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 - 잠시 인생의 길을 잃은 나에게 나타난 산티아고
이기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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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직장생활에는 적당히 이골이 나고
이제는 더 이상 청년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나이,
그럼에도 아직 미혼이라 앞날이 불투명하기만 하던 그 시절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두팔 활짝 벌리고 걸어가는 여행자의 뒷모습이 찍힌
책 표지를 만났습니다.
시원스런 필체로 적힌 [camino de santiago]
여행자의 뒷모습은 자유를 향해 벅차게 한걸음씩 걷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표지에 이끌려 저는 꿈을 꾸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버킷리스트에 새롭게 추가된 또 하나의 꿈!
그러나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어느새 산티아고는 기억 저편으로 넘겨버렸네요.

 

[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에서 '산티아고'라는 단어를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이제 중년이 되어버린 제게 '산티아고'는 지나가버린 젊은 날의 꿈같았으니까요.
게다가 10년 전에 본 표지의 순례자와는 달리 이 책의 표지에 보이는 순례자의 모습은
뭔가 삶의 무게를 잔뜩 지고 등산용 스틱 두 자루에 의지한 결연한 발걸음이었습니다.
50대 중년, 한창 내달려야할 시기에 길을 잃어버린 저자 앞에 나타난 산티아고 순례길.
그에게 산티아고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저처럼 사는 날까지 살면서 가슴에 담아두기만 하던 꿈의 실현이었을까요?
아니면 치유와 영적의 깨달음을 찾아 떠나야하는 운명의 여정이었을까요?
어떤 의미로든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가 들이닥치기 전에 떠날 수 있었던 그 행운이 마냥 부럽습니다.
그가 떠나간 길에서 만난 많은 순례자들 역시 살면서 마주하는 비슷한 문제들로 고민하기에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걷기도 하고 인사를 주고 받으며 스쳐가기도 합니다.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며 책 곳곳에 수록된 순례길의 풍광을 보고 있노라면
그 길의 끝에 만날 수 있는 것은 인생의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니라 또다른 질문이 아닐까 합니다.

 

책장을 덮으며 산티아고 순례길, 그 길을 꼭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 '끝까지 완주, 완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드네요.
그래도 꿈이 있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했으니 산타아고를 걸을 수 있게 되는 날이 올때까지
저는 젊게 살겁니다.(웃음)
그리고 그때는 저혼자가 아닌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걷게 되길 바랍니다.
저는 산티아고에게 무엇을 물으러 떠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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