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에 기본소득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 복지에 관한 담론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였다. 기본소득이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데서부터 우리는 모두 복지라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씩 들이밀면서 반찬 지도를 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앞의 밥상은 아직도 영 시원치않다. 눈 앞의 반찬거리가 사라지면 반찬 지도를 향한 열정도 시들시들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에 들어갈 정도로 부유해졌는데, 정작 정부는 가난하고, 정부가 가난하니 개별 시민 또한 불안하고 가난하다고 진단’/p.39한다.
여기서 정부가 가난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압도적인 시장의 영향력에 비해 국가의 역할이 왜소하고, 그 왜소하고 작은 역할 안에서도 경제정책에 밀려 사회정책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한국형 복지국가를 완성하기 위해서 어떤 사회정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꽤 묵직한 주제라 책장을 넘기면서 마음이 무거웠던 것도 잠시, 문답 형식으로 구성되어 술술 읽혔고, 다양한 도표와 그래프가 이해를 도왔다.
무엇보다 평소에 의식하며 살진 않았어도 한켠에 항상 품고 있었던 생각이기 때문에 내내 공감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행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복지의 문법'을 썼다면,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를 고민하면서 읽다가 아래의 문장에서 실마리를 얻었다.