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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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한번쯤은 마주치는 존재에 대한 의문.
그것을 생각하고 고찰하고 성찰해나가는 학문은 철학이죠.
분명 인간이 묻고 인간이 답하는 철학이건만
왜 같은 인간인 저에게는 이다지도 어렵게만 느껴질까요?
저와 철학자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그래서 한번은 만나야할 것 같습니다. 니체.
그래서 한번은 읽어야할 것 같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가 말하는 '차라투스트라'는 실존인물이라고 합니다.
기원전에 존재했으며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입니다.
세계사를 배울 때 들어보았던 조로아스터교지만 실은 단어 외에는 아는 게 없습니다.
다만 세계 3대 종교 중 기독교의 예수가 30세에 성령을 받고 세상을 구원하러 나섰고
불교의 붓다가 29세의 나이에 출가하여 영적인 삶을 시작했듯
조로아스터 역시 30세에 출가하고 10년 수행끝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요.
니체는 고대의 현자인 조로아스터의 이름을 이용해서 자신의 사상을 책으로 썼는데
그게 바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입니다.
실은 철학서로 대단히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상당히 두꺼운 이 책을
펼쳐볼 엄두가 도통나지 않았습니다만 막상 펼쳐보니 상상 밖이었네요.
뭔가 오디세우스를 읽는 느낌 혹은 일리아스를 읽는 느낌이랄까요?
철학의 일반적인 논리와 추론으로 가득한 철학서가 아닌 차라투스트라의 서사시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차라투스트라가 수행 끝에 얻은 깨달음을 설파하기 위해 하산했다가 다시 귀향을 반복하는
그 사이에 이루어지는 삶의 여정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서 각오를 단단했지만
최고의 니체 전문가 이진우 교수의 자연스러운 번역과 이해하기 쉬운 해설 덕분에
문학작품을 읽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자주 접하는 단어는

<몰락>, <초인(위버멘쉬)>, <영원회귀>입니다.
사실 <몰락 沒落>이라는 단어는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지만 차라투스트라는 '내려감'의 뜻으로
변화와 시작, 상승의 전제 조건이 되는 긍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초인 超人> 또한 일반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슈퍼맨의 의미보다는 '넘어선 인간'으로 쓰입니다.
제가 이해하기 가장 어려웠던 단어는 <영원회귀>였는데 예전에 어떤 책에서 보고 이 단어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영원회귀'는 처음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상태, 말하자면 내가 아무리 애를 쓰고 미래를 바꾸려고 노력해도
변한 건 아무것도 없이 다시 똑같은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해한 것이죠.
새삼 이 책의 표지에 그려진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이 의미심장하게 보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려면 성경을 알고 불교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과학과 신학의 차이와 유사점을 이해한다면 좀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쓰고보니 모두 다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네요.)

 

나는 사랑한다.
행동에 앞서 황금 같은 말을 던지고 언제나 약속한 것 이상으로 행하는 자를.
그는 자신의 몰락을 원하기 때문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제게 이렇게 말해주네요.
당신은 어떤가요?
차라투스트라와 함께 진짜 '삶'을 찾아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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