 책이 쓰인 1990년 이후 결국 양쯔강돌고래는 멸종이 되고 말았지만 앵무새 카카포는 개체수가

조금 늘었다는 소식도 담겨있습니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남기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책제목인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는 그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말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를 살리고 자연을 복원하여 인간과 생태계가 함께 살아갈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지구를 남겨줄 수 있을까요?

지구와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더 지금 세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지구별 여행에 나선 히치하이커의 지구탐사 기록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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