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 잡초 - ‘타고난 약함’을 ‘전략적 강함’으로 승화시킨 잡초의 생존 투쟁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생존 전략 3부작 2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소영 옮김, 김진옥 감수 / 더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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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이 막 다가올 무렵부터 아침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겨우내내 집안에만 있다보니 몸도 마음도 모두 우울해졌거든요.
그래서 아이의 등원과 동시에 산책을 나섰습니다.
직장생활로 또 퇴사 후 코로나로 제가 살던 동네가 어떤 모습인지도 모르고 살았어요.
아침산책을 하면서 봄의 순간을 만끽했습니다.
봄은 정말 찬란했어요.
연초록 잎이 돋아나는 나무들과 저마다 활짝 피기시작한 풀꽃들로 가득했으니까요.

 

[전략가, 잡초]를 읽으며 길가의 잡초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거 아세요? 잡초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굉장히 연약하다는 사실을요.
사실 '잡초'라는 단어를 들으면 끈질기고 강인한 생명력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잡초는 오히려 약하기 때문에 인간의 주변에서 사는 거래요.
실제로 잡초들은 길가나 밭, 도로가에 피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잡초가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풍요로운 숲 속은 식물이 생존하기에 적합하지만 그렇기에 전쟁터라는 의미도 있지요.
서로 햇빛과 물, 땅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잡초는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연구에 의하면 잡초의 씨앗은 쉽게 발아하지 않는다고 해요.

식물의 씨앗이 봄을 느끼기 위한 조건은 겨울 추위다.
겨울의 낮은 기온을 경험한 씨앗만이 봄의 따뜻함을 느끼고 싹을 틔운다.
(중략)
씨앗은 일시적인 따뜻함에 쓸데 없이 기뻐하지 않고

잠자코 겨울 추위를 기다린다.

'겨울이 오지 않으면 진정한 봄도 오지 않는다'는 말이 꼭 씨앗에만 적용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 길가의 잡초가 피워내는 꽃을 보면 비슷해보여도 다 각각의 어여쁨이 있습니다.
그런데 잡초꽃의 색에도 다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씨앗을 맺으려면 꽃가루를 옮겨서 수분을 해야하는데
눈에 띄는 노란색은 꽃등에를 불러들여 꽃가루를 옮기고
보라색 꽃은 꿀벌을 불러들여 꽃가루를 옮기게 한다고 합니다.
정말 잡초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생물은 자기 이익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거기에는 아무런 약속도, 도덕심도 없다.
그러나 인간 눈에는 그런 이기적인 행동이 결과적으로
식물과 곤충이 상부상조하며 서로 득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길가에 흔한 잡초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전략가, 잡초]에게 흥미가 생겼거든요.
그들의 삶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아마 길가의 잡초가 사랑스럽게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랠프 왈도 에머슨은 '잡초는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어디에서나 흔해보이지만 저마다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존재죠.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잡초처럼 넘버원이면서 온리원이 '나'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전략가, 잡초]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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